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일상날개짓 - 부모의 입장에서 본 일상

경리단 | 2016-06-13 00:11

 

 

 

일상을 이야기하는 창작물의 재미는 ‘공감’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누구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지역에 따라, 국가에 따라, 또 같은 국가 안에서도 일상보다는 전쟁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이들도 분명 없지 않겠지만, 적어도 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평범한 시민들은 일상을 영위한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소재로 한 웹툰에 공감하고 재미를 느낀다.

 

소위 ‘일상물’ 로 불리는 일상을 그린 웹툰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일상이라는 것은 체제가 안정된 공간에서는 분명 비슷한 점도 많겠지만 차이점도 많을 것이다. 직업이나 나이, 성별, 소득수준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은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 ‘자식을 가진 부모’ 라는, 특수하지만 동시에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지만 여전히)보편적인 형태의 삶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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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우는 부모를 조명하는 이야기, 정확히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 가 그려내는 만화가 더욱 특별한 것은, 좀처럼 우리가 부모님들의 생각과 고통을 실감나게 들을 기회가 없어서이다. 자식을 키우며 느끼는 고통, 괴로움, 기쁨, 슬픔, 당혹감 등의 감정을, 당사자인 자식에게 늘어놓는 부모가 얼마나 되겠는가.

 

어르신들이 흔히 말씀하는 것처럼 직접 부모가 되어보면, 과거에 내 부모님들과 공감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제는 부모가 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고, 만약 부모가 되었다 한들 시대가, 환경이,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바뀌었으니 온전한 공감은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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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조건에 따라 성격에 따라 개인차가 많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날개짓’ 은, 웹툰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창작물을 다 살펴보아도 쉬이 찾을 수 없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진솔한 마음이 담긴 작품이다.

 

‘일상날개짓’ 은 싱글맘인 작가 ‘나유진’이 아들 ‘가람이’를 육아하는 모습을 담은 일상 웹툰이다. 중요한 인물들은 대체로 동물의 형태를 빌려 그려진다. 작가인 엄마는 닭이고 아들 가람이는 아기새이다.(만화에서 가람이가 불리는 명칭이기도 하다) 다만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엄격한 의미의 동물보다는 ‘그 동물의 느낌’ 을 어느 정도 살려겨 그리기 쉽고 귀여운 모습으로 데포르메 된 인물로 보는 쪽이 더 적절하다.

 

이야기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일상날개짓 또한 일상툰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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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날개짓’ 이 특별한 것은, 앞서 언급했듯 어린 자식과 부모가 있을 때, 그들의 일상이 거의 전적으로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기새의 심리가 묘사될 때도 있지만, 가람이 또한 실존인물이므로 지극히 당연히도 이 또한 작가의 ‘짐작’ 일 뿐이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 작품이 진행되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한다 -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감정들, 아이가 아프거나, 떼를 쓰거나, 크게 다치거나, 다투고, 삐지고, 화해하고, 재밌게 노는 동안, 희로애락(喜怒愛樂)이 교차하는 일상 속에서, 부모의 입장으로, 부모의 마음으로 풀어놓은 이야기를 감상한다는 것은 정말로 드물고, 귀중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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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못한 독자들은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만 익숙할 뿐이며, 많은 창작물, 그중에서도 일상 만화는 더욱 그러하며, ‘일상날개짓’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진솔한 감정 묘사, 아니, 묘사가 아니다. 묘사와는 층위가 다른, ‘감정의 고백’ 을, 자신의 아들에게 전하는 감정을 독자들이 공유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일상날개짓’ 을 읽는 내내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부모 역시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부모라는 자리는 아이를 책임져야 할 절대적인 의무는 주어지지만 그에 걸맞는 권리나 능력은 부재된, 아주 터무니없는 경우이다. 부모의 행동 하나하나는 아이에게 겁이 날 정도의 막대한 영향을 끼치지만 부모는 그저 생명을 탄생시켰을 뿐 아이가 태어나기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의 법칙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자식 된 입장에서 그분들의 한계와 어려움을 이해해주는 것 또한 그리 힘들지만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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