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텔레파시로 서로의 외로움을 보듬다, <신비>

나예빈 | 2020-10-0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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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 이가람 작가의 인터뷰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파스텔톤의 파란색 머리카락이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기자는 가람에게 그림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해서 가람이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에 대해서요. 가람은 어릴 적부터 따로 그림 그리는 것을 배우지 않았지만, 곧잘 그림을 그리고 그림 그리는 일을 즐겼다고 말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였습니다. 그림을 보여드리면 화답하듯 보여주시는 어머니의 미소. 그것이 가람의 원동력이었죠. 하지만 가람은 아주 어릴 적 어머니를 하늘로 먼저 떠나보냅니다. 가람은 큰 슬픔도 더 이상 어머니가 아프지 않을 수 있는 곳으로 가셨다며 어른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걸까요. 어머니의 오랜 친구분께서 가람을 맡아 길러 주셨습니다. 참으로 어렵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죠. 이 상황에서도 가람은 엇나가지않고 바르게 자랍니다. 가람이 그려내는 그림처럼 따뜻하고 아름답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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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 대학생이 된 가람은 어머니의 오랜 친구에게서 독립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친구분이 부담을 준 것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아들처럼 가람이를 대해주셨고 오히려 가람이의 이른 독립을 반대하시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친구분의 아들은 가람이를 진정으로 형제로 대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죠. 그래도 가람이는 더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습니다. 결국 둘은 합의점을 찾습니다. 친구분의 어머니, 가람이에게는 할머니로 불리었던 분의 집을 가꿔주는 일을 맡으며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 그곳에는 이제 아무도 살 지 않으니 가람이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라 친구분께서 판단한 것입니다. 가람은 그렇게 할머니 댁으로 내려가 홀로 살아가게 됩니다. 아름답게 잘 유지된 집 안에서 목욕을 하던 가람. 반짝이는 구슬 하나를 발견하고는 호기심이 생겨 이리저리 구경합니다. 구슬에 물이 닿은 그 순간 알 수 없는 신비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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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존재는 그 좁디좁은 구슬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는 곧장 가람이를 흡혈귀처럼 물었죠. 가람이는 그 구멍에서 텔레파시가 통함을 느낍니다. 무전기의 안테나 같이요. 신화 속에서나 볼 법한 모습을 하고 있던 신비한 존재는 점점 사람의 모습을 갖춰 갑니다. 이 신비한 존재의 이름이 바로 <신비>입니다. 본래 가지고 있던 이름은 아닙니다. 이름을 가지고 싶다는 요청에 가람이 지어주었죠. 가람은 이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그 순수함에 점점 마음을 엽니다. 신비는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고, 대식가이며 가람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신비가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본사람이 가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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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은 본능적으로 신비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으로 오인할 정도로 신비로운 모습을 하고 있기에 괜히 들켰다가 나쁜 일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까요. 세상을 잘 모르는 신비만큼은 아니더라도 가람이 역시 순수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외계인이나 괴생명체라며 내쫓을 수도 있지만, 신비라는 이름까지 붙여주고 지켜주려고 하니까요. 다행히 둘이 지내는 시골집이기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가람이와 형제처럼 지냈던 진이가 주말을 맞아 가람이를 보러 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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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이는 신비의 존재를 들키지 않으려 진이와 함께 집 밖으로 나가 시간을 보냅니다. 술을 많이 마시게 하여 정신을 잃게 하는 것이 가람이의 계획. 하지만 둘이 함께 술을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니 점점 거나하게 취해갑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진이 뿐만 아니라 가람이도 함께 취해간다는 것이었죠. 결국 아주 늦은 시간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 둘. 대문을 열자 무서울 만치 검게 변해버린 눈동자를 가진 신비가 보입니다. 신비는 마력을 써진이의 기억을 지워버립니다. 그렇습니다. 혼자 남겨진 신비는 자신을 제어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둠에 휩싸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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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와 가람이는 목에 난 구멍, 그러니까 신비가 물어 상처가 남은 그 구멍으로 텔레파시를 주고받지만 사실 그 구멍 말고도 둘의 매개체가 있습니다. 바로 외로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너무나도 다양하지만 아마 그 중에서도 가장 다루기 힘든 것은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간을 무력하게 만들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니까요. 외로움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악마의 주문과도 같습니다. 신비는 오랜 시간 동안 구슬에 갇혀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외로움을 느낀 것은 가람이도 마찬가지였죠. 물론 신비처럼 구슬에 갇히지도, 홀로 자라나지 않았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그 마음이 가람이를 외롭게 만들었을 겁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니까요. 둘은 외로움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가까워집니다. 가람이는 신비를 위해 이곳에 평생 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뮤즈가 되어 달라 부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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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구슬은 한 개가 아니었습니다. 신비 말고도 여러 구슬이 집 안에서 발견되었죠. 신비는 구슬 안에 갇힌다는 것이 어떠한 느낌인지 잘 알아 그들을 구해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가람이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렇지 않아도 신비가 생겨 자금난과 같이 현실적인 문제도 생겼고, 그 많은 구슬을 깨운다고 할 경우에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가에 대해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람이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친구들을 구해주고 싶은 신비. 가람이는 그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구슬을 깨우기로 마음을 먹지만 이상하게 물에 닿은 구슬들이 산산이 조각나고 맙니다. 정말 이제 신비에게는 가람이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 가람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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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서로에게 스며들어 가는 둘. 이들 사이에 공유되는 텔레파시를 가로막는 어둠의 존재가 나타나며 앞날에 먹구름이 낍니다. 이 사람은 대체 누구길래 이 둘을 갈라놓으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 흥미진진한 전개는 네이버 웹툰 <신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