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귀신을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은 설렘뿐, <설공찬전>

나예빈 | 2020-10-2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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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렸을 적부터 귀신을 너무나 무서워해 귀신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게 된 남자가 있습니다. 겁이 너무나도 많다는 이유로 사촌들에게 괴롭힘의 표적이 된 '설공찬'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사촌들은 공찬이 겁이 많아 이겨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 어린아이를 옷장에 가두고는 사라지곤 했습니다. 어찌 보면 위험할 수도 있는 장난. 그런 극강의 무서움에서도 설공찬이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바로 디카프리오였습니다. 네, 맞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할리우드 배우 디카프리오.
일찍부터 자신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공찬에게 디카프리오는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사람이자 이상형이었거든요. 힘들고 무서운 일이 있을 때마다 디카프리오를 떠올리면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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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에서 겁에 떨던 공찬은 커서 공포소설 작가가 됩니다. 음식도 먹어본 사람들이 잘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겁에 많이 질려본 공찬은 어느 포인트에서 사람들이 두려움을 비롯해 무서움을 느끼는지 잘 알고 있었죠. 덕분에 정식연재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꽤 마니아층이 생겨가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소설에 대해 생각하며 이 골목에서 어떠한 귀신이 튀어나오면 무섭다고 상상을 할 때였습니다. 공찬 자신이 상상 속에서 그린 귀신이 눈앞에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귀신을 보는 잘생긴 남자 영민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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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귀신을 계기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둘이 같은 건물에 살고, 영민이 공찬이 쓴 소설에서 나오는 귀신이 계속해서 자신 앞에 튀어나와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죠. 정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이 소설 속에서 그리는 대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괜한 죄책감이 드는 공찬입니다. 그렇다고 애정을 가지고 써왔던 소설을 한순간에 포기하기란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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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을 했던 것처럼 공찬은 오래전부터 자신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민의 경우는 아니었죠.
공찬은 자신이 만들어낸 귀신 때문에 영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에 죄책감이 들어 함께 시간을 보내주지만, 영민이 무심결에 하는 행동 하나하나 때문에 설렘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꽃을 보니 공찬이 생각이 나서 사 왔다면서 잘 어울린다는 말과 함께 건네기도 하죠. 공찬은 영민에게 저와 같이 남자를 좋아하냐고 묻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쉬운 말이 아니기에 꾹꾹 눌러 담은 채로 꽃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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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감정과는 별개로 둘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죠. 바로 시도 때도 없이 귀신이 튀어나오는 것. 우연한 계기로 공찬이 어떠한 행동을 하니 귀신이 사라졌고 둘은 그 어떠한 행동이 대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애를 씁니다. 마법 주문을 외워보고, 사라지라고 애원을 하거나 화도 내보았지만 정확한 그 퇴마 행동을 알 수가 없었죠. 그렇게 공포 속에서 시간만 가나 싶더니 공찬 혼자 정답을 알게 됩니다. 바로, 설레는 것. 영민에게 설렘을 느끼면 귀신이 사라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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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찬은 자신의 이런 마음과 해결 방법을 찾고 나서도 쉽사리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남자인 자신이 남자인 영민을 좋아한다는 그 사실 하나 때문에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축복받고 응원 받아야 할 일인데 왜 이렇게 고민을 하고 숨겨야만 할까요. 공찬은 억지로 자신의 마음을 꾹꾹 누르려고 애를 쓰지만 브레이크도 없이 들어오는 영민의 행동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빨리 심장이 뜁니다. 결국 영민이 선택한 것은 도망치는 것. 소설 속에서 귀신을 최대한 빼고 인물의 감정선을 주로 전개시켜 영민이 최소로 귀신과 마주치게 하고 자신 역시 둘만 있는 시간을 줄여나가려 애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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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랑이, 그 숭고한 감정이 마음대로 될 리가 있나요. 공찬이 도망가려고 애를 쓸 때 영민도 자신 내부에서 일어나는 큰 변화를 알게 됩니다. 세상 사람들의 편견이나, 다수가 하지 않는 행동을 했을 때에 벌어지는 머리 아픈 일들을 걱정하는 공찬과 달리 영민은 역시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변화를 느끼자마자 곧바로 고백하죠. 공찬은 쓰러질 만큼 놀라 영민을 달래보려고 애를 씁니다. 아마 소설 속 주인공이 게이로 그려지기도 하고, 소설 속 귀신을 본다는 너무나도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다 보니 자신의 감정과 소설 속 상황을 혼동에 그런 결론을 내린 것 같으니 소설과 거리를 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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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아닌 것 같다고 말을 하지만 영민은 조금도 변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실 영민 캐릭터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영민은 누구보다 상황의 변화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귀찮으니까, 관심이 없으니까 모른 척 신경을 안 쓰다 보니 둔해 보이는 것이죠. 영민은 자신이 공찬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뒤로 물러나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에 집에 들어와 살라고 제안을 하죠. 어차피 둘만 귀신을 보고, 공찬이 영민과 함께 있어 설렘을 느끼면 귀신을 내쫓을 수 있으니 나쁠 것 하나 없다고요. 공찬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인생에 큰 변화를 자기가 일으킨 것은 아닐까, 잠깐 스치는 찰나의 감정은 아닐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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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튀어나오는 귀신과 그 귀신들 때문에 조금의 틈도 없이 찰싹 붙어있는 둘. 아무래도 둘이 공통으로 무서워하는 요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달달한 장면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됩니다. 한 쪽이 마음을 애써 정리하려고 하는 장면에서 독자들은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귀신이 계속해서 나타나니 멀리 도망도 못가 밀고 당기기가 제대로 되어 한시도 긴장을 놓칠 수가 없어 더 매력적이죠. 이렇게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둘의 달콤 오싹한 로맨스 스토리가 듣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다음 웹툰으로 오세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시간이 가버려 오싹함을 경험할 수 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