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툰게 매력인 사춘기 시절의 사랑, 연놈

문예준 | 2018-10-23 18:00



232작가의 '연애 혁명'이 큰 히트를 친 이후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일상 물이 많아지는 추세이다. 그 명성을 잇고 있는 대표주자, "연놈"이다.


사실 '연놈'은 네이버 베스트 도전으로 시작해 단숨에 정식 연재로 넘어와 상위권을 차지한 괴물 신작으로, '연애 혁명'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다. 두 작품의 공통점으로는 소위 '일진'이라 불리는 아이들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 중/고등학생들의 일상을 소재로 한다는 점, 그리고 '로맨스'라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소 '연애 혁명'과 비슷해 보일 수 있었음에도 독자적인 팬층을 형성해가며 또 다른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두 작품 속 캐릭터들의 성격을 비교해보면, 사랑에 솔직한 '연애 혁명'의 공주영과 달리 '연놈' 속 한시 아는 아직은 서툴고 조심스럽다. 사실 연애 혁명의 가장 큰 포인트는 자림이를 향한 주영이의 '직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주영이와는 사뭇 다른 '한시아'라는캐릭터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마디로 말해, "어디서 본 것 같은데?"가 아니라는 것이다.




작품의 분위기 또한 확연히 다르다. 중고등학생들이 자주 쓰는 비속어와 표현이 적절히 섞여, 그림임에도 어딘가 왁자지껄해 보이는 연애 혁명에 비해, '연놈'의 그림체는 상대적으로 부드럽다. 분명 같은 교실 속 풍경에 같은 표현들을 쓰고 있음에도, 뭔가 조용히 바라봐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웹툰 속 따뜻한 색감과 어딘가 둥글둥글해 보이는 캐릭터들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연애 혁명'은 진지한 장면 속에서도 간간이 웃음을 던져 독자들에게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면, '연놈'은 상대적으로 작품 속 배경이나 분위기 또한 인물들의 감정선의 연장선상에 있어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편이다.


이렇듯, 두 작품의 소재는 다소 비슷해 보일지라도, 두 웹툰을 구성하는 핵심 축들이 큰 차이를 이루기 때문에 '연놈'이 개별적인  팬덤을 형성할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연놈'은 주인공 시아의 과거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작고 약한 탓에 주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하던 중학생 시아의 앞에 소연이가 나타난다. 노는 무리에 속해있던 소연이는 시아를 지켜주고, 시아는 그런 소연이의 모습에 반하게 된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소연이는 자퇴를 하고 이사를 가 버린다. 그렇게 3년이 흐르고 우연히 고등학교에서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은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힘없고 소심했던 시아는 어느새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며 싸움을 일삼는 소위 '일진'이 되어있는 반면, 소연이는 친했던 친구들을 멀리한 채 혼자 조용히 지내려 한다. 두 주인공을 이렇게 극과 극으로 바뀌게 만든 숨겨진 사연 외에도,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로맨스는 학생의 풋풋함과 서툰 연애의 시작이 담겨 있어 독자들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한다. 



자꾸 어긋나는 두 사람의 관계에 전개가 느리다는 혹평을 받곤 하지만, 그만큼 아직 첫 발걸음조차 제대로 떼지 못한 새싹 같은 사이이기에, 앞으로 두 주인공이 마주하게 될 날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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