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코미코] 데빌즈 코드 (2015)

잠뿌리 | 2016-10-18 00:00


* 데빌즈 코드(2015) *


[코미코] 데빌즈 코드 (2015)

http://comico.toast.com/titles/137


2015년에 백호안 작가가 코미코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6년 4월을 기준으로 24화까지 올라온 SF 퇴마 만화.


내용은 서기 2043년 미래 시대의 서울을 배경으로 국가 유닛 사고 대응기구 소속 유닛 범죄 전담반 네비로스가 인간에게 빙의해 폭주한 악마들을 퇴치하고 그것을 주도하는 라마 재단의 음모를 밝혀내는 이야기다.


작중 인간들은 자기 몸에 유닛을 이식해서 갖가지 능력을 사용하거나 신체를 강화시킬 수 있는데, 이 유닛을 다량으로 이식하면 부작용이 생겨 악마가 사람을 숙주로 삼아 폭주 성장하는 걸 버블이라고 하며 팀 네비로스는 버블 사건을 해결하는 전문 기구다.


체터 부장을 필두로 아일리의 지휘 하에 쿠조, 레드문, 카이, 렉터, 밥으로 구성된 팀이다.


근데 이 네비로스 팀 멤버들이 악마를 상대할 때 오컬트 능력이 아닌 미래 기술로 싸우는데 이게 좀 밋밋하다.


잔상과도 같은 검은 연기를 남긴 채로 사라지는 순간이동 기술인 ‘도약’을 주로 사용하면서, 서포터에게 무기를 전송 받아 쓰는 게 전부다.


도약과 무기 전송은 모두가 공유하는 기술이라서 자기만의 고유한 기술이랄 게 없다. 오컬트 기술/무기는 물론이고 그 비슷한 것도 사용하지 않는다. 


멤버 중 유일하게 카이만 특별한데 양손에 단분자 블레이드 같은 광선검을 뽑아서 휘두르고, 인간의 몸에서 유닛을 빨아내 흡수하고 흡수 대상자의 기억을 엿보는 능력을 가졌다.


퇴마물로서의 밀도가 너무 낮아서 미래 시대의 퇴마물이란 설명이 말만 그럴 듯 하다. 


미래 시대+요마 퇴치란 키워드를 보면 아사미야 키아의 1988년작 ‘사일런트 뫼비우스’가 생각나지만 본작은 사일런트 뫼비우스보다도 오컬트의 밀도가 낮다.


악마 자체의 묘사도 초반 에피소드에서 존 폭스 박사가 죽은 딸을 되살리기 위해 연구하는 과정을 캠 카메라로 촬영한 게 페이크 다큐멘터리 느낌 살짝 나고, 연구 도중에 생긴 일이 엑소시스트를 연상시켜서 제법 호러물 느낌이 났지만.. 그게 결국 유닛 대량 이식에 의한 폭주 현상으로 정의하고 본편 내용이 악마 퇴치가 메인이 아니라 유닛을 중심으로 풀어내는 스토리가 메인이라서 SF 색깔이 너무 강해 퇴마물의 ‘마(魔)’자도 찾기 힘들어졌다.


결국 이 작품에서 오컬트 요소라고 할 만한 건 엑소시즘물의 빙의씬과 악마 변신 밖에 없다. 그래서 과연 이걸 퇴마물이라고 해야 할지도 의문이다.


그나마 신선한 점이 있다면 미래 시대의 서울을 배경으로 했기에 건대 입구, 판교, 부산 등 친숙한 지명들이 나온다는 것 정도다.


작화는 미묘하다. 인물 작화는 평범하고 배경은 군중 묘사를 실루엣 처리해서 가벼운 것 같았는데 극 전개에 따라 처음 나오는 건물의 전경은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그렸고 웹툰의 스크롤 기능을 활용해서 하늘 혹은 상공에서부터 스크롤이 내려가 도시/건물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시선 처리가 좋았으며, 광원 및 버추얼 메뉴 화면 등 SF적인 이펙트 묘사도 비교적 잘했다.


근데 액션 연출의 밀도가 많이 떨어진다.


전투의 치열한 공방을 중점으로 묘사한 게 아니라, 팀 네비로스 소속 미소녀들이 하늘하늘거리며 도약을 통해 날거나 뛰는 것만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액션씬의 무게감이 전혀 없다.


악마로 각성해 변신할 때 머리 윗부분이 악마로 변하거나, 희생자의 팔이 슝슝 잘리는 걸 보면 약간 고어한 씬이 나오긴 하지만 그건 전체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유혈이 난자하는 장면에서 희생자의 리액션이 무덤덤해서 상황의 긴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VS 앨리사 폭주 악마전에서 다리 촉수에 손등 뚫린 레드문 반응이..)


총기 디자인도 나쁘지는 않은데 문제는 격발씬과 폭발씬에 너무 힘이 빠져 있어 박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결론은 평작. 미래형 퇴마 이야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냥 SF 액션물로 오컬트의 밀도가 낮아 퇴마물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고, 인물 작화는 평범하고 캐릭터의 개성과 고유한 특성이 부족한데다가, 액션 연출의 퀼리티가 떨어지는 작품이다.


왜 굳이 퇴마 요소를 넣은 건지 모르겠다. 비율로 따지면 SF 90%에 오컬트는 10% 밖에 안 되고, 처음부터 끝까지 SF의 스탠스를 취하는데 말이다.


미래 도시의 건물 배경 묘사와 웹 스크롤 기능을 이용한 배경 시선 처리, 그리고 SF적인 이펙트 묘사만 괜찮았다.


여담이지만 본작 초반 에피소드에 나온 악마화된 앨리사의 얼굴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에 나오는 디아블로 얼굴을 트레이싱한 듯싶다. (게임 박스 팩키지 앞면의 일러스트/게임 속에서는 엔딩 이후에 뜨는 난이도 정벌 메시지 때 나오는 일러스트다)


덧붙여 이 작품은 2015년 9월에 휴재를 해서 2016년 4월을 기준으로 7개월 동안 장기 휴재를 해서 완결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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