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크리슈나 - 힌두 신화 바탕의 정통 판타지

비오는밤에 | 2016-08-26 21:23

 

 

 

신화는 인류가 축적해 온 상상력의 원천이라 할 만하다. 특유의 서사 구조와 다양한 초자연적 생물들, 인물들, 도구들에 이르기까지 현대에 와서도 창작물의 소재로 삼을 만한 요소들이 무수히 많다.

 

하지만 신화 또한 서구 문화 유입의 영향으로 대중화 된 정도가 차이가 크다. 그런 만큼 인도-힌두 신화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웹툰 ‘크리슈나’는 매우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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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한국 사람에게 힌두 신화는 낯설기만 하지만, 동시에 신비한 느낌을 주는 이름들과 수가 많기로 유명한 다종다양한 신격들, 종교적인 제사까지 그 자체로 하나의 판타지물이라고 할 만하다. 웹툰 크리슈나는 이를 전면 차용한 작품으로 아마도 가상의 대륙 내지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겐지스 강 같은 인도의 지명이나 브라만, 크샤트리아 같은 신분제도,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비누슈’ 같은 신들까지 인도 신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야기는 풍요로운 도시 ‘마투라’에서 저주받은 존재가 탄생하면서 시작된다.

 

마투라의 여왕 ‘파바나레카’가 궁 밖에 나와 있을 때 천상계에서 쫓겨난 악마 ‘야크샤’가 왕으로 위장하여 파바나레카를 겁탈한 것이다. 그 결과 파바나레카는 야크샤의 씨앗을 품었으며 아이가 태어난다. 야크샤는 자신의 아이가 장차 대륙을 정벌할 것이라 예언한다. 왕은 이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아이에게 ‘칸사’라는 이름을 주고 자신의 아들로 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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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사는 여느 아이들처럼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진짜 아비가 누군지 알고 있는 파바나레카는 결코 칸사에게 애정을 주지 못한다. 칸사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다소 우울한 아이로 자라나는데, 그러던 어느 날 파바나레카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칸사의 미래를 두려워 한 그녀는 칸사에게 화해를 건네는 척하며 독살을 시도하는데, 야크샤에게 범해지는 동안 야크샤를 저주하며 한 말을 죽어가며 사람을 찾던 칸사가 우연히 듣게 된다. 칸사는 칠공에서 피를 뿜으며 죽어가고, 분노한 야크샤는 자신의 아들을 살리고자 또 다른 존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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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칸사는 태연한 얼굴로 어머니 앞에 나타나 어제 그녀가 줬던 양고기의 맛을 칭찬한다. 이 일로 칸사는 온 세상에 대한 증오를 품게 된다. 어머니 또한 예외가 아니었으며, 그간 자신을 보살핀 하녀까지 사소한 이유로 죽여버린다.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단절하기 위함이다.

 

성인이 된 칸사는 예언 그대로 군대를 이끌고 온 대륙을 정벌하며, 마투라에 돌아와 가짜 아비인 왕을 지하에 가둬버리고, 친모 또한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그는 기기묘묘한 외형과 포악한 성질을 가진 괴물들을 군대로 끌어 들였으며, 이들에게 마투라의 백성과 재산들을 마음대로 약탈할 것을 허락할 정도로 타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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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한 자연의 신이 마투라에서 칸사를 무찌르고 새로운 세상을 열 아이가 태어날 것을 예언하자, 마침내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을 참살할 것을 명하기에 이른다.

 

인상적인 것은 앞서 언급했듯 인도 신화를 차용한 압도적인 스케일과 진짜 신화를 보는 것 같은 날것 그대로의 비인도적인 폭력과 성애 묘사이다. 그림 또한 대단한데, 소위 말하는 ‘올 컬러’ 웹툰으로 모두 채색되어 있고, 남성의 근육에서부터 여자들의 가슴과 엉덩이까지 인체 묘사 또한 대단히 세밀하고 뛰어나다.

 

마치 압도적인 예산을 들인 듯한 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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