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립된 섬에서 살아남기, '돼지우리'

박은구 | 2019-12-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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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기운을 물씬 풍기는 조그마한 섬이다.>

제목부터 상당히 이목을 끄는 웹툰이 있었다. 필자는 신작웹툰 중에 상당히 신기한 제목을 가진 웹툰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당분간 그 웹툰을 볼까 했으나 신작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꺼려지게 되어 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독특한 제목과 이목이 쏠리는 썸네일이 자꾸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결국 필자는 프롤로그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느닷없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웹툰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본 작가의 이름이 있을 것이다. 바로 '김칸비' 작가이다. 돼지우리는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이 작가의 작품이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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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의 주인공이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백사장과 무언가의 잔해들, 그리고 미지의 섬이었다>

갑자기 정신을 차린 주인공, 그가 눈을 뜬 곳은 생전 본적이 없던 무인도였다. 심지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는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자신이 누군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게 섬을 헤매며 무엇인가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눈을 떴는데 그곳은 어딘가의 저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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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자체의 분위기도 이상하지만 이런 이상한 섬의 덩그러니 놓아져 있는 이 저택과 가족은 주인공을 더욱 더 심리적으로 몰아넣는다.>

침대에서 눈을 뜬 주인공은 자신을 이 저택의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가족들을 만난다. 그들을 본 주인공의 첫 느낌은 불안함이었다. 안도감이 아닌 공포라고 해야 할까 알 수 없는 섬의 표류하게 된 과정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런 섬에서 숙박업을 하며 살아가는 가족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한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의 입장에서보면 또 다른 것이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상태도 여간 수상한 게 아니다. 일단 무엇이든 의심부터하고,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될 상황인데 적대심을 드러낸다. 심지어는 아무런 기억조차 가지고 있지 않고, 어딘가 조급해보는 것이 더욱 수상하다. 가족들은 주인공에게 크게 적대감을 표출하지는 않지만 섬에 대한 정보는 일절 제공하지  않는다. 그럴수록 주인공의 의심과 공포는 더욱 더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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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한 외모하신다. 누군가를 닮은 것같지만 그건 착각일 것이다.>

주인공의 눈에는 가족 전부가 이상해 보인다. 일단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음이 틀림없어 보이는 아버지는 독실한 종교인인 것같다. 밥을 먹을 때나 무엇인가를 할 때 어김없이 기도를 하고, 그의 말 한 마디면 시끄럽게 떠들던 가족들이 전부 조용해진다. 심지어는 주인공에게 더블 배럴 샷건을 설명해주며 은근히 위협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한 행동은 자신이 이 섬에서 어떠한 존재인가를 무의식적으로 각인시키려는 것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는 자신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시도때도 없이 화장을 하고, 자신이 한 요리에 대해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요리에 대해서 평가를 받고, 칭찬을 받길 원하는 것 같다. 그 요리가 무엇인지도 모르겠지만 주인공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그들 슬하에는 세 명의 남매가 있다. 오빠 한 명과 여동생 두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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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하게 생긴 외모에 비해 지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로 인해서 어떤 돌발행동을 알지 알 수가 없기에 더욱 예측이 가지 않는 인물이다.>

첫째인 오빠는 어딘가 어벙하다. 지적으로 떨어지는 듯 한 모습을 보인다. 강박증세를 보이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말이 어눌하다. 또한 매일 낫을 들고 다니며 어딘가를 배회하는데 그 모습이 심상치 않다. 한 번은 주인공이 첫째 여동생인 로미의 책을 주워서 들고 있었는데 그걸 본 오빠는 주인공이 로미를 죽였다고 오해했다. 아주 단순한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쨌든 그렇다. 미친놈이다. 로미를 죽였다고 판단한 그는 들고있던 낫을 쥔채 주인공을 향해 다가왔고 주인공은 그 모습을 보고서 자신을 위협한다고 느꼈다. 분명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둘째인 로미는 그나마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유일한 정상인으로 느껴진다. 말을 하는 것도 그렇고, 아.. 외적으로 상당히 미인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더욱 호감을 갖는 것일 수도 있겠다. 상당히 노출이 심한 옷차림을 하고 있고, 유일하게 주인공과 대화가 통하는 듯 하다. 심지어는 이 섬에서 나가고 싶다고 말하였고, 자신은 그들의 진짜 가족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주인공은 그 사실을 냉큼 믿었고 그녀를 자신의 아군으로 판단했다. 그저 주인공 멋대로 그녀가 이 섬에서 학대받고 있다고 결론을 내어버린 것. 그러나 그마저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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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평범한 자매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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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보야도 노골적으로 유혹하고 있음이 티가 나지만 주인공은 그런 걸 느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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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도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 하다.>

여동생도 절대 정상이 아니다. 밥을 먹을 때도 그렇고,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상당히 폭력적인 성향을 띤다. 스스로가 말하기로는 도축을 직접한다고 한다. 저 어린 꼬마애가 개미를 죽이는 것도 힘들 나이에 스스로 동물을 도축한다? 성인도 도축은 커녕 보는 것조차 힘들어 할만한 일을 직접한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확실히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임이 틀림 없음을 확실한 주인공은 자신이 살기 위해 섬을 탈출하려하지만 알면 알수록 이곳을 탈출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급한대로 주방에 있는 칼을 훔쳐 자신의 방에 숨긴다. 그러나 당연히 외부인은 주인공 밖에 없으니 안 걸릴 수가 있을까. 그렇게 주인공은 점점 고립되고, 서서히 가족들은 그의 숨통을 죄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