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새벽을 얽매는 뱀 - 흔해 빠진 세계관 만화의 두 번째 외전

위성 | 2016-09-18 16:46

 

 

 

신이 몰락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지 50년, 요정들은 신앙이 몰락해 혼돈에 빠진 인간들과 함께 살게 되었다. 그리고 옛 부터 서로 대립해오던 인간 왕국들의 갈등과 사건들이 맞물려 만드는 거대한 소용들이.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 결말로부터 50년 후, 두 모험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바뀌어 버린 세상을 내딛는다.

 

여기까지가 새벽을 얽매는 뱀에 대한 소개글이다. 개인적으로는 메인 이야기에서 확장된 버전인 스핀오프 시리즈 물을 정말 좋아한다. 이야기에서 뻗어 나오는 가지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작가의 상상력이 얼마나 방대한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인물로만 각인되었던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거나, 모든 일의 시작을 보여주는 프리퀄, 또한 해당 사건이 향후 세계를 어떻게 바꾸어왔는가를 읽는 것은 독자들에게 큰 재미를 안겨준다. 닥터후의 스핀오프 시리즈인 토치우드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나, 메이즈 러너의 책 프리퀄이 나왔을 때의 독자들의 반응을 떠올려보면 그 기쁨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소개하려는 이 웹툰 또한 그러하다. 풀빠와 입개 작가의 전작인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의 후속작이자, 두 번째 스핀오프인 새벽을 얽매는 뱀. 아시는 분들은 물론 아시리라 믿지만 짚고 넘어가자면 이 웹툰의 첫 번째 스핀오프는 ‘아스타드 왕립유랑극단’이다. 해당 작품은 기회가 되는 때에 따로 다루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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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편집부의 말을 빌려 깊은 세계관과 깨알 같은 유머가 인상적인 대서시시의 시작인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는 엘름이라는 인간 역사학자와 지니에라는 엘프 학자를 주축으로, 엘름의 사망과 함께 다른 존재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끌어간다. 웹툰을 보다 보면 제목 그대로 굉장히 흔한 듯하지만, 어느 작가의 말마따나 세상엔 이미 모든 종류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다만 그것을 얼마나 흥미롭게고 능수능란하게 꾸려 가느냐의 문제일 뿐.

 

여느 독자들이 그렇듯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의 최종회가 끝나자 부족한 점들을 지적하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작가는 애초에 이 웹툰의 후속작을 기획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일명 풀빠 작가 판타지 만화 3부작이라고 불려 지는 이 작품들 말이다.

‘새벽을 얽매는 밤’ 역시 같은 뿌리에서 출발하는데, 본편을 먼저 읽으면 재미가 배가되겠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그들의 외전들은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육지로 여행을 가는 대공녀 루테와 경호원 요정 뮤라니. 그러나 은빛관문은 이미 치안이 엉망이 되어 있다. 게다가 왕녀가 행차할 시기에 연쇄 살인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흉흉해질 대로 흉흉해진 상태.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떠나온 터라 적당히 대륙의 몇 군데만을 경유해 가려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그들의 여행소식을 들은 왕녀가 행차일정에 굳이 대공녀 루테를 보고 싶다고 하여 시간을 지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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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웹툰은 마치 가상의 역사물을 보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여기서 묘사되는 부조리들은 현실의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요정 혐오주의자인 왕녀라던가, 자기 자리 지키기에 전전긍긍하는 부하들, 그 때문에 심각한 연쇄 살인 사건을 보고하지 못하는 관료들... 그렇기 때문에 해야 할 말, 해야 할 행동 앞에 기죽지 않는 뮤라니의 모습은 통쾌한 기분까지 들게 한다. 만약 인물백과사전과도 같은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의 뮤라니를 기억한다면 이 요정이 두 배로 반가울 것이다.

 

흔하다고 하지만 맛깔나게 버무려 멋지게 데코한 웹툰 풀빠 3부작. 그 중 하나인 새벽을 얽매는 밤. 판타지가 취향인 당신이라면 거대한 세계관에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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