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작소개 -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 형제로운 평화만화의 병맛 개그

MrCrazyani | 2017-03-28 09:31

[웹툰 리뷰]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 - GIMS


    GIMS 작가의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를 보면, 꼭 ‘평화로운 중고나라’ 의 여러 에피소드를 보는 듯 합니다. 어쩜 이렇게 ‘비상식적인’ 제안을 하는 구매자가 많은지,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중고나라에서 분통을 터뜨리고, 그걸 보는 사람들은 “오늘도 중고나라는 참 평화롭다”며 비꼬기 일쑤입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형제’는 사람들이 중고나라를 ‘중고로운 평화나라’라고 비꼬는 것처럼 ‘형제로운 평화’입니다. 형제 사이에 투닥대는 여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사이에는 ‘평화’가 있죠. 작가는 무겁고 진지한 그림체와 흑백 컬러에 병맛 개그를 버무려 이러한 아이러니의 효과를 극대화시켰습니다. 병맛 개그의 효과는 결국 기 - 승 - 전 이후에 기대되는 ‘합리적’ 결말을 뒤흔들어 전혀 말도 안 될 것 같은, ‘비합리’의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병맛 개그는 특히 웹툰계의 한 경향으로 안착해 하위 장르 중 하나로 성립되기에 이르렀죠.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진지합니다. 진지한 얼굴과 진지한 태도를 유지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합리’를 상징하는 진지한 얼굴과 태도로 ‘비합리’적 상황을 연출해야 그 차이를 통해 웃음이 유발되니까요. 주성치의 여러 영화가 그러한 연출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유치하고 비합리적인 가상 상황을 진지한 태도로 최선을 다해 소화하는 인물을 통해, 주성치는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그 컬트적 명성과 인기를 얻은 바 있죠.


[웹툰 리뷰]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 - GIMS

▲ 진지한 얼굴과 태도를 시종일관 유지하는 데 개그의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만화를 보는 데 분석은 필요 없습니다. 웃기려고 만든 만화, 보면서 마음껏 웃어주면 됩니다. 다만 ‘더 잘’ 웃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어차피 병맛 개그를 추구하는 만화, 더 압축적으로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요? 주 2회 연재에 따른 소재 및 아이디어 고갈의 문제가 작가에게 스트레스를 줄 것입니다만, 그래도 개그의 진행이 조금 늘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재를 다루고 플롯을 비트는 작가의 능력은 충분한 것 같으니, 그것이 더 정제된 형태로 보여진다면 독자에게 더 큰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순간적으로 즐기는 ‘스낵컬처’로서의 웹툰 소비가 많아진 지금,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의 개그 만화가 아쉬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가 범작에서 수작으로, 수작에서 명작으로 거듭나면 좋겠습니다. 그럴 만한 요소는 충분히 갖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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