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뻔하지 않은 남장여자 클리셰, <달수 이야기>

찹쌀떡 | 2016-09-25 14:36

《달수 이야기》


[웹툰 리뷰]달수 이야기 - 산삼

네이버 일요웹툰 연재중

글/그림 산삼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필두로 ‘미남이시네요’, ‘아름다운 그대에게’까지 콘텐츠 소비자에게는 ‘남장 여자’라는 소재가 꽤 익숙하다. 하물며 사극에서도 흥행의 요소가 된다. 또 하나의 흔한 남장 여자 만화 <달수 이야기>가 평점 9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허벅지를 꽉 쥐고 웃음을 참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읽을 자신이 있다면 지금부터 달수와 주변 인물의 매력을 파헤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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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웹툰 리뷰]달수 이야기 - 산삼


노는 거 좋아하는 평범한 여고생 김주혜. 작가의 격한(?) 표현을 빌리자면 ‘의문의 그xx’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어 어릴 때부터 가족처럼 지낸 오빠 세 명과 도망을 친다. 주혜는 정체를 완벽하게 숨기기 위해 남고생 ‘김달수’로 다시 태어나는데. 과연 달수는 혈기왕성한 남고에서 여자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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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의 남고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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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괴팍한 소녀 감성’이라 할 수 있겠다. 여자 친구와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남자 아이돌 영상을 보며 ‘덕질’을 하는 게 유일한 낙인 달수.

비록 운명의 장난에 이끌려 남자로 생활하고 있지만 날 때부터 타고난 소녀 감성은 숨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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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달수의 진정한 매력은 따로 있다. 바로 여고생 김주혜와 남고생 김달수의 ‘갭’이다. 오빠들 앞에선 영락없이 귀여운 여고생이지만 등교하는 순간 반강제로 철부지 소년이 된다. 아마도 달수가 남고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생존모토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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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고를 나온 독자는 잘 알겠지만 격하디 격한 남고에서 여자 아이가 적응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달수 역시 남고 생활에 위기를 직면하지만, 쿨한 성격 덕택에 머지않아 적응한다. 특히 2부에서는 적두의 백드롭에 고통스러워하던 초반과는 달리
니킥으로 받아치는 달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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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와 친구들 : 때로는 의리있게, 때로는 격하게.


독자의 걱정과는 달리 달수는 전학을 가자마자 세 명의 친구를 사귀게 된다. 이 친구들은 만화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매 회 깨알같이 등장하며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낸다. 때로는 의리로 달수를 지켜주지만, 때로는 격한 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마적두, 양채모, 장영식. 누가 먼저 달수의 정체를 알아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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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가 남고 생활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사귄 친구이자 짝꿍, 마적두. 장난이 지나치게 많지만 누구보다 달수를 챙기는 의리파다.
개에 비교를 하자면 ‘비글’처럼 시끄럽다. (위 사진만 보아도 시끄럽다.)
적두에게 여자라는 사실을 여러 번 들킬 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눈치가 없어 위기를 모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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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핀이 트레이드마크인 양채모. 사정상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를 모시고 산다. 어렸을 때부터 늦깎이 여동생을 아빠처럼 돌봤던 덕에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학 온 첫 날부터 달수를 보는 채모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웹툰 리뷰]달수 이야기 - 산삼


츤데레의 정석, 장영식. 성적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그러나 사실이기 때문에 반박할 수 없다. 잘생긴 외모와 달리 ‘빙구’같은 매력과 은근한 뒤끝이 있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다가 한 번 정을 주기 시작하면 퍼주는 타입.
낚시터에서 물식을 처음 만난 후로 ‘물식이형’을 입에 달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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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와 오빠들 : “우리 주혜 건드리면 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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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동생은 아니지만 친동생만큼,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더 달수를 아끼는 달수의 오빠들.
이들이 달수와 한 집에서 동고동락하게 된 이야기의 배후에는 달수의 아버지가 있다.
아직 ‘의문의 사나이’에 관해 밝혀진 사실은 달수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전부다.
달수의 오빠들은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의문의 사나이로부터 달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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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 보호자1 박화수. 달수를 말 그대로 업어 키운 인물이다.
산적같이 생겨 주변에서 무섭다는 평을 종종 듣지만 알고 보면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정의로운 남자다.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면 바보가 되는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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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작품에서 물식과 비슷한 인물이 있다면 영식을 꼽을 것이다. 이름도 비슷하지만, 성격은 더 비슷하다. 영식이가 유치한 츤데레라면, 물식은 어른스러운 츤데레다. 그도 그럴 것이, 달수와 10살 차이가 난다. 친오빠와 아는 오빠의 사이를 넘나들며 달수의 소녀감성을 혼란스럽게 하는데 일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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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은 그리 많지 않지만 작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명구. 매일 이상한 아침상을 선보이는 통에 화수와 물식에게 구박을 받는 귀여운 캐릭터다. 명구를 보고 있으면 무한도전으로 유명세를 탄 ‘재환씨’가 생각이 난다. 늘 웃으며 사근사근 말하지만 달수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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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 이야기의 치명적인 매력


<달수 이야기>를 클릭한 순간 스크롤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 악역이 없다. 등장인물 모두 미워할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일뿐더러 이따금씩 악역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하기는 하나 아직까지 작품의 판도를 바꿀만한 캐릭터는 없다. 간단히 말해 긴장의 끈을 놓고 편히 볼 수 있는 만화라는 거다.

두 번째, 현실적이다. 물론 만화의 설정은 현실적이지 않다. 평범한 여고생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남고로 전학을 가는 건 오히려 비현실적인 상황에 가깝다. 현실적이라고 하는 건 인물의 행동과 대사를 말한다. 만화에서 인물이 주고받는 대사가 ‘하이퍼 리얼리즘’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실적이고 유쾌하다. 그래서 남장도, 남고 전학도 그러려니 받아들여진다. 마치 친한 친구가 “나 이런 일 있었다?” 하고 덤덤하게 말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세 번째, 러브라인을 추측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에서 소개했다시피 달수 이야기에는 달수를 제외한 대다수의 인물이 남자다. 누구든 러브라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대다수 독자들은 달수-물식 커플을 응원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엔 이르다. 영화 <곡성>이 생각난다. “작가는 떡밥을 던진 것이고, 독자는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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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뻔한 클리셰를 뻔하지 않게 풀어냈다. 드라마, 영화 할 것 없이 ‘남장여자’가 주소재인 작품은 주인공이 여자라는 사실을 들킨 순간 거의 작품이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후에는 남자 주인공과의 진한 키스신을 빼고 나면 이어나갈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수 이야기는 다르다. 주변 인물들이 지나치게 태연하다. 큰 일이 벌어져도, 위기가 생겨도, 하물며 달수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도 그러려니 한다. 달수의 여장이 독자의 기대와는 다르게 대수롭지 않은 일로 받아들여져 허무할 정도지만, 반대로 그런 상황이 진부한 클리셰를 참신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마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놀라야 할 포인트에 놀라지 않고 놀라지 않을 상황에서 놀란다. 감히 예측할 수 없어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병맛같지만 멋있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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