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랑의 외계인 - 고립된 지구, 몰락하는 행성, 그리고 외계인

누자비어스 | 2016-09-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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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들어서는 통신과 교통이 워낙 고도로 발달된 만큼, 같은 나라 안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수천 km가 떨어진 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도 약간의 노력과 능력만 있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같은 나라, 외국, 달리 말하면 ‘하나의 행성’을 넘어서, 서로 다른 행성에 단절된 채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면 어떨까? 심지어 둘 중의 한 행성은 문명이 크게 후퇴한 상태라면?

 

웹툰 ‘사랑의 외계인’에서 인류는 새로운 정보의 단절에 처해 있다. 더 정확히는, 지구에 남아있는 절반 정도의 인류가 그렇다.

모종의 이유로 환경이 극히 열악해진 지구. 대략 절반쯤 되는 사람들은 이미 화성으로 이주한 지 오래다. 남겨진 이들은 후퇴하는 문명 속에서, 화성으로 입주하는 것을 간절히 바란다. 물론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서 흔히 나오는 것처럼 원시의 시대로 쇠퇴한 정도는 아니고, 오늘날의 멀쩡한 지구로 비유하자면 중동의 사막이나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근처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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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히 대부분의 지구 사람들은 화성으로 가기를 원하지만, 화성에 대한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이며, 어떤 조건을 충족시키면 ‘화성행 티켓’이 주어진다고 흔히 알려져 있지만 사실인지 아닌지 모호하기만 하다. 극단적인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두 행성의 ‘높으신 분들’은 구린내가 물씬 풍기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의 외계인’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은 두 명이다. 그 중의 한 명. 제목에서도 나오는 ‘외계인’. 다행히도 신체 구조는 지구인과 거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름은 ‘이이’. 우주에서 생명체가 살지 않는 행성을 조기에 파괴하여 사고를 방지하는 ‘유스코’라는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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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이이를 포함한 팀이 지구를 파괴하라는 명령을 받으며 시작된다. 그러나 우주에서 감상한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에 정말로 생명체가 없는 것인지 의문을 느낀 이이는 몇 번의 시도 끝에 지구에는 수많은 생물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명령은 착오가 아니었고, 이이는 음모에 가담한 동료, 상사에 의해 위기에 처하지만, 어찌어찌 상대를 제압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미 지구를 한 방에 날려버릴 ‘폭탄’은 지구로 내려간 지 오래이다. 성가시게도 폭탄은 지구인 여학생의 머릿속에 박혀있다고 한다.

 

그 불운한 지구인 여학생이 누군가 하니, 바로 또 다른 주인공(혹은 히로인) ‘김삼수’다. 삼수는 다소 삐딱선을 타는 평범한 여학생이었지만 어느 날부터 - 물론 폭탄 덕분으로 추측된다 - 손에 닿는 사물의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이이는 삼수에게 접근하고, 머리에 설치된 폭탄을 제거하려고 하지만,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조작인지 폭탄을 제거할 수 있는 기계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실패한다. 결국 이이는 다른 방법을 찾고자 지구에 눌러앉아 오랜 시간을 지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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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스토리는 지구의 힘으로 사람들을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수상한 연구자들이 ‘삼수’에게 접근하고, 재력 있는 집안 배경을 가진 삼수의 동급생이 뇌내 의료칩을 해킹당하며 위협을 받으며 시작된다. 삼수와 이이는 겁도 없이 척 보기에도 거대 음모의 일환인 사건에 뛰어든다. 그 과정에서 별개의 일이었던 것 같은 ‘화성 공간이동 프로젝트’와 그들을 둘러싼 정체모를 집단의 존재를 알게 되고, 스토리는 급박하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고립된 지구와 발전된 화성이라는 독특한 배경, 담백하면서도 상당히 미형인 매력적인 그림체,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SF 스릴러물이다. ‘사랑의 외계인’이라는 제목이 심히 어울리지 않을 정도. 이 작품은 잘 생긴 외계인과 사랑을 나누는 대신에, 세계의 비밀을 파헤치고 음모를 분쇄하는 이야기의 정도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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