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즈랜드 - 개그 판타지 만화의 정석

경리단 | 2016-08-05 09:14

 

 

 

개그가 중심인 창작물에 대한 평을 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모든 창작물들이 그렇지만, 특히 개그물은 취향을 많이 탈뿐더러, 글로서 설명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오즈랜드’ 또한 개그가 작품의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개그 웹툰인데, 간단한 유머의 특성과 함께 외적인 부분을 위주로 다루고자 한다.

 

‘오즈’랜드 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만화는 기본적으로 ‘오즈와 마법사’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보다 정확히는 오즈랜드에 이계 고딩 진입(?)을 섞었는데, 도로시가 원래의 도로시가 아니라 굳이 지구에서 트럭에 치여 날아온 ‘민들레’ 가 된 것은 역시 원작의 설정에 충실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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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작품의 기본 줄거리는 졸지에 소녀 마법사로 빙의된 민들레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민들레는 여러 악운과 불운이 겹쳐 소녀 천재(?) 마법사 오즈의 몸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흔히 그렇듯 ‘안내자’ 의 역할을 맡을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즈는 팔팔하게 살아서(?) 민들레와 잡담을 나누며 여행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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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행하는 동안 민들레(와 오즈)는 고양이 대가리를 한 도적떼와 싸우고, 그러다 동료를 얻기도 하며, 걸어다니는 나무와 인간들의 다툼 사이에 끼어 곤란을 겪고, 또 그러다 동료를 얻는다. 초중반은 대체로 좌충우돌 싸움에 휘말렸다가 ‘오즈의 마법사’ 에 나오는 인물들의 포지션을 담당하는 (나사가 좀 많이 빠진 듯한)동료를 얻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오즈랜드’ 는 어디까지나 개그 웹툰으로, 개그를 빼면 시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스토리 진행도 상당히 준수하게 진행되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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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개그의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오즈랜드가 독자들을 웃기는 것은 주로 스토리 진행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담과 꽁트, 그리고 약간의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섞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즉 상황 자체가 개그를 위해 희생하는 - 이것이 잘못되었거나 열등하다는 의미는 물론 아니다 - 개그만화와는 많이 다르다.

 

이야기 자체는 개그만화답게 그리 좋은 평을 내리기 힘든데, 오즈의 마법사 설정을 차용했다고는 하지만 매우 평이하고, 설정도 그리 독특한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오즈랜드의 재미는 스토리에 있지 않지만, 그래도 개그만을 위한 전개보다는 간단하게나마 이야기가 ‘목표’ 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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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패러디나 인터넷에서 최근 유행하는 코드를 많이 섞는다는 언급이 있지만 그런 방면에 무지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개그라는 것은 유머의 코드가 잘 맞지 않으면 주변에서 아무리 호평한들 독자 개개인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테지만, 절대적인 질적 수준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 글 또한 평자의 주관적인 의견에 지나지 않겠지만 ‘오즈랜드’ 의 개그는 충분히 합격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소 고전적이나 썰렁한 부분도 물론 있지만 스토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메타 개그와 언어유희, 자학, (판타지 설정을 활용한)각종 개드립은 평이한 진행에도 독자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다음화를 누르게 만든다. 빵빵 터지는 파안대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울한 기분을 떨치고 싶은, 소소한 웃음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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