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봇이 상냥해 - 사람의 감정을 가진 로봇의 이야기

namu | 2016-06-02 05:45

 

 

 

꽉 짜인 스토리는 그만큼 흡입력이 있고, 스토리에 대한 사실성을 높인다. 하지만 그 꽉 짜인 스토리보다 루스한 스토리가 더 마음이 가는 것은, 상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작품을 읽기 전에, 자신의 마음가짐 또한 중요하다. 심란하고 괴로운데 남의 사랑 얘기가 눈에 들어올 리 없고, 자신의 머리가 생각으로 꽉 차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복잡한 이야기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오늘 리뷰할 ‘로봇이 상냥해'는 사실 빽빽하게 짜인 스토리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 여유 있는 스토리의 짜임새 때문에 구멍 난 마음속에 스며드는 듯한 따스함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가깝지만 먼 미래.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보다 더 사람 같다면, 우리는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이지만 인간성이 결여된 사회. 현재도 진행되고 있고, 까마득히 먼 미래의 일도 아닌 현실적인 일이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에게 치유받지 못하고 반려동물에게 희망을 얻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사실만 생각해보아도 단순한 공상에 그칠 일은 아님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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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85년 지구에서 화성으로 옮겨간 인류. 그리고 그곳에서 로봇이 인간에게 해주는 인간다운 이야기.

1화의 이야기는 동화처럼 시작된다. 임신한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한 로봇. 뱃속의 아이는 로봇의 엔진 소리만 들으면 금세 잠잠해지곤 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 했다. 남겨진 로봇과 아이.. 로봇은 다른 로봇과 달리 감정이 있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그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루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 로봇은 지극정성으로 사랑했던 그녀의 아이를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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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20년의 세월이 지나고, 그의 로봇 다윈은 이제 움직일 수조차 없는 고철 덩어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다윈은 그 누구보다 더 사람 같았기에, 주인공 지환우는 더더욱 포기하지 않고 그를 고치려 부품들을 모은다. 다윈의 새까맣게 타버린 클레인을 복원하려는 환우.. (클레인은 여기서 로봇 에너지의 원동력, 메모리를 담당하는 중요한 부품으로 추측된다.) 고물상 아저씨는 이 정도면 다들 새것을 사려 하지 굳이 왜 복원을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세월이 지나도 남들 눈에는 답답해 보이는 사람들이 간직한 것은 추억일지도 모르겠다. 새것을 사면 간편한 문제일 것을 굳이 계속 고쳐 입는 옷.. 세월이 변해도 아날로그의 감성을 그리워하며 라디오 방송을 하는 아저씨도.. 환우가 떨어트린 클레인을 청소로봇이 발견하면서, 그의 클레인은 로봇 폐기장에서 목걸이의 형태로 발견된다.

 

클레인을 찾기 위해 화성 중앙 통제 센터를 방문한 환우. 우연히 로봇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한 통제실에 들어가게 되며 자신의 얼굴이 가득 찬 스크린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내 산소부족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쓰러지고, 그런 환우를 이곳 폐기장에서 일하는 로봇 노은유가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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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추억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밤이 되면 이 쓰레기 폐기장에서 망가진 로봇들 사이에서 빛이 새어 나오며 아름다운 빛을 수놓는다. 은유는 이 빛을 보며 로봇의 영혼처럼 느껴진다 한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면서 그들이 담았던 감정이나 추억들이 시각화되어 빛나는 것을 ‘영혼'이라 표현했다면.. 참 아름다운 표현이라 생각한다. 이후 환우는 자신의 로봇 다윈과 자신에 얽힌 비밀을 찾아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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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같은 감정을 가진 로봇.. 소름 돋지만 가능성 있는 문제라 생각한다. 사람이지만 사람이길 포기한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우리가 인간 일수 있는 이유는 문제에 대한 원인을 깨달았을 때 반성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인간성을 포기하면 안 될 거라는 생각이 이 작품을 통해 강하게 든다. 최근 IS 공습으로 시리아 난민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던 와중 지중해를 건너려던 시리아 난민 아이가 터키에서 익사체로 발견되는 사고가 있었고, 이것은 국제사회 휴머니즘의 부재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되었다.

 

아이의 죽음으로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난민들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반대하는 사람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치적인 오류를 범하고도 그 책임을 지기 싫어 회피하려던 선진국들이나, 피해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인종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자신들은 피해를 보기 싫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참극이라 볼 수 있다. 죄 없는 어린아이의 희생으로 가장 단순하면서 중요한 것을 깨닫는 사회. 우리는 앞으로 인간성을 결여한 사람으로서 살아갈 것인가. 그런 삶이 로봇과 다르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우리는 미래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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