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졸지에 에로 영화를 찍게된 샐러리맨 "네이키드 플라워"

오지상 | 2016-06-03 09:20

 

 

 

IPTV 등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찾다보면 언제부터인가 19금 딱지를 달고 나온 유료 영화 따위를 많이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19금’은 단지 잔인하거나 수위가 높은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가 아니라, 성(性)적인 목적으로 제작된 소위 ‘에로영화’를 의미한다.

 

그럭저럭 저렴한 가격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원불멸할 성산업의 특징을 생각하면 썩 괜찮은 비즈니스가 아닌가 싶다. 한국의 인터넷 환경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악명 높지만 유료영화 결제 정도야 간편하게 할 수 있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으니 접근성 측면에서도 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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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네이키드 플라워’ 는 에로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다. 원래 인물들이 계획하고 원한 것은 아마 아니었던 것 같지만, 사정이 더럽게 꼬이다 보니 그렇게 됐다. 어디 세상 일이 마음먹은 대로 돌아가는가. 돈에 쪼들리는 창작가들은 특히 심하다.

주인공 ‘일구’ 는 영화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가 졸지에 애로 배우와 회사원의 이중생활자가 되어버린 황당한 사정은 다음과 같다. 일구의 대학교 동아리 선배이자 짝사랑이었던 ‘아라’와 우연한 기회에 업무상대로서 만나게 되었는데, 얼마 후 아라 쪽 사람이 투자금을 가지고 날라버리는 바람에 사정이 매우 곤란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투자금을 끌어 모은 쪽은 합법적인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던 조직폭력배로, 말이 좋아 양지로 나오기를 원하는 것이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별반 다를 게 없다. 아라가 협박을 받게 되자 일구는 대뜸 깡패에게 새로운 영화를 찍어 손실을 만회하겠다고 나서는데, 이때 찍으려는 영화가 바로 에로 영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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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막장으로 치닫자 영화사의 고급 인력은 하나둘 발을 빼고, 결국 회사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 일구는 아라와의 인연 때문에 얼떨결에 에로 영화에 출연하게 되는데, 그것도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메인 남자 주인공이다.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급하게 오디션을 열고, 거기서 여자 주인공을 맡게 될 나이스 바디의 신인 여배우 ‘하이’ 와 몇몇 조연, 그리고 ‘배태랑’ 이라는 경력이 의심되는 괴이쩍은 감독까지 함께하여 인물들은 이제 본격적인 에로 영화 촬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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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현장에서는 당연히 므흣한(?) 시추에이션이 난무하는데, 프로 연기자라면 모를까 어디까지나 일반인이었던 일구 입장에서는 옷을 훌렁 벗고 노골적인 성애 행위를 연기하는 데 그렇고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상대인 ‘하이’ 역시 신인으로 일구에게 피상적인 조언을 건넬 뿐 큰 도움은 되지 않는 것 같다.

 

여기에 일구는 여전히 아라를 매우 크게 신경 쓰고 있는데, 아라에게 찝쩍대는 재수 없게 생긴 다른 회사 남자의 존재도 그의 신경을 긁어대고 있다. 일구는 비록 생초짜에 반쯤 억지로 촬영에 임하게 되지만, 역시 이런 만화의 주인공들이 흔히 그렇듯 의외의 재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정신줄을 놓아버린 상태에서 내뱉는 애드리브는 좋은 반응을 얻고, 아라도 은근히 그를 신경 쓰게 된다. 여기에 신인배우인 하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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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관계의, 이제는 청춘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삶의 세태에 찌들어 버린 남녀들의 미묘한 썸과, 에로 영화 촬영이라는 자극적인 배경, 거기에 고명처럼 얹어진 일구의 소심남 탈출시도까지, 어색할 수도 있는 소재들을 적절히 조합하여 야하면서도 단지 말초적인 성에 의존하지 않는 웰메이드 작품이 탄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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