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다이 - 보이지만 잡히지 않는 살인마와의 안녕할 수 없는 동거

위성 | 2016-08-01 09:23

 

 

 

소식이 끊어진 누나를 찾아 머나먼 호주까지 찾아온 시온. 누나가 머물렀던 셰어 하우스에 찾아간 시온은 수상해 보이는 한국인 거주자들을 만나게 되고, 수수께끼의 사내 한스에게서 누나의 흔적을 찾게 되는데...
레진은 늘 연재목록 우측에 소개글과 더불어 편집부 한마디를 적어 둔다. 그런데 이번 웹툰만큼 편집부의 말에 멈칫했던 적은 없었다.

 

‘당신은 이미 범인이 누군지 알지만, 그를 범인으로 지목할 수 없습니다.’


미스테리 스릴러로 보여지는 이 웹툰 속에서는 도대체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 웹툰의 배경은 호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더 나은 삶의 지수(Your Better Life Index)를 발표할 때마다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바로 그 나라 말이다. 안전, 시민참여, 교육, 고용, 소득 등 여러 분야에서 보이는 점수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호주라는 국가명은 유토피아를 대체하는 말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실제로 거주하는 이들이 판타스틱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것이 허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호주 멜버른의 이미지에 이 웹툰이 덧씌워지면 유토피아 속에서 버려지고 폐쇄되어 버린 사일런트 힐이 떠오르게 되는 것은....... 
다인종, 다문화 국가인 호주에서 주인공이 벽을 느끼게 되는 사람들은 쉐어 하우스에 함께 살고 있는 같은 나라 사람들인 한국인이다. 인사차 대뜸 한다는 첫마디가 ‘너도 죽고 싶어서 왔냐?’는 대목에서는 조금씩 습기가 올라오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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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한마디처럼 이 웹툰은 시작하자마자 대놓고 범인을 보여준다. 주인공도 그 사실을 아는데 증거가 없다. 마치 죽인 자와 그를 쫓는 자를 모두 농락하듯이 말이다. 미로 속의 쥐새끼를 바라보듯 하는 살인범을 보고 있노라면 불쾌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심지어 모두가 모른다고 하는 환영회 자리에서 홀로 ‘너구나! 안시온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소름이 끼쳤다. 범인 이외의 거주자들 또한 불쾌하기로는 못지않다. 분명히 무언가를 알고 있지만 말해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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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이’는 굉장히 무서운 공포심을 자극한다. 이 공포는 주인공에게 아주 선명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그건 가상의 존재가 아니라 실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심지어 함께 자리하고 있는 누구도 주인공이 느끼는 공포를 알고 있음에도 외면한다. 마치 이미 그 공포의 존재는 인간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 그는 이미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상자 속의 생쥐처럼 가지고 논다. 그래서인지 그 외모 또한 인간의 육체에 악마가 깃든 것처럼 기괴하다. 수많은 공포 영화에서 상징적으로 표현되는 허연 거죽에 가로로 쭉 찢어진 입, 뻥 뚫린 동굴 같은 눈을 하고서는 모두를 바라보는 것이다. 주인공을, 거주자들을, 그리고 독자들을.


이유 없이 놀라게 하고 소리만 지르게 만드는 공포 영화들이 많은데, 이 웹툰이 영화화 되어 나온다면 체크해 두었다고 꼭 실사화를 보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궁금해서 제목인 그다이가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그러니까 G`day, good day라고 한다. 호주식 인사로 한국에서 쓰는 ‘안녕하세요’와 같다고. 그들은 정말 안녕할까? 웹툰 그다이 속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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