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주선 - 무협 게임 홍보 웹툰

누자비어스 | 2016-06-18 19:23

 

 

 

웹툰을 볼 때 보편적인 감상의 관점 외에도, 특정한 목표로 만들어진 작품을 감상할 때는 그 한계를 다소 감안할 필요가 있다. 부쩍 자주 접할 수 있는 게임 홍보용 웹툰도 마찬가진데, 사실 게임을 홍보하는데 있어 웹툰이라는 매체가 그리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

 

게임이나 웹툰 작가의 수준을 떠나서, 게임이라는 놀이가 주는 재미와 웹툰이라는 창작물이 주는 재미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게임 홍보용 웹툰으로서 ‘재밌는 만화’일 수는 있겠지만 ‘게임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아마 게임 제작사의 홍보팀은 저렴한 비용과 그럭저럭 대중적인 매체라는 생각에, 다른 곳에 홍보하기는 돈이 부족해서, 일단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 뭐 이런저런 이유로 게임 홍보용 웹툰을 의뢰하는 모양이지만 별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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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 은 동명의 무협 온라인 게임을 원작으로 한 게임 홍보용 웹툰이다. 우연이 아닌가 싶지만, 왠지 홍보 웹툰을 완독하고 원작 게임을 찾아보면 멀쩡히 남아있는 경우가 없다. ‘주선 온라인’ 도 15년 9월 기준으로는 홈페이지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니 주선에 대해 남은 것은 이 게임 정도다.

 

웹툰의 분량은 20회 정도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는 생기지 않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게임 홍보용 기획웹툰이라는 목적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웹툰에서 가장 흔한 구성 중 하나가 ‘게임의 세계가 시작되기 이전의 배경’ 을 만화로 그리는 것인데, 일단 원작 게임 이전의 이야기이니 설정 충돌 문제나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도 원작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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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백무결’ 은 무협세계에서 흔히 정파로 인식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문파 ‘천검련’ 의 제자로, 등장하자마자 마교 흑풍단을 간단하게 해치우는 솜씨, 그리고 천검련 원로들의 언급으로 짐작하건대 상당히 유망한 젊은 고수인 것 같다.

 

이야기는 마교 흑풍단주의 딸 ‘매화’ 가 그를 습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백무결은 간단하게 매화를 패퇴시키는데, 여자를 죽이는 취미는 없다는(!) 이 살벌한 무림세계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신조에 따라 매화를 죽이지 않는다. 그러나 마교도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은 백무결에게 패하고 살아 돌아가면 치욕이라며 매화는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는데, 백무결은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자신도 모르게 매화를 살리려고 절벽으로 몸을 날린다. 절벽에서 떨어진 뒤의 묘사를 보면 백무결이 매화의 밑에 깔려있는 형국인데, 과연 유망 젊은 고수답게 까마득한 높이에서 돌바닥에 맨몸으로 떨어지고 심지어 성인 여자의 인간 쿠션이 됐는데도 멀쩡하다.

 

매화와 백무결은 절벽 아래에서 탈출하고자 일시(?) 협력을 하는데, 미로를 헤매다 둘은 괴상한 도깨비불 비슷한 것을 마주하게 된다. 백무결은 참으로 성급하게도 대뜸 그것을 만졌다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다.(무림고수치고는 정말 조심성이 없다. 은근히 허당) 어찌어찌 매화와 백무결은 썸을 타면서 동굴을 탈출하고,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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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와 마교 간의 사랑은 불가능한 것이었고, 결국 갈등을 겪다가 여느 무협에서처럼 세계멸망의 위협이 닥쳐온다.

 

소개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리고 작가가 직접 언급했듯 기획웹툰, 분량의 한계가 명백한 작품이다. 다만 이야기 구조 자체는 단순명쾌한 것이 전혀 어렵거나 까다롭지 않고, 쉽게 이해되는 편이라 페이지는 술술 넘어간다. 그림체도 매력적인데 무협 게임이나 소설의 일러스트 같은, 수채화풍의 색감과 정갈한 자연묘사, 그리고 적당히 현대적이면서도 옛 무협스러운 복장묘사까지 확실히 무협 같은 티가 나서 눈이 즐겁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단편 무협웹툰으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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