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블루] 꼬리(2015)
* 꼬리(2015) *
http://www.mrblue.com/section_webtoon/detail.asp?pid=wt_tails_wz
2015년에 미스터 블루에서 MiNi 작가가 글, 조현상 작가가 그림을 맡아 연재를 시작해 2015년 11월을 기준으로 7화까지 올라온 SF 만화.
내용은 다인종으로 구성된 가상의 근미래 대도시를 배경으로 인간 사회에 괴물이 몸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는데, 여우 꼬리를 가진 한국계 미국인 펄 킴과 다운타운 거리에서 작은 병원을 운영하며 괴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을 돕는 다비가 안으로는 괴물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하면서 밖으로는 인공 피부 이식 연구와 성과로 큰 이익을 챙긴 바이오 기업 인젠의 음모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작중의 배경은 가상의 근미래 대도시인데 실제로는 거의 미국에 가깝다. 미국 다운타운 거리를 무대로 삼아 괴물 관련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게 주된 내용으로, 여주인공 펄 킴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여우 꼬리를 가진 구미호로 나온다.
출신이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고 작중에 언급된 걸로는 그냥 ‘괴물’이란 통칭으로 불리는데 실제 묘사되는 걸 보면 외계인에 가깝다.
존 카펜터 감독의 1982년작 ‘더 씽’에나 나올 법한 사람 머리에 촉수 다리 달려서 움직이는 괴 생명체는 SF 냄새를 물씬 풍기는데, 투명 도룡뇽, 여우 꼬리, 늑대 머리꼬리 같은 건 또 요괴물 같은 느낌을 줘서 독특하게 다가온다.
서서히 밝혀지는 인젠의 음모와 그에 맞서는 주인공 일행의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메인 스토리도 꽤 흥미롭다.
하지만 만화로서의 가독성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작중에 나오는 대사 스타일이 만화가 아니라 소설풍이다. 근데 그게 나레이션이나 독백 같은 게 아니라, 캐릭터 대사 자체의 양이 많은 것이고, 대사를 통해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극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것도 가독성을 떨어트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펄 킴이 카페 야외 자리에서 남자 친구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툭 튀어 나온 다비가 도움이 필요하다며 대뜸 손 잡고 어딘가로 데려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렇게 사람 데려다 놓고 도움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일 해결되니까 얼굴색 싹 바꾸고 괴물 드립치면서 냉대하는 거나, 펄 킴이 여우 꼬리에 대한 걸 전혀 모르고 있다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실은 알고 있었는데 잊고 있었고 이제야 기억이 났다!’ 이렇게 능력 각성을 퉁 치는가 하면 투명 도룡뇽에 씌웠던 애니가 치유된 다음 물 컨트롤 초능력이 생겼는데 위험에 처한 다비를 구하기 위해 숙련된 능력자처럼 물방울을 총탄처럼 날리는 것 등등. 뭔가 중간에 있어야 할 게 빠진 채로 전개되어 부자연스럽게 보일 때가 있다.
작화는 좀 애매하다.
작풍 자체는 평범한데 배경은 꼬박꼬박 그려 넣어서 그림의 볼륨감이 있지만.. 인물을 그릴 때 같은 컷을 복사+붙여넣기 하는 빈도수가 높아서 좀 설렁설렁한 경향이 있다.
설정상 액션 비중이 적은 편은 아닌데, 액션 연출이 비중에 비해 좀 떨어지는 편으로 본래 전문 분야가 액션이 아닌 느낌이 확 난다.
액션이야 비전문 분야니까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해도, 복불 습관은 좀 고쳐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복불도 적당히 해서 티가 안 나면 모르겠는데 지금 상황은 티가 너무 많이 난다.
구도적인 부분에서는 캐릭터 시선이 어색하게 보일 때가 많다. 원샷이 됐든 투샷이 됐든, 캐릭터 얼굴이 나올 때 항상 시선이 앞을 향해 있기 때문에 그렇다. '영화로 비유하면 배우가 카메라를 너무 의식한다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평작. 괴물이란 통칭 하에 요괴를 외계인으로 재해석한 SF/판타지 퓨전 설정이 신선하고, 인간으로 위장한 괴물과 얽힌 사건 사고와 서서히 밝혀지는 음모가 흥미롭지만.. 스토리적인 부분에서는 작위적인 대사에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로 때문에 극 전개가 부자연스럽고, 작화적인 부분에선 잦은 복불과 어색한 시선 구도 때문에 글/그림 둘 다 어딘가 좀 구멍이 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