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작가에 대한 잡설 - Jotcheol
최규석 작가의 작품 [아기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는 명랑 만화인 [아기공룡 둘리]의 등장인물들이 어른이 되고나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작품이다. 둘리는 민증이 없어서 일용직 노동자가 되고, 마이콜은 싸구려 밤무대 가수가 되고, 또치는 동물원으로 팔려간다. 항상 명랑하게 웃고지내던 이들이 사회의 냉혹한 현실에 떨어지자 좌절하는 것이다. 이렇게 어릴 적 추억으로 남아있는 만화를 현실에 대입하면 충격은 커진다. 현실의 어려움이 더욱 크게 체감되고, 이로 인해서 작품이 부여하는 메시지의 울림은 더 깊게 새겨진다.
여러모로 아쉬운 면이 많지만, 디시인사이드의 아마추어 작가 JOTCHEOL은 이런 사회 비판 장르의 유망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운동권 세대의 작품이 당시의 시대상, 정치판을 엮어내어 작품을 그려내는 데 특화된 작품들이고, 현재의 만화가들이 이리저리 치이는 직장인들의 삶을 조명한다면, JOTCHEOL은 그보다 더 아래, 그러니까 사회의 밑바닥을 조명하는 솜씨가 뛰어난 작가다.
[짱구는 못말림]은 이런 작가의 솜씨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액션 유치원 해바라기 반을 졸업한 유리, 철수, 짱구, 맹구, 훈이는 뿔뿔히 흩어져서 자기 삶을 살지만 순탄치 못하다. 짱구는 유리랑 결혼했지만 일용직 노동자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훈이는 조폭이 되었고, 맹구는 복싱 체육관을 운영하지만 선수 시절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작품은 이처럼 밑바닥을 힘겹게 살아가는 액션 유치원 해바라기반 아이들을 그리며 이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보다 자극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
자극적인 묘사. 작품의 그림 실력은 변변치 못하고, 연출도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삶은 자극적이다 못해 생생하다. 매운 걸 먹는 걸 보면 저절로 침이 고이는 것 마냥, 작품을 보다보면 밑바닥에 대한 연민에 몸서리를 치게 만든다. 특히 대사나 상황에 있어서 작가의 세세한 묘사가 이런 자극적인 느낌을 극대화 시킨다.
작가는 스스로 현장 직종에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밝혔는 데 이런 점에서 미루어보자면 작가의 사회상 표현능력은 상당히 좋다. 판타지도 액션도 좋지만 이런 장르에서도 유망주를 찾아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밑바닥 인생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가진 jotcheol은 분명 여러모로 기대해볼만한 작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