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자취 - 자취방에서 벌어지는 에로 코미디와 시련

비오는밤에 | 2016-09-29 19:25

모든 사회적 행위가 그렇겠지만, 연애와 결혼 역시 일정한 원리에 의해 작동하고 있다. 인간의 생물학적 본능과 사회적 관습에서 비롯된 그 원리는 자연스럽게 남녀 관계에 있어 탈락자와 합격자를 양산한다. 잘 생긴, 예쁜, 못 생긴, 몸이 좋은, 형편없는, 돈 많은, 가난한, 기타 등등의 조건이다.

 

이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고, 사실 굳이 자유로워야 될 당위도 없거니와 - 연애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 아닌가? - 그리 바람직하지도 못하지만, 가끔씩은 예외적인 경우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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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자취’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애는 이색적이다.

 

‘주진’은 아주 잘 생긴 남성이다. 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운동을 조금만 해도 근육이 잘 붙는 체질이라 몸매도 아주 훌륭하다. 여자들이 좋아할 법한 마른 근육질이라고 할까. 당연히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스스로 주장하기를 본인의 정신은 아주 썩었다는 것이다. 사실 주진이 만화의 메인 주인공이 아니므로 보여준 모습이 그리 많지 않아 추측일 뿐이지만, 정신적으로 그리 성숙하지 못한 성격인 것 같다. 연애를 하는 상대에게 쉽게 화를 내고, 투정을 부리고, 신경질을 내는 타입인 것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깨닫기를, 예쁜 여자애들보다 못 생긴 여자애와의 연애가 훨씬 바람직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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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애들은 (만화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내가 뭔가 해주길 기대하고, 내가 원한만큼 잘 해주지도 않는데’ 반해, 따라다니는 게 불쌍해서 한 번 사귀어 준 못 생긴 여자애, ‘민나’는 그에게 정말로 헌신적이었다고 한다.

 

민나는 주진의 표현처럼 뚱뚱하고 그리 예쁘지도 않은, 연애시장의 필연적인 탈락자이지만 수요 공급의 원리 탓인지 주진에게 매우 열심히 하며, 덕분에 주진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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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스타일도 좋고 얼굴도 미인인 ‘다연’은 주진에게 우연히 그 얘기를 듣고 자신도 못 생긴 남자를 사귀어 보려고 한다. 그동안은 잘 생긴 놈들만 사귄 탓인지 잘 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그렇다. 주진은 자연스럽게 함께 자취 중인 ‘근민’을 소개하는데, 근민은 어째서인지 남차치고는 긴 머리를 하고 있고 안경잡이에 키도 작으며 못 생기기까지 했는데, 그림체의 문제인지 처음에는 키 작고 뚱뚱한 여자로 착각되기도 한다.

 

‘다연’이라는 캐릭터는 주진의 설명처럼 멘탈이 이상한데, 사실 사회적인 관습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뿐 연애관이 좀 특이하고 말을 돌려할 줄 모르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민을 만나자마자 ‘진짜 못생겼’다고 폭언을 -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 퍼붓고, 둘은 사귀게 되며, 첫날에 관계까지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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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연애는 겉으로 보면 크게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엉뚱한 생각과 이유로 만난 만큼 다양한 충돌이 발생하지만 이들은 어떻게든 난관(?)을 이겨가며 연애를 계속한다. ‘자취’라는 제목처럼 처음에는 그저 4명씩이나 되는 청춘남녀가 좁은 방에서 같이 살아갈 뿐이지만, 다연이 배우에 도전하고 더러운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야기는 급전개 된다.

 

19금과 유쾌한 싸이코들, 그리고 유머감각으로 무장한 코믹 웹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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