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웨이크 업 데드맨 - 사랑 찾아 떠나는 좀비의 이야기

namu | 2016-06-27 20:17

 

 

 

세월과 관계없이 반항아의 이미지가 강한 마늘 오리 김용환 작가의 다음 데뷔작이다. 왜색이 짙은 그림체와 어투, 개그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가이긴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 혹은 일본 만화의 형태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지지를 얻으며 익히 알려져 있는 그의 교복 사랑으로 인해 팬덤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논란이 끊이질 않는 한국과는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북미 쪽에서 별다른 논란 없이 5점 만점에 4.69의 포인트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어느 날 문득 작가는 히어로 만화 주인공들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왜 저놈들은 잘났고 이기지 못하며 아무것도 얻지 못한 내 인생은 쓰레기 인가하고. 해서 이기지 못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인 이 작품 ‘웨이크 업 데드 맨'이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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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사후는 좀비가 되기 전 학창시절 자신이 짝사랑하던 주현을 기억한다. 주현은 J-A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는 톱스타가 되었고, 그는 예전을 추억하며 고백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작품 전체에 작가의 철학과 사상이 짙게 깔려있긴 하지만 이런 부분은 더더욱 작가 본인이 투영된 것 같은 느낌이.. (기분 탓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자.) U2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는 이 제목에서도 그의 음악에 대한 사랑을 알 수 있듯이 상황에 맞는 적절한 락 음악들이 등장한다.

 

특히 주현과의 괴리감을 느끼는 사후가 radiohead의 creep을 듣고 있는 장면은 이런 그의 심리적 갈등을 잘 표현해준다. 고백도 한번 못 해본 채로 전학을 간다며 신호등을 건너던 주현을 구하기 위해 달려오던 트럭에 몸을 던진 사후는 그대로 사망했지만 좀비로 다시 살아났고 이런 기구한 운명으로 살게 해준 신에게 빅엿을 날린다. 자신의 모습은 변했지만 사랑하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행. 그 길에는 동료 스컬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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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가 된 후로 폐암 걱정할 필요 없어 담배 실컷 펴서 좋다는 스컬은 툭툭 내뱉는 거친 말투가 인상적이다. 그의 외형은 이름답게 뼈만 앙상하지만, 본인은 살이 얇은 것뿐이라고 주장. 락 스피릿이 충만한 스컬은 기타를 메고 다니며 지난날의 사랑을 기억하는 로맨틱한 사나이 사후와도 잘 어울리며 둘의 만담 수준의 태클은 스토리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는 진지하게 변한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의 또 다른 작품 마늘오리무중을 보면 그의 세상을 대하는 철학과 깊이가 문득문득 튀어나오는 이 작품의 대사와도 닮아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일 거다. 아무튼 김용환 작가의 포부처럼, 장르에 대한 규정을 짓기는 애매하지만 확실히 좀비는 생각이 없고, 자아가 없다는 기존 좀비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엎는다. 또 좀비가 주인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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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삼단 합체 로봇처럼 조각이 나 독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가도 다음 주면 좀비니까 죽을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기라도 하는 듯 벌떡 일어나는 등장인물과 위험에 노출된 상황인데도 긴장감 하나 없이 총 쏠 줄 모른다며 어떡해를 연발하며 총알을 피해 탭댄스를 추는 주인공 사후의 모습은 오히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히려 이럴 때 진지해야 되는 거 아니냐! 하는 걱정을 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발상과 연출 자체가 참신하며 그의 개그는 (차라리!) 존재 자체로 의미를 갖는 독특한 작품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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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청법과 교복으로 유명한 그답게 대좀비전용 자율이족 보행전차 PD-MK2의 포돌이의 외형과 대사 “아무튼 사회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으므로 사살 조치하겠습니다"라는 대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가만히 앉아 당하기보다는 자신의 작품에 논란의 대상을 등장시킨다.

 

물론 후에 이 전차는 보란 듯이 스컬에 의해 보기 좋게 박살 나며 이는 아청법을 향해 빅엿을 날리는 작가의 조롱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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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의 주제로 정리되는 만화라기보다는 “여러 캐릭터의 이야기가 다들 제멋대로 깽판 쳐서 장르조차 애매해지는 만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이 작품은 딱히 뭔가 한 가지로 정의하기는 좀 어렵다. 2013년 시즌 3을 마무리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후기가 있었지만 현재 2년이 지났고 언제 돌아올지는 미지수.

 

그의 컴백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많다. 그의 작품에 또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매달 혹은 격주로 새로운 연재분을 기다리던 만화잡지의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림을 기꺼이 즐기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끔 하며 또 그의 작품을 기다리는 이 시간을 설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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