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란, 기대되는 판타지 사극

박성원 | 2018-10-25 23:48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일종의 대체역사물입니다. 보통 대체역사는 SF로 분류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역사 판타지로 보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웹툰 '고란'의 세계에는 반인반수의 유사인종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인간을 초월하는 무력을 지니고 있고, 고려에 의해 '아율'이라는 특수부대로 편성되어 국가를 위해 싸웠지요. 그러나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인간들과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이 일어났고, 결국 인간들에 의해 아율 전체가 토벌당합니다. 고려는 아율이 완전히 멸종됐다고 알고 있었지만, 2대 우두머리(이자 주인공인) '고란'이 9년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고려의 주요 인사들을 암살, 복수를 기획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리뷰를 작성하는 시점에서 14화 정도의 분량이 쌓여있는, 신작이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작품입니다. 도입부만 봐도 제법 스케일이 있는 듯하고,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밝혀진 내용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베일에 쌓인 비밀이 많다고 해서 웹툰의 재미를 가늠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요. '고란'은 지금까지 나온 회차만으로도 수작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그런 작품입니다.




가장 먼저 작화. 여러 번 언급했듯 필자는 글쟁이고 그림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 적도 없기 때문에 인상 감상에 그칠 수밖에 없겠지만, 대다수 웹툰 독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겠죠. 짧게 표현하자면 상당히 분위기 있는 작화입니다. 냉병기를 주고받고 피와 죽음이 난무하는 음울한 만화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어두운 색감에 인물 묘사 또한 뛰어난 편입니다. 기본기가 탄탄한 것처럼 보이는 데다 무엇보다 전투씬이 상당히 좋아요. 너무 허세스럽거나 늘어지지 않고 그렇다고 움직임을 그려내는 실력이 떨어지거나 단순하게 뭉개지도 않습니다. 전반적인 작화의 방향성, 인물, 전투 묘사에 이르기까지 눈이 즐거워지는 웹툰입니다.




다음으로는 캐릭터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주인공 고란을 비롯해서 그의 부하 내지는 동료로 보이는 여러 수인들, 그들의 표적이 되는 고려의 신하들까지, 선악이 모호한 데다 이들 하나하나가 꽤나 인상적이고 개성있게 만들어 졌습니다. 아직까지 진행된 내용이 그리 많지 않아 인물에 대한 평가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5화나 10화가 나올 때까지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는 서사 매체도 널리고 널렸으니까요. 앞으로 밝혀질 수인과 인간들을 둘러싼 과거라든지, 고려 인간 진영에서도 돋보이는 몇몇 인물들까지 앞으로를 기대할 가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려와 수인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배경과 소재를 어색하지 않게 녹여낸 것도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지요. 사실 캐릭터와 작화가 아무리 좋아도 배경과 따로 놀면 좋은 평가를 주기 어려우니까 말이죠. 어두운 분위기의 판타지 혹은 역사 배경 자체를 싫어하지 않는 웹툰 독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살펴볼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 2018 / 09 / 03


웹툰가이드 인기글

추천

누구나 그럴 수 있기에 더욱 공감되는 '우두커니'
김미림 | 2018-11-08
당신의 사연을 그립니다, '밤의 향'
문예준 | 2018-11-08
귀여운 그림체 속 잔혹한 현실, 그리고 희망 '여중생A'
박은구 | 2018-11-08
작은 전쟁, 우수한 작화와 기대되는 스토리
박성원 | 2018-11-07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상냥한 웹툰, '슈퍼 시크릿'
박은구 | 2018-11-07
대한민국 평균체중이 왜 다이어트를? '5kg을 위하여'
김미림 | 2018-11-07
좀비가 되어버린 딸, 그래도 여전히 내 딸, '좀비딸'
김미림 | 2018-11-06
제목과 다르길 바라는 웹툰 '우리 오빠는 아이돌'
황지혜 | 2018-11-06
논현동 로맨스, 적당히 냉소적이라 좋다
박성원 | 2018-11-05
웃다가 울다가 잔망스러운 일상웹툰, '퀴퀴한일기'
김미림 | 2018-11-05
동화와는 전혀 다르다. 늑대인간이 된 여고생 이야기'늑대와 빨간모자'
황지혜 | 2018-11-05
백조와 오리의 진짜 우정 만들기 '소녀의세계'
김미림 | 2018-11-05
블루밍 시퀀스, 퓨어한 백합
박성원 | 2018-11-05
마리포사, 다른 사람의 껍데기를 빌려
박성원 | 2018-11-02
고정관념을 깨부시는 '화장 지워주는 남자'
황지혜 | 2018-11-02
자취를 꿈꾸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필독서, '자취로운생활'
김미림 | 2018-11-02
당신의 귓가에 속삭일 기묘한 이야기, '소곤소곤'
박은구 | 2018-11-02
당신의 취향은 무엇입니까, '성적취향;'
박은구 | 2018-11-02
일탈 : 여행의 즐거움, 남자의 방황
박성원 | 2018-11-01
전생을 넘어 현생으로. 귀신과 인간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귀각시.'
박은구 | 2018-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