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스퀘어] 피의 노래 (2015)
* 피의 노래(2015) *
http://www.comixsquare.com/service/comic/bloodysong
2015년에 스파크 작가가 코믹 스퀘어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5년 12월을 기준으로 제 1화 몽견석편(전 4화)까지 올라온 미스테리 호러 성인 만화.
내용은 남궁성진, 선우다미, 구미호 등 두 사람과 한 마리의 요괴로 이루어진 퇴마사 팀이 퇴마행에 나서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주요 배경 설정인 연옥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볼 수 있는 세상인데, 그 연옥 안에 있는 인간계가 지구고 악이 지배하는 마계가 지옥. 선이 지배하는 천도계가 천국으로 나온다. 지상(지구)/천국/지옥을 연옥 안에 갈무리한 것이다.
장르도 미스테리/호러/성인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능력자들이 요괴나 괴물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와 맞서 싸우는 퇴마물이다.
기공법과 무술을 연마한 카톨릭 신자 남궁성진, 각종 주술을 공부하며 마신 보아왕을 품은 소년 퇴마사 선우다미, 악귀 출신이지만 인간의 편에 서 선우다미와 혼인 서약을 한 구미호. 이렇게 셋이 한 팀이 되어 악의 존재와 맞서 싸운다.
캐릭터 설정만 보면 오컬트 색체가 강한 것 같은데 실제로 작중에 나오는 악의 존재는 외계 생물체처럼 묘사되며 실제 작중에 펼치는 퇴마행도 도술, 주력 대결이 아니라 물리적 타격에 의한 공방 위주로 진행이 돼서 퇴마물로서의 밀도가 낮은 편이다.
스토리 자체도 떡밥 회수를 좀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고 에피소드를 깔끔하게 끝내지 않고 단순히 전투가 끝난 직후 뒷내용을 스킵하고 넘어가서 디테일이 떨어진다.
에피소드가 하나 끝나면 최소한 작중 인물이나 사건의 뒷이야기를 살짝 보여주고 사건 종결이 되어야지, 작중 인물이 주고받는 나레이션 대사로 끝내는 건 너무 부실하다.
나레이션이 꽤 많이 들어가 있는데 그게 제 3자의 배경 설명이 아니라 작중 인물의 대사일 때가 많은데 직접 말하는 것과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 나레이션이 전부 따로 놀아서 산만하게 보인다.
나레이션 글자의 색깔 강조도 이게 언뜻 보면 간지 있어 보이는 실제로 보면 예고편 같은 느낌을 준다.
작화는 캐릭터, 배경, 컬러가 좋은 편이고 액션 연출은 컷 하나하나 놓고 보면 괜찮은데 씬 전체로 보면 분량이 너무 적어서 볼륨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작화 전반의 퀼리티 자체는 높은 편이다.
본작을 그린 스파크 작가는 스파크란 이름이 가명이고 본명은 김환 작가로 1999년에 ‘바람의 전학생’으로 데뷔한 출판 만화 출신의 기성 작가다. (바람의 전학생은 글: 아트림(현 아트림미디어) / 그림: 김환 작가 작품이다)
바람의 전학생은 작가의 데뷔작이라서 사실 지금 보면 작화 밀도가 낮은 작품이었지만, 본작은 그때로부터 16년 후에 나왔기에 같은 작가의 작품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작화력이 상승했다. 16년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작가로서 작화의 내공이 높다.
근데 한 가지, 좀 걸리는 게 있다면 작가의 무의식적인 습관인지, 아니면 의도한 건지 몰라도 유난히 작중 인물이 비스듬히 아래를 보는 구도가 많이 나온다.
주조연은 물론이고 단역까지 전부 45도 각도로 내려 보는 컷이 나오는데 뭔가 시선 처리가 어색하게 다가온다. (셀카 얼짱 각도랄까)
본작은 성인 만화로서의 성격도 매우 강해서 노골적인 섹스씬이 나오는데 성기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다만, 메인 장르가 퇴마 액션이지 성인물이 아니라서 섹스씬은 비교적 짧은 편이다. 서너 컷 정도로 압축했는데 작화 퀼리티가 받쳐주기 때문에 수위가 제법 높게 다가온다.
주인공 팀의 구미호는 인간 폼이 동물 귀에 금색 눈을 가졌는데 홀딱 벗고 나와 유두 노출은 기본이고 성기 노출은 모자이크 처리되어서 아틀라스의 초대 진 여신전생 버전 네코마타 뺨친다. (진 여신전생의 네코마타는 하의실종이지만 그래도 상의는 입고 있다고! 곰돌이/도날드 덕 수준의 노출 캐릭터란 말이다)
참수씬을 비롯한 신체 절단을 여과 없이 묘사해 고어한 장면도 적지 않게 나온다. 에로, 고어 둘 다 수위가 높아서 거친 묘사가 난무해 성인 극화로서의 무게감이 있다.
결론은 평작. 얼짱 각도 컷은 사소한 문제고, 작화 전반의 퀼리티가 높아서 출판 만화가 출신 작가의 작화 내공이 돋보이며 에로와 고어의 수위 높음에 성인 극화의 무게감마저 느껴지지만.. 악귀 디자인이 외계인 같고 오컬트 설정을 활용하지 못해 퇴마물로서의 밀도가 떨어지고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떡밥 회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데다가 마무리가 미흡해서 내용이 그림 퀼리티를 따라가지 못해 아쉬운 작품이다.
현재의 웹툰 유료 시장은 성인 만화가 지배하고 있으니 어디에 가든 각 잡고 하드코어 성인 만화를 그리면 대성할 것 같은데.. 스토리가 받쳐주지 못한 하드고어 성인 만화를 그려서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느낌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연재를 개시한 건 2015년 9월 1일인데 10월 31일까지 단 5화만 올라왔다. 본편 내용이 에피소드별로 나누어져 있는 것 같은데 5화까지의 분량이 제 1화 몽견석에 해당한다.
그런데 차회 예고나 휴재 공지가 따로 올라오지 않아서 연재가 중단된 건지, 에피소드 하나로 끝난 건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