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쁜 아이들 - 학교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위성 | 2016-07-12 12:04

 

 

 

수는 사촌 형으로부터 전 여친 미래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러나 수의 기억으로 그 아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만한 아이가 아니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던 그는 고민 끝에 자신의 복서생활까지 접고 미래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내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물론 죽음이 아니라면 그녀를 그렇게 만든 사람을 찾아내 복수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찾아간 미래의 학교. 그녀는 학교 옥상에서 뛰어 내렸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한 여고생의 이상한 행동을 보게 된다. 놀란 수는 그녀에게 의구심을 품지만, 경비에게 들켜 결국 자리를 빠져나가고 만다. 그러나 수는 그 여자아이의 행동을 본 뒤 미래의 죽음이 절대 자살이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다음 날, 수는 그녀가 살던 집을 찾아가고 미래의 아버지와 대면한다. 이후 방에서 자신과 찍은 사진을 고이 액자에 넣어둔 것을 보고 감상에 잠기는데, 그 액자 뒤에 숨겨져 있던 물품보관소 영수증. 영수증이 있을 자리가 아닌데 끼워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한 수는 그것을 들고 나오는데, 집에는 어제 학교에서 만났던 그 여자아이 유진이 들어와 있다. 사정을 들은 유진은 대뜸 수를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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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나쁜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심각한 십대들의 문제를 그리고 있다. 여기에 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까지 더해, 사람처럼 살고 싶으면 좋은 대학을 가야하는 그들이 어디까지 내몰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 만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진부할 틈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때때로 날리는 덤덤한 몇 마디 말이 저릿하게 다가온다. 단순히 교내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무게감과 깊이가 남달랐다. 어른들의 세계를 믿지 못하는 아이들과 이미 그 어른들과 다를 바 없어진 아이들. 그리고 그 틈에서 순정 하나로 미래의 흔적을 찾는 수의 모습에서는 사랑이라기보다는 의리, 모두가 관심 없는 진실을 밝히려는 정의감과 같은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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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웹툰 속에서 그리는 세상은 참으로 비정하다.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면 인간답게 살 생각이 없는 거고, 공부를 잘하기 위해 마약을 하는 건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 사이에서 생긴 루트를 이용해 돈을 버는 것은 똑똑한 것이고, 그들은 가까운, 혹은 가까웠던 이의 죽음을 슬퍼할 시간을 가지는 것은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학교는 사건이 터지면 축소시키거나 은폐할 궁리를 먼저 하고 피해 학생의 인권은 온데간데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기대하지도 않고 기대지도 않는다. 그것이 참으로 씁쓸하고 안타까웠다.

 

시종일관 모노톤을 유지하고 있는 그림체 덕분에, 이 웹툰은 흑백필름으로 찍은 스릴러 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명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져 대학 홈페이지나 어학원 등의 게시판에 글이 직접 올라오고 익명으로 메신저를 이용해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좋은 대학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돈이라면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는 모습이 그려져 더욱 서글프게 느껴졌다.

미래의 죽음을 둘러싸고 도대체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만약 자살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왜 미래에게 그런 짓을 한 것일까. 미래가 드리운 검은 그림자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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