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월야환담 - 마침내 만화로 돌아오다

누자비어스 | 2016-06-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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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 ‘월야환담’의 감상을 쓰려고 하는데, 방향은 대충 이렇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원작을 접한 독자들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웹툰으로 처음 월야환담 시리즈를 접하는 독자라도, 이쪽 장르에 문외한이 아닌 이상은 작품에 대해 귀가 닳도록 많이 들었을 테니, 주로 다루고 싶은 것은 원작과 웹툰의 차이점이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가 ‘글자’에서 ‘그림’으로 바뀌었으니, 당연히 가장 먼저 언급해야 될 것은 그림체일 텐데, 사실 월야환담처럼 원작이 인기가 높은 작품을 다른 매체로 옮겼을 때는 아무리 신경을 쓰고 노력을 해도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쉽게 말해 모든 원작 팬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고 절대적인 수준 미달이 용납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원작 팬과 그렇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다행히도, 호불호가 약간 갈릴 수는 있을지언정 작화의 퀄리티는 썩 괜찮은 수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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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라는 매체로서의 기본적인 묘사력과 그림 실력은 나무랄 여지가 거의 없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월야환담 특유의 퇴폐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를 잘 담아냈는지 여부인데, 소설에서도 암담한 내용을 담은 작품들이 여러 형태가 있듯 그림 또한 마찬가지다.

다소 여리여리한 인물들의 선과 싸울 때 피칠갑에 의존하는 성향이 보이는 것 정도가 불호의 이유가 될 수 있을 테지만, 전체적으로 평가를 내리자면 이 또한 성공적이다. 사실 작가 입장에서나 연재 사이트의 입장에서나 월야환담 같은 작품을 만화화 하는 데 이 정도도 감안하지 않았을 리는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줄거리는 소소한 변화는 있지만 대체로 원작을 충실히 따라가는 것 같다. 한세건이 처음 월야에 발을 들였을 때 그를 훈련시켰던 우울한 중년의 남성이, 나이스 바디의 누님 캐릭터로 바뀌는 것 정도는 월야환담을 즐기려는 독자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못할 것이다. 연재 시기와 플랫폼이 다른 만큼 원작자의 의지와는 별개로 고려해야 될 부분이다. 물론 순수하게 독자의 입장에서 봐도 크게 거슬리는 점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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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짜 중요한 변화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 “말이 많아졌다.”

 

주지하다시피 월야환담은 주인공 한세건이 뱀파이어에 의해 가족을 모두 몰살당하고, ‘뱀파이어 헌터’가 되어 증오로 불타오르며 ‘월야(작중에서 괴물들이 날뛰는 뒷세계를 총칭함)’ 자체를 멸망시키겠다고 날뛰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겠다. 한세건은 처음에는 애송이 헌터에 불과했지만 지독한 사명감, 혹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미친듯한 수련과 실전경험을 쌓아 무시무시한 실력자가 되었으며, 나중에는 작품 안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사건과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장본인으로 거듭난다.

자연히 한세건이라는 인물이 행동하는 동기와 사상, 그리고 그에게 영향을 준 다른 인물들, 사건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들인데, 사실 원작에서는 이를 자세히 설명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양한 층위에서, 말이 많지 않다. 한세건은 다른 누구에게 자신의 아픔과 감정을 늘어놓는 타입이 아니고, 심리 묘사가 섬세한 것도 아니며, 작가가 직접 개입하여 주절주절 떠들지도 않는다. 월야환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스타일리쉬하고 과격한 전투 장면, 그리고 인물들의 변화와 생각을 암시하는 짧은 몇 마디의 대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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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코믹스판 ‘월야환담’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직접적으로, 그리고 자세히 설명된다. 이것은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대목이다. 원작의 건조하고 메마른 이야기를 좋아했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꼭 필요했던 설명과 묘사가 다소 부족했었던 원작의 단점을 보충한다고 볼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전적으로 독자 개개인의 몫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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