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 보는 웹툰 추천 - 강풀
한국의 만화가를 대표하는 인물로 이야기를 하자면, 고우영, 이희재, 이현세, 허영만 등의 작가들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출판 만화를 빼놓고, 오로지 웹툰을 대표하는 작가를 이야기 하자면 역시 강풀을 빼놓을 수 없다. 데뷔작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이 영화로, 연극으로 만들어진 만큼 그 작품성도 모두에게 인정받은 작가 강풀! 오히려 이제와서 언급하는 게 미안한 일이 아닐까? 부족한 식견으로나마 거장의 대표작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지려한다.
선정에는 심혈을 기울였으니 아량을 베풀어주시라. 사실 사견을 물어뜯는 맹견은 어디에나 있기에 선정에 고민하진 않았다.
1. 아파트 - 타이밍 - 어게인
강풀이 처음으로 연재했던 공포 만화 [아파트] 영화로도 제작됐었다.
강풀 작품의 제목이 [아파트 - 타이밍 - 어게인]인 게 아니다. [아파트], [타이밍], [어게인] 이렇게 3 작품이다. 이 3작품을 묶어서 추천하는 이유는 3 작품의 세계관이 같고 서로 순서대로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몇 가지 있기 때문이다.
원치 않는다면 별개로 [아파트]만 보고 한 3년 쯤 지나 강풀이 누구인지 잊어버릴 때쯤에 [타이밍]을 봐도 좋다. 이어지기 때문에 매력이 있는 작품들이 아니라, 매력 있는 작품들이 이어지기에 더 매력적인 것이므로.
이른바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미심썰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이 3부작은 어떤 특수한 능력을 가지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1편인 아파트에서는 아파트에서 일어난 괴담 사건을 통해 주인공 중 하나가 능력을 얻게 되는 과정을 다뤘고, 2편인 타이밍과 3편 어게인에서는 이 능력을 통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세계관과 초능력을 연결하는 딜레마가 없기에 나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강풀의 3부작, 감성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한 번 봐두는 게 어떨까?
2. 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 연극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강풀 작품 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 되시겠다.
어느 연령대에게나 노년의 사랑은 감동을 준다. 어째서 우린 그러는 것일까. 우리 내 마음 속에 아직은 감성이 남아있고, 그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주름살이기 때문일까. 이 의문 중 전자에 동의하기에 말한다. 아마 우리들에겐 여전히 감성이 남아있을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 눈물을 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강풀이 그려낸 이 아름다운 이야기에 눈물을 뺄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이것은 아직 감성을 찾지 못한 당신이 이 만화를 봐야 하는 이유 역시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추천 앞에서 내뺄 순 없다.
3. 조명가게
강풀 식 공포물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평하고 싶다.
작년 한 해를 빛낸 올해의 웹툰을 당당하게 차지한 [무빙] 강풀의 감성을 잘 보여주는 [순정만화]와 [바보], 영화화까지 된 [이웃사람] 이 모든 작품을 제치고 강풀 작가의 작품 중 내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조명가게]다. 제대로 된 스토리 전개도 보이지 않는다며 연재 당시 많은 욕을 먹기도 했지만, 끝나고 보면 참으로 분위기부터 연출가지 멋졌던 작품이라 필자는 이 작품에 추천을 던지고 싶다.
특히 아파트 이후로 제대로 된 공포물을 시도하지 않았던 강풀의 긴장감 조성 능력과 소름 돋는 연출 능력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날씨는 춥더라도 아직도 한기가 필요한 당신은 이 웹툰을 보는 게 어떨까?
이 밖에 언급되지 않은 [마녀], [26년 후] [일쌍 다반사] 등의 작품들 역시 좋은 작품임을 알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