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네이버] 지새는 달 (2014)

잠뿌리 | 2016-10-19 00:00


* 지새는 달 (2014) * 


[웹툰 리뷰]지새는 달 - LELE 별솔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44182&weekday=fri&page=3

 

2014년에 LELE 작가가 글, 별솔 작가가 그림을 맡아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27화로 시즌 1을 완결한 현대 판타지 액션 만화. SBA, 서울 문화가, 네이버가 함께 한 2014 만화 스카우트 당선작이다.


LELE 작가와 별솔 작가의 첫 웹툰작이지만 이 작가 콤비는 신인 작가는 아니고 기성 작가로 로어 사이더, 몽환백서, 금지소년, 유아독전, 먹이사슬 등을 그렸던 임애주/임진주 자매 작가 콤비다.


내용은 세상은 앞면 세계인 코럴과 뒷면 세계인 지구로 이루어져 있는데 앞면 세계의 신의 배우자인 신녀 라즐 리가 임신을 했다가 어느날 뱃속의 아기가 사라지고, 뒷면 세계의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 한푸름의 뱃속에 신의 아기가 잉태되면서 앞면 세계의 신관들이 신의 아이를 되찾기 위해 자객으로 파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앞면 세계와 뒷면 세계의 존재와 두 세계가 교차하는 것, 그리고 각 세계에 또 다른 자신이 있다는 건 예전부터 즐겨 쓰인 설정이라 그리 새로울 것이 없지만.. 전에도 볼 수 없었고 앞으로 볼 수 없을, 전무후무한 설정이 하나 나온다. 그건 바로 주인공의 임신 설정이다.


줄거리 소개 때 말한 ‘남자 고등학생의 임신’이 오타 아니야? 라고 반문할 사람이 있겠지만 오타가 아니다. 사실이다. 남자 주인공의 뱃속에 신의 아기가 잉태된 총각 수태 설정이 나온다.


그 신의 아기를 되찾기 위해 파견된 코럴의 신관들이 지구의 인간들 몸에 빙의해서 주인공을 노리고, 반대로 주인공의 곁을 맴돌며 그를 지키는 경호원적인 존재들이 자객에 맞서 주인공을 지키는 게 주된 내용인 것이다.


일단, 작화 밀도는 생각보다 떨어져서 좀 아쉽다. 이들 자매 작가는 2002년에 로어사이더로 데뷔해서 벌써 13년차 기성 출판 작가고, 종이책으로 오프라인 출간한 작품은 작화 밀도가 꽤 높은 편인데.. 웹툰으로선 첫 작품이라 그런지 몰라도 어수룩한 점이 많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게 컬러 퀄리티가 낮은 점이다. 십 수년 간 모노 컬러로 작업을 하다가, 풀 컬러로 작업을 처음 해서 그런 듯 색감이 영 좋지 않다. 


이전에 출간한 단행본의 컬러 표지는 화사하고 반짝거리는 게 느낌 좋은데 비해 웹툰의 컬러는 어딘가 색이 탁하고 디테일이 부족한 느낌을 준다.


신의 아기를 노리는 신관 자객과의 싸움을 그리고 있어 액션의 비중이 꽤 큰 편인데 액션 연출의 밀도도 낮은 편이다. 


정지컷이 많이 들어가 있어 역동성이 떨어져 정적인 느낌이 너무 강하고, 피격 직후의 묘사를 잘 하지 않아서 박력이 떨어진다.


이전에 출간한 작품은 총격이나 도력 느낌 나는 액션을 주로 펼쳐서 화려한 이펙트를 집어넣어 커버가 됐지만.. 본작에서는 액션씬이 권각술 위주로 나와서 이펙트가 들어갈 부분이 생각보다 적어서 커버가 안 된다.


내용적으로는 남자 주인공의 총각 수태부터 시작해 살짝 BL 느낌 나는 동성 친구와 자신을 짝사랑하는 스토킹 격투 소녀, 근육질 몸에 긴 금발 머리로 중요 부위만 살짝 가린 신의 아이, 앞면 세계의 신이 뒷면 세계의 인간 몸에 빙의하면서 정신은 남자, 몸은 여자로 성별이 바뀌는 경우가 잦고 막판에 나오는 충격과 공포의 이중 TS화, 쌍방 패륜/불효를 저지르는 부모와 자식 등등 뭔가 파격적인 설정이 속출한다.


한국 트렌디 드라마와 같은 자극적인 소재가 한 가득 나오는, 이른 바 막장 드라마적인 요소가 있는데 기존의 클리셰를 따른 게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짠 거라서 신개념 막장 드마라 같은 느낌이다.


설정, 소재가 워낙 파격적이라서 대체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시키고 어떻게 수습해서 완결을 향해 나아갈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구석이 있다.


다만, 설정과 소재가 파격적인 것에 비해서 전개는 좀 심심한 편이다. 


주인공 한푸름은 활약다운 활약을 하지 못하고 이리 끌려 다니고 저리 끌려 다니는 느낌이 들어서 좀 몰입도가 떨어진다.


몽환백서, 금지소년 등 이전 작품의 주인공이 굉장히 적극적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번 작의 주인공은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스토리상의 중요도에 비해 활약이 없으니 겉절이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진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인물도 마땅히 없다. 수아는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스토킹 소녀라서 언제나 주인공과 엮이지, 독립적으로 스토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고 그건 건우도 마찬가지다.


남녀 주인공 커플이 되어야 할 푸름이와 은하의 관계도 애매한 게, 은하의 일방적인 짝사랑만 부각되고 푸름이는 은하를 이성으로 인식하지 않아서 그렇다. 몽환백서와 금지소년의 남녀 주인공 커플이 러브 코미디의 핵심이 되면서 극을 이끌어 나간 걸 생각해 보면 본작에선 연애 요소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애매하다.


결국 푸름이는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전혀 진전시키지 못하고 수아랑 건우가 푸름이를 이리 지키고 저리 지키며 코럴의 신관 자객들과 투덕거리다가 시즌 1이 끝나 버린다.


내용상으로는 분명 사건의 진상이 어느 정도 밝혀지긴 해서 스토리에 진전이 있지만, 스토리를 주도해 나가는 인물이 없고 누구 하나 튀지 않아서 체감상의 전개가 느려서 ‘어어, 벌써 끝났어?’란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결론은 평작. 남고생 주인공의 총각 수태라는 전대미문의 설정이 파격적으로 다가오지만, 그런 파격성에 비해 스토리 전개는 좀 심심한 편이고 컬러와 연출력이 약해서 작화 밀도가 기대한 것보다 좀 떨어져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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