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진코믹스] 데드 브레인 (2013)

잠뿌리 | 2016-10-23 00:00


* 데드 브레인 (2013) *


[웹툰 리뷰]데드브레인 - 테디아스

http://www.lezhin.com/comic/dead_brain


2013년에 테디아스 작가가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 중인 호러 만화.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56화까지 연재됐다.


내용은 뇌 실험으로 군인의 전투력 강화를 증진시키는 프로젝트 데드 브레인이 휴유증이 너무 커 연구가 철회되고 프로젝트 진행자인 닥터 케인이 학회에서 추방당했는데 황야의 지하 벙커에 은신하며 생체 실험을 계속 하고, 실험체 중 유일하게 후유증을 보이지 않는 마리아의 뇌 속에 차원의 문을 열어놓고 그녀의 의식을 지옥으로 보내 고위 악마를 찾게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종이책 만화 같이 흑백으로 그렸다.


인물 작화는 순정만화풍인데 비해 배경과 분위기는 영락없는 호러물로 故 H.R 기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 본편에서 故 H.R 기거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씬도 몇 개 나온다. (악마의 알을 깨고 나온 악마의 에일리언스러운 생김새나 어둠의 씨앗의 외계인 같은 절망의 씨앗편 등등)


거기다 토쳐드 소울의 SM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했는데 기괴하고 혐오스러운 캐릭터를 그린 게 아니라 분위기만 그렇게 조성하고 순정만화의 미형 캐릭터로 재구성한 것이라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서양이라면 또 몰라도 국내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스타일이다.


평균적인 작화 퀼리티가 높아서 일러스트 같은 느낌을 준다. 어떤 한 화만 그런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림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정적인 장면의 그림이 일러스트급인 반면, 동적인 장면의 그림은 상당히 어색하고, 아주 가끔 퀄리티가 급락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불의 수호자와 아즈나불의 조우씬)


만화로서의 구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쉽게 말하자면 ‘그림’은 많이 그려본 것 같은데, ‘만화’는 많이 그려본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생긴 또 하나의 문제가 바로 호흡인데 본작은 스토리 전개가 느리고, 한 화 당 평균 분량이 상당히 적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캐릭터 A와 캐릭터 B가 대화 나누는 걸로 한 화를 퉁칠 정도다.


스토리 전개상 꼭 필요한 내용만 나와서 분량을 낭비한 것은 아니지만, 효율적으로 쓰지는 못한 것 같다. 때문에 만화를 보는 게 아니라 일러스트북을 보는 느낌마저 준다.


스토리는 소재나 세계관이 아주 참신한 건 아니지만, 한국 만화 기준에서 보면 보기 드문 스타일이라서 개성이 있다.


화풍이 H.R 기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세계관은 ‘클라이브 바커’의 ‘헬레이저’에 영향을 받았다. 헬레이저가 악령의 퍼즐 상자를 통해 차원의 문이 열려 수도사들이 나타나 산 사람을 지옥으로 끌고 간다면, 본작에서는 뇌 실험 프로젝트로 인간의 뇌 속에 차원의 문을 열어 의식을 지옥에 보낸다.


마리아가 자유를 얻기 위해 지옥에서 악마를 찾아다니는 초반부 전개는 헬레이져 느낌으로 진행되지만, 그 목적이 새로 갱신되는 중반부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지옥의 고문관 헬뮤트와 불의 수호자 등 초자연적인 존재들과 썸을 타기 시작하면서 본격 로맨스물로 변모한다.


마리아는 구원자(왕자)를 기다리는 공주 포지션으로 여러 가지 상징과 은유를 떡밥으로 던져놔 장르 전환이 자연스럽다.


다만, 꿈속은 순정 판타지인데 현실은 SF 호러물이라 분위기가 정반대인 관계로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그 순간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건이다. 꿈속 세계의 일만 다루기에는, 현실에서 던진 중요한 떡밥이 너무 많아 꼭 회수해야 된다. 


결론은 평작. H.R 기거의 화풍과 토쳐드 소울 분위기를 순정만화풍으로 재구성한 그림체가 이색적이고, 작화 수준도 일러스트급이라 그림 보는 맛은 있지만 구도와 분량의 문제로 만화 보는 맛은 좀 떨어지는 게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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