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굿바이 썬더 - 한국 대표 만화가 이현세 님의 첫 번째 웹툰

위성 | 2016-07-08 23:27

 

 

 

늙은 경주마 썬더. 그리고 썬더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 공포의 외인구단, 남벌 등 한국의 대표 만화가라고 할 수 있는 이현세 님의 첫 번째 웹툰이다.

 

이천 년대 초반 엠피 쓰리를 듣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말했다. 음악은 앨범으로 사서 들어야 하는 거라고. 당시에는 어렸지만, 나 역시 좋아하는 밴드의 앨범 신보는 직접 사서 비닐을 벗겨낸 뒤 듣는 것을 좋아했다. 책은 이북 리더기보다 잉크 냄새가 잔향을 풍기는 종이를 좋아했고. 지금도 그렇다. 만화 책방이 많이 사라지고 대신 자리 잡은 만화 카페에 가서 고양이들과 놀며 하루 종일 만화책을 넘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변했다. 음반보다 음원이 대세이고, 종이책으로 나오려면 만화든 소설이든 일단 웹상에서 히트를 해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시류를 즐겨야지.

 

 공포의 외인구단은 소년, 소녀들을 울렸던(어른이 된 지금도 다시 보면 울컥 할 것이라 장담하지만) 역사적인 스포츠 만화다. 오빠와 나의 취향 차는 언제나 있었지만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경우에는 취향 따위가 필요 없는 만화다. 지금은 남자가 여자 때문에 직업을 선택한다고 하면 미친놈이라고 할 만큼 삭막한 세상이지만, 그 때 까치가 엄지 때문에 야구를 시작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그만큼 보장받지 못하는 열정을 우습게 보는 사회이니 말이다. 그런데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까치는 그 열정을 눈부신 꿈으로 만들어낸다. 그런 뜨거운 감동을 굿바이 썬더에서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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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된 생각에 부풀어 왕년에 경마대회 우승자였던 썬더를 데려온 아빠. 새끼를 낳아 팔면 떼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썬더는 더 이상 씨말로는 쓸 수 없는 늙은 말이었다. 아내는 남편 몰래 말을 팔려다가 들켜 크게 부부 싸움을 하게 되는데 상구는 이때서야 삼촌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삼촌을 데려갔던 먼 일가 아저씨는 조직 폭력배였고 삼촌은 경마용 말을 놓고 싸운 조직 간의 난투에서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우습게도 삼촌이 마지막까지 지키려 했던 말이 바로 썬더였고 한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의 눈에 보이지 않던 아버지와 삼촌, 엄마 사이의 일들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썬더 덕분에 승마 선수를 꿈꾸게 된 승찬과, 시인이 되고 싶은 경찬. 그들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와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를 꿈꾸며 함께 성장해 나가지만, 둘의 미래는 엄마 때문에 바뀌고 만다. 우연히 말을 타는 것을 본 중학교 선생님의 권유라며, 엄마는 두 아들 중 하나만을 승마부로 보내기로 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형제 간의 통증은 시작된다. 경찬은 승찬 대신 승마부로 들어가고, 동생 승찬은 학교 1등을 유지하는 대신 건들지 말라는 태도로 주먹질을 하고 다닌다. 그리고 여기에 서울에서 전학 온 지혜가 함께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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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풋하면서도 아련한 첫 사랑. 그리고 열망에 사로잡혀 심장까지 태워버릴 듯 뜨거웠던 첫 꿈. 하지만 운명은 모질게도 그들의 사랑도, 꿈도,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쥐어주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걸림돌을 만들어가며 그들의 스텝을 꼬이게 만든다.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이상훈 님의 글이 더해져 낡은 서랍 속에 잠궈 두었던 처음의 꿈과 사랑을 꺼내게 만드는 웹툰, 굿바이 썬더. 그들의 성장 드라마에 모두 흠뻑 빠져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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