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궁무진 - 너무 다른 너와 나, 무진VS무진

위성 | 2015-09-03 23:50

 

 

 

무진vs무진. 극과 극의 동명이인이 만났다. 너무 잘난 남자애와 딱히 잘난 것 없는 여자애. 뭐, 굳이 꼽자면 체육계 특성상 보통 여자애들답지 않게 힘이 세다는 것 정도? 이름이 같아 들려오는 각반 무진의 이야기만 무성할 뿐, 정작 둘은 얼굴도 모르고 지내는 멀고 먼 동창일 뿐이다.

 

그런데 동네에 범죄가 일어나면서 이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야간자율학습 후 무리를 지어 하교하게 된 아이들. 같은 조가 된 8반 무진과 3반 무진은 말을 튼 순간부터 티격태격하며 싸우다가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쓰게 된다. 어른이 되어 버린 나로선 그들의 핑크빛이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는데, 정작 본인들은 몇 날 며칠을 괴로워하며 가방 속의 이어폰마냥 꼬일 대로 꼬여 학교 속에 들어 앉아 있을 뿐이다. 자기 관심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잘나디 잘난 남자 주인공 무진(이하 남무진)은 걔가(이하 여무진) 자기한테 반했다고 떳떳하게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데, 여기에 불청객이 등장한다. 심지어 1학년 연하남이다. 게다가 좀 많이 적극적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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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여무진(여자 무진)은 남무진(남자 무진)에게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비교를 당하는데도 누군지 얼굴 한 번 볼 생각 하지 않고 지내다 범죄예방을 위해 등하교를 함께 하라는 학령이 떨어지게 되면서 처음 봤던 거니까. 오히려 여무진에게 남무진은 짜증의 원천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무진의 심리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여고로 진학하게 된 고등학교 전까지. 그러니까 초등학교, 중학교. 장장 9년의 시간동안 나는 잘난 오빠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남무진이 조금씩 솔직해지면서 여무진도 마음을 열게 된다.

 

 어렸을 때는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는 일이다. 그 땐 왜 그렇게 자기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려웠을까? 좋아하는 감정만으로도 상처받는 기분은 무엇이었을까. 인정하는 것은 또 어떻고. 여린 잎에 더 생채기가 잘 나듯 어린 마음에 스치는 것들이,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았기 때문일까. 참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이대로만 진행 되도 설렘 터지는 상큼한 하이틴 로맨스 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텐데 작가는 영리하게도 여기에 한 가지 이야기를 더 보탠다. 초반에 이야기했던 범죄는 조금씩 덩치를 부풀리며 아이들이 있는 학교 주변에 그늘을 드리운다. 아직 이차 성징도 다 끝나지 않은 아이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 두근거리게 하다가, 아직 잡히지 않은 범죄자의 그림자를 등장시켜 설렘을 긴장으로 유도한다. 그러니 당연히 감정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고, 뒤가 궁금해 다음 회차 보기를 계속 누르게 되는 것이다. 마치 가벼운 시트콤일줄 알았던 거침없이 하이킥이 미스테리 스릴러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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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지금이 화요일인데 다음 주 월요일까지 또 어떻게 기다리느냐는 말이다. 작가님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주1회를 주7회로 바꾸어 주었으면 좋겠다. 사실 내 성격에는 주7회도 맞지 않는다. 그냥 완결까지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올려 주었으면....... 너무 큰 욕심일까. (안다. 너무 큰 욕심이다.)

 

 만약 이 이야기로 드라마를 만든다면 하이킥 이후로 재미있는 하이틴 로맨스 + 스릴러 시트콤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이야기가 어떻게 풀릴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범인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물이라면? 나만의 상상으로는 원래 그렇게 유들유들한 성격은 아니었던 걸로 예상되어지는 문조가 십대 사이코패스 살인마였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물론 그렇게까지 잔혹웹툰은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실종이 가출이었다던가 하는 식으로 밍숭맹숭하게 끝나지는 않았으면 한다. 지금까지 나온 작가님의 창작력이라면 예측을 뛰어넘는 심쿵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다음 화를 기다릴 때까지 그간 미뤄뒀던 추리물을 좀 봐야겠다. 그것으로 달래기에 이 웹툰이 주는 재미가 너무 크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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