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몽중저택 - 몽중(夢中)의 저택에서 펼치는 고어 활극

경리단 | 2016-08-11 10:51

 

 

 

어떤 종류의 시장이든 간에 새롭고 강력한 참여자가 등장하는 것은 소비자로서 반가운 일이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다양한 층위에서 소비자들이 더 큰 후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웹툰 시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사실 예비 만화가들은 그야말로 수도 없이 많을 테고, 웹툰의 대중화로 좋은 작품을 원하는 독자들 또한 많을 테니, 부족한 것은 작가와 독자를 이어줄 ‘웹툰의 플랫폼’이다.

 

레진코믹스는 분명 훌륭한 플랫폼이다. 레진이 아니었다면 ‘몽중저택’ 같은 마이너한 고어 장르의 좋은 작품이 정식 연재되기도 힘들었을 테고, 정식으로 연재되지 않은, 다시 말해 제대로 된 금전적 대가를 받지 못하는 작품은 끝을 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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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저택’은 한국에서는 상당히 마이너한 장르일 것 같다. 물론 마이너하다고 전부 좋은 창작물은 아니지만, 몽중저택은 마이너하면서 동시에 아주 개성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웹툰의 제목은 아주 직관적으로 그 내용을 요약하고 있다. 몽중저택(夢中邸宅). 말 그대로 꿈속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악몽이다.

 

주인공 ‘수아’는 특별할 것이 없는 대한민국의 여고생이지만, 불행하게도 만화가 시작하자마자 기이한 꿈을 꾸게 된다. 꿈속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일종의 자각몽으로, 꿈에서 수아는 이상한 고스풍의 옷을 입고 있고 정체모를 저택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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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택은 그야말로 작가의 취향이 듬뿍 묻어나는 듯한 공간으로, 온갖 괴악한 생물체와 걸어 다니는 시체, 산송장 메이드와, 목이 부러져도 멀쩡히 살아나는 살인마(아마도 저택의 주인)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찢어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저택 곳곳에 사람을 인수분해하는 잔혹한 함정이 널려있다. 아, 물론 꿈속이라고는 하지만 여기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똑같은 형태’로 죽임당한다. 부상 또한 마찬가지.

 

수아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도 졸지에 저택 속으로 끌려 들어오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당시 상황을 꿈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수아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다양하게 등장하는 조연들 중 대부분은 이런 장르물에서 으레 그렇듯 인물의 숫자만큼의 온갖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또 일부는 살아남아 수아를 돕게 된다.

 

‘(아마도)꿈속’이라는 공간을 차용한 것 이외에 특이한 것이 있다면 ‘방탈출’ 게임 장르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요소들이다. 일단 주인공 수아는 현실에서 잠들면 꿈으로, 꿈에서 잠들면 현실로 나가는 식으로 꿈과 현실을 오갈 수 있지만 언제까지 이 살벌한 생존 게임을 벌일 수야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든 막장 저택에서 탈출해야 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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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리는 저택 곳곳에 숨겨져 있고, 괴물을 무찌를 때마다, 혹은 구린내가 나는 으슥한 장소를 뒤질 때마다 하나씩 발견된다. 괴물이 되기 전 저택에서 일하던 고용인들의 기억, 아주 중요한 것으로 추측되는, 지하통로로 향하는 길을 막고 있는 동상의 장식들, 팔과 다리, 몸통이 저택 사방에 흩뿌려져 있는 이상한 인형 따위다. 현재까지 연재된 분량만으로는 아직 그 전모가 모호하지만, 점차 밝혀질 것 같다.

 

내용 소개만 읽어봐도 알겠지만 괜히 19금 딱지를 달고 있는 게 아니라, 피와 살이 난무하고 온갖 잔인한 형태의 죽음이 등장하는 본격적인 고어물이다. 고어는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장르이지만, ‘몽중저택’에서는 스릴러와 방탈출을 더한 장르의 혼합과 묘하게 아기자기한 그림체 덕분에 문외한인 독자로 즐길 수 있다. 아니, 그걸 넘어서 어쩌면 고어라는 장르에 눈을 뜨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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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생존 게임에 던져졌으면서도 필사적으로 살아남는 인물들의 매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주인공 수아는 앞서 언급했듯 평범한 여고생으로 신체적 능력 또한 변변치 않지만, 온갖 초자연적인 괴물과 교묘한 함정들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여러 차례의 우연과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큰 몫을 했지만, 이런 막장스러운 상황에서도 정신줄을 놓지 않고 생존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그것도 단순히 인물의 설정에 - 평범한 여고생 - 어울리지 않는 대책 없는 강철멘탈이 아니라,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며 울기도 하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는 수아는 귀감을 삼을 만한 인물이다. 중반부터 등장하는 터프한 교수님도 역시.(이 분은 부디 살아계셨으면!)

 

고어 장르에 극적인 거부감을 가진 경우가 아니라면, 필히 일독을 권할 만하다. 장르적 재미로 꽉꽉 들어찬 수작이 바로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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