리뷰

<내과 박원장>, 리얼 짠내나는 내과의사 이야기

박성원 | 2021-11-10 10:40
주인공 박원장은(성이 박, 이름이 원장이라는 모양입니다) 어린 시절 본 의학 드라마에서 빛나는 의사 선생들의 모습을 보고 삘이 꽂혀 그 날부터 열공 모드에 돌입합니다.

다분히 세속적인 동기에서 비롯됐습니다만 하여튼 재수, 삼수 끝에 의대 진학에 성공하는데, 너무 뻔한 얘기지만 의대 입학은 시작일 뿐, 한국에서 의사로 밥을 먹고 살려면 기본인 전문의에 이르기까지는, 특히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지난 몇 년 동안 발생한 학력 인플레(전문의를 딴다고 끝이 아님!)를 감안하면 상당히 지난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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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직이라는 안정적이고 매우 고수익인 급여와 높은 직업 안정성, 그리고 대체로 널리 인정받는 사회적 지위 덕분에 가장 치열한 경쟁을 자랑하는 직업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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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박원장도 예외는 아니라서, 그가 마침내 모두가 인정하는 번듯한 전문의로 거듭났을 때는 이미 40의 나이에 탈모와 만성 성인병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처지입니다. 그 와중에도 결혼에는 골인한 모양이지만요.

하여튼 전문의 면허에 더불어서 페이 닥터가 아니라 대출을 억 단위로 왕창 땡겨서 본인의 의원을 열지만, 수입이 영 좋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떠들석한 전염병 환자가 병원에 들이닥치는 따위의 온갖 고생들이 이어지는 듯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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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신선한 의학 드라마입니다. 일단 의사가 주인공이고 - 40살 나이에 배 나오고 (거의)대머리가 된 아저씨 원장이지만! - 병원이 배경인 의학 드라마라고 불러도 무방하겠죠.

기존에 우리가 알던 메디컬 드라마와는 궤가 다릅니다.

한 시간이 멀다 하고 목숨이 위급한 환자들이 실려 오지도 않고, 치열한 병원 내 정치 싸움도 나오지 않습니다(아마도?) 주인공 의사의 고민도 그간의 메디컬 장르에 비하면 다분히 세속적이고 돈에 관한 것입니다. 의사에 대한 환상 따위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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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 그리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 의사는 가장 선망받는 직업이고 높은 직업 안정성과 소득이 보장되는 전문직의 대표 주자입니다만,

그만큼 오랜 수련과 (개원을 하려면)적잖은 리스크, 대중은 잘 알지 못하는 어려움을 품고 있는 직업이기도 할 겁니다. '내과 박원장'은 그간의 의학 드라마에서 외면했던 보다 세속적이고 우리 일상에 밀접한 의사들의 고민과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