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수라연 - 무협과 판타지, 그리고 귀여운 꼬마들

누자비어스 | 2016-09-17 20:54

 

 

 

‘아수라연’은 다음 만화 속 세상에서 완결된 웹툰으로, 한자어인지 아니면 일종의 동양풍으로 작명한 고유명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묘한 제목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아수라연은 阿修羅聯으로, 직역하면 ‘개판인 인연’ 정도가 되겠다. 아수라장이라는 블랙 코미디스러운 이름의 ‘도장’에서 만난 인물들의 인연을 주로 다루고 있으니,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 ‘자리’는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성별조차 모호한 생김새에, 저잣거리에서 도둑질로 연명하는 고아떼의 일원이었다. 거지같은 몰골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거지였으니 꼬라지도 물론 말이 아니었다. 그랬던 자리가 우연히 무술인(혹은 무림인?) ‘만청’의 눈에 들면서 ‘아수라장’의 제자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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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토리를 설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이 만화는 1부 완결이라는 형태로 다소 어중간하게 완결이 났다. 그야말로 프롤로그라는 명칭에 잘 어울리는 내용으로, 1부는 도입부 내지는 인물 소개에 해당된다고 보는 쪽이 적절할 것 같다. 직접 확인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내용보다는 특징을 위주로 소개하자면 이렇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림체인데, 말랑말랑한 질감과 약하게 데포르메 된 인물들, 적당히 화려한 맛을 살리면서도 담백하게 이어지는 전투 묘사까지, 소위 ‘그림 보는 맛’이 있는 웹툰이라고 할 만하다. 게임 일러스트 내지는 아동 학습 만화의 채색의 질이 높은 그림체를 보는 것 같기도 한데, 또 그러면서도 유아용 같은 느낌을 주지 않고, 웹툰에서도 잘 어울리는 독특한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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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언급할 수 있는 특징은 역시 짧은 분량 안에 쏟아지는 인물들이다. ‘아수라장’이라는 도장 안에는 이름처럼 정말로 많은 인물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수라장을 만드는데, 분량이 그렇게까지 많지 않고 여느 만화처럼 주요 인물들을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므로 솔직히 말하자면 독자들이 모든 인물을 인식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마 작가도 그렇게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앞서 언급한 독특한 그림체는 인물들을 매력적으로, 그리고 그림만으로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도록 차이점을 부여하고 있다. 또 몇 개의 짤막하고 인상적인 사건으로 상당수 인물들의 개성을 확실히 강조하고 있으므로, 군상극 같은 다수의 인물들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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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와 스토리 진행이 혼재되어 있고, 소위 ‘개그씬’에 상당한 분량을 소비하는 것도 큰 특징이라고 할 만하다. 진지한 전투 만화 중간중간에 감초처럼 나오는 개그씬의 전통적인 작법을 잘 따르고 있는데, 그림체가 개그 만화에 특화 되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잘 어울리는 편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썩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분량을 지나치게 잡아먹고 이야기의 흐름을 끊는 부분이 있어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수라장이 된 인연’이라는 제목과, 프롤로그에서 넌지시 비친 미래의 파탄난 관계, 그리고 배경 설정에서 짐작할 수 있듯 도장의 제자들의 인연은 곱게 남아있지는 못할 것 같다. 도장 아수라장은 4개의 국가가 각축을 벌이는 대륙의 정중앙에 위치하여, 어느 세력의 편도 아니고, 심지어 제자들 또한 국적과 세력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며, 신분과 과거 또한 제각각이라 분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1부에서 아쉬운 완결을 맞이하여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소중한 인연이 불가피하게 찢어질 때 더 큰 안타까움과 재미를 줄 수 있는 법. 연재의 재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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