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공된 민담의 멋 - 아스타드 왕립 유랑극단

므르므즈 | 2016-12-15 00:19

                         [웹툰 리뷰]아스타드 왕립유랑극단 - 폴빠 입개


   가공의 세계관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세상을 이루는 다수의 다양한 생활 양식과 역사를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우리는 이 왕국 마다 있었던 일, 역사에 따른 인물들의 관념도 설정해야 한다. 폴빠의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 시리즈는 이런 작업을 거쳐온 작품이며, [아스타드 왕립유랑극단] 작가의 노력과 세심함이 맺어낸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아스타드 왕립 유랑극단]은 단장인 라프너와 부단장 파벨을 중심으로 아스타드 대륙을 횡단하면서 극단의 꼬마 이리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의 에피소드 작품이다. 이리나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지역 지역마다 새로운 인물을 만나게 되고, 이 인물들로부터 그 지방의 전설이나 자신들이 알고있는 이야기들을 전해듣게 된다.


    어디까지나 이리나가 이야기를 전해듣는 구조기 때문에 작품은 액자식 구조로 진행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주된 작품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가벼운 분위기를 띈다.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어둡고 잔인할 지라도, 유랑극단의 분위기가 밝기 때문에 완급 조절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때로는 밝은 이야기가 유랑 극단의 어두운 분위기를 커버해주기도 한다. 액자식 구성은 분위기 전환에 정말 도움이 되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여기에 더해 이야기들을 전해듣는 인물들의 반응을 통해서 작품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상황 자체를 입체적으로 끌고 나간다. 딴지거는 성격인 라프너는 이야기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주저없이 캐묻고, 아리나는 어리기 때문에 졸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이야기를 적절한 시점에서 끊어준다. 이는 들려주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며 이런 편집은 독자의 현장감을 높여주어 작품 속 세계관을 더 친근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야기에 있는 모순점을 라프너가 캐물으며 작품 속 역사와 이 이야기의 연결점이 있음이 드러나고, 이 연결점을 통해 이 작품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으며, 이런 세계관 설명은 독자를 세계관 속에 깊이 끌어들인다. 이리나의 리액션을 통해 독자는 작품 속 이야기에 참여한단 느낌을 받는다.


  훌륭한 단편집이라 할 수 있다. 한 세계관 안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인물들이란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이야기 하나하나에서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빛나기에 작품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세계관을 알리고, 적응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 되었다.폴빠 작가의 작품관을 이해하기 위해,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재밌게 즐기며, 세계관에 매력을 느낄만한 작품인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너무 자기 세계관에 빠져든게 아닌지 한 편으론 아쉽기도 하다. 아스타드 왕립 유랑극단의 후반부는 세계관에 대한 이해와 다른 작품을 먼저 봐야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는 내용이었다. 제 아무리 스핀오프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작품에서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진행되어야 한다. 독자중엔 [새벽을 얽메는 뱀]을 보지 않았단 이유로 후반부 내용이 대체 어덯게 돌아가는 지 이해할 수 없는 독자들도 있을 터였다.


  판타지 작품이 정치극을 잘 다루지 않는 이유는 고유 명사 남발에 독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빛과 어둠과 죽음이란 이름만으로도 작품은 충분하다. 노툰으로도 충분하며 숲의 왕이 누구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른 이야기로 작품을 휩쓴 탓에 [아스타드 왕립 유랑극단]은 혼자서 설 수 없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 세계관을 다룬 단편집으로 충분한게 아니었을지 그런 아쉬움이 남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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