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망치를 부수는 변호사 - 망부변이라 부르지 말아주세요..

namu | 2016-06-04 00:15

 

 

 

한때 망부변이라 불려 작가가 제발 망부사라고 불러주세요라며 부탁을 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었다. 매화 명언 같은 대사들이 쏟아져 나와 다 소개할 수 없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이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택한 이유는 계급과 출신이 눈으로 명백하게 구분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처럼 계급과 출신이 사라졌다며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실상은 그때 못지않은 차별과 모순을 피부로 경험하며 사는 오늘날 사회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선택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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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정의니 진실이니 하는 것도 다분히 주관적인 것 아닙니까? 결국 모두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살아가니까요.”  


“때때로 거짓은 진실보다 매혹적입니다. 때로 그것은 설득력까지 있어서 사람을 혹하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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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이 대사를 보니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미국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이아몬드 워터라는 것이 있다. 사실 다이아몬드는 너무 두꺼운 광물인데다가, 무언가를 정수하는 역할을 하기에는 부적합하다. 그런데도 이 물은 참 불티나게 팔린다. 한번 언론에서 이 물과 그냥 수돗물을 비교한 적이 있는데, 오히려 이 몸에 좋다는 다이아몬드 워터는 오히려 물이 가지고 있어야 할 필수 요소가 모자란 반면, 일반 수돗물에서 더 많은 양의 미네랄과 영양소가 검출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 비싼 물을 사 마시고 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건 이럴 때 쓰이는 말이 아닐까 싶다. 시대가 지나도 사기꾼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했다. 진실보다 매혹적인 거짓을 믿는 사람들. 이 작품 내의 변호사 로이드. 자신이 담당하게 된 사람들이 살인자, 악마라도 변호한다는 그의 투철한 직업정신도 어떻게 보면 사기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는 곧 명예가 되고, 좋은 명예는 엄청난 힘을 가지니까요.’

 

그가 그간 뱉어온 몇 가지 망언(?)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 로이드 그렌 하임은 정의를 위해 사람들을 변호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존재 증명을 위해 움직이는 타입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휴가차 아름다운 낭만의 도시 헬라드를 방문하게 된다. 허기를 달래려 우연히 들른 레스토랑에서 그는 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목격자로서 상황 진술을 해달라고 끈질기게 붙는 한 여자 때문에 목격자 진술을 하게 되었다. 직업병일까.. 그는 자신의 진술이 말한 그대로 적히는 것이 아닌 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적히는 것을 보았고, 이는 로이드의 심기를 건드렸다. 거짓 진술에 대해 항의하던 로이드는 자신이 신경 쓰지 되지 않아도 될 일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판단. 그대로 건물을 나와 길을 나서려다 우연히 자신을 폄하하는 레스토랑 지배인과 경찰의 이야기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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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50여 건의 사건을 맡으며 한 번도 패소한 적 없는 로이드. 그의 심기를 건드리게 된 이 사건으로 인해 결국 그가 살면서 변호할 일 없었던 유랑악단의 변호를 맡게 된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스토리 전개 덕에 법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 재판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이라도 그의 작품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 누가 진실을 말하고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재판에서도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얄팍한 법이라는 규정안에서 누가 더 법의 기준에 가까운지를 중심으로 재판관은 손을 들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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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는 거짓을 증언하는 증인의 허점을 이용해 그의 자백을 받아내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이런 명백한 거짓 진술에도 불구, 판사는 로이드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고, 그가 처음으로 변호를 맡게 된 가난한 유랑 악당의 한 명은 결국 살인 누명을 벗지 못한 채 사형선고를 받고 말았다. 그가 공개처형되던 날, 변호사 로이드는 남 얘기하기 좋아하는 군중들 사이에서 그 레스토랑이 왕의 친척뻘 되는 사람의 소유라는 얘기를 듣는다. 패소하고 이틀을 꼬박 앓아누운 그는 결국 이번 사건의 패소로 자신의 가문에 먹칠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오라는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하고 더더욱 많은 사건에 스스로 휘말려 간다.

 

이 웹툰의 제목 망치를 부수는 변호사..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판결을 뒤엎을 정도로 실력 있는 변호사. 즉 망치가 필요 없게 만드는 주인공. 혹은 우연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편을 들어주게 되는 정의로운 변호사가 되어 약자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법을 갈아엎는다는 그런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법률 드라마 같은 느낌도 나지만, 내면에는 사회의 추악함 들을 조명하는듯한 느낌이 강하다. 시대가 지나도 불변하지 않을 갑의 횡포.. 부당한 처우를 받는 을의 이야기, 뇌물로 모든 것을 덮으려는 권력자들..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음모.. 추리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모험 만화를 읽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현실적인 면도 있지만 작품을 보다 보면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보다 더 나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사회의 부조리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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