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껍데기가 전부인 세상, 그 끝은 어디?, '껍데기'

김미림 | 2018-10-30 15:55

다음 웹툰 '껍데기'는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붉은색과 파란색 등 강렬한 색채로 가득한 배경들이 눈길을 끌었고 소재가 눈길을 끌었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든 듯한 느낌의 껍데기는 여주인공 '한태희'와 남자주인공 '김도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한태희는 못생긴 외모로 평생 남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와 자존감이 낮고 자신의 외모를 부끄러워하는 20대 여성이다.




어디서든 태희의 외모를 보며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그로 인해 받지 말아야 할 상처까지 받으며 그녀는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할 정도이다.

그러던 중 태희는 도하의 성형외과에 상담을 하러 갔다가 우연한 기회에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여성들을 성형수술로 메이크오버시켜주는 미인 프로젝트 TV 쇼 경국지색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되고, 이후 원래 태희의 얼굴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변신하게 된다. 

경국지색  이후 태희는 예뻐진 얼굴과 멋진 몸매로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등 180도 달라진 삶을 살게 되고, 도하와 연인 사이까지 되지만 행복할 줄만 알았던 예쁜 여자로서의 삶은 생각과는 다르다. 




한편 성형외과 의사 도하는 잘생긴 외모에 재벌 2세의 완벽한 남자로 경국지색에 출연했던 모든 여성과 염문을 퍼뜨리기도 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완벽하게만 보였던 그에게 비밀이 있었으니, 그에겐 전 여자친구 '윤선영'에 대한 그리움과 짙은 상처가 드리워져 있었고 그로 인해 모든 여자를 선영이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경국지색이란 TV쇼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도하와 선영의 과거가 드러나고 그의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수군거림으로 도하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 태희는 점차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 웹툰에서 남자주인공 도하 외에 태희와 관련된 또 다른 남자 캐릭터들이 있는데, 바로 '김민재'와 '이수영'이다.

민재는 태희가 성형수술로 외모가 변하기 전 태희의 남자친구로 그들의 관계는 민재가 태희에게 무조건 받기만 하는 일방적인 관계로 그려졌으며, 한마디로 세상에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천하의 나쁜 놈이다. 민재는 태희에게 붙어 돈을 받아가고 집도 빌붙어 살고 있지만, 항상 자신의 잘난 외모에 대한 자신감으로 태희를 무시하고 인간 이하 대접을 한다. 




그와 반대로 수영은 모임에서 만났던 친구로 항상 태희에게 자신감을 주고 응원해주며 편견 없이 태희를 바라봤던 유일한 사람이다.

태희는 성형수술 뒤에도 마음 기댈 곳이 없자 항상 진심으로 대해줬던 수영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물들이 뒤얽혀 전개되는 경국지색은 읽으면서 다음에 또 무슨 비밀이 터질까 봐 긴장감을 주면서도 한편으론 다 읽고 나면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작품이다.



항상 외모로 인해 주눅 들어 있던 태희가 처음으로 당당함을 보여주는 장면은 TV쇼 경국지색에서 성형수술을 마치고 변신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섰을 때인데, 그때 태희는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내가 내 얼굴을 포기한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에요.........(생략) 적어도 외모로 상처 주지 말라는 거에요. 사회가 외모로 차별을 하고 가해를 하기 때문에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성형을 택하는 현상이 생긴거에요.......(생략) 저는 여러분이 만든 결과에요." 

하지만 이러한 소신 발언 역시 어떤 이들은 태희에게 응원을 보내지만, 어떤 이들은 소위 악플을 통해 익명성으로 이유 없는 비판과 야유를 보낸다.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고, 성형을 소재로 한 웹툰은 그동안도 여럿 있었다.

최근 드라마까지 방영된 '내ID는 강남미인'이 그 중 대표적일 텐데, 두 웹툰을 비교하더라도 경국지색은 더 어둡고 비관적이며, 비현실적인듯하지만 극히 현실적이며 가끔은 섬뜩하기도 하다.




도하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선영이와 똑같은 사람을 만들기 위해 성형을 하고 그 여성들의 얼굴은 모두 비슷비슷했지만, 도하의 만족도를 채우진 못한다. 하지만 어느 날 선영이와 목소리와 키, 생일까지 같은 태희를 만나게 되며 그는 다시 한번 완벽함에 대한 꿈을 꾸게 되는데, 태희의 조건을 보고 선영과 똑같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품고 미소를 짓는 도하의 모습은 섬찟하고 무섭게 느껴진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도하에게 진짜 선영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지고 그녀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더 깊어질 뿐인데 아픔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 칠 수록 오히려 더 상처가 깊어지고 커지는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는 변했지만 태희의 내면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부족한 자신감은 쉽게 채워지지 않고, 도하와 연인 관계가 되고 나서도 혹시나 도하가 자신을 떠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도하의 눈치를 살핀다. 또 사회 역시 쉽게 변하지 않는다.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태희를 냉대했던 사회는 이제 태희의 외모가 바뀐 뒤에도 성형 괴물, 성형녀라는 타이틀을 씌워 갖가지 이유로 그녀를 비난하고 헛소문을 만들어 내어 그녀를 절벽 아래로 끌어내리려 한다.




태희 이전에 경국지색에 출연했던 모두가 그런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태희가 나타나기 전 경국지색 출연자로 모두의 관심을 받았던 '조은지'는 태희로 인해 광고에서도 잘리고, 도하와의 연인관계도 끝나게 된다.

모든일이 예상됐던 일이지만 그녀는 결국 태희앞에 나타나 그녀를 원망하고, 태희에게 선영의 존재를 알려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처음 태희는 자신이 못생겼기 때문이라고, 모든 것이 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죽음을 결심할 정도로 좌절에 빠지게 된 것도 얼굴이고, 다시 살기로 마음먹게 된 것도 얼굴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뻐지기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 이후에도 해결된 건 하나도 없고 오히려 더 힘들고 복잡하기만 하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못생긴 사람은 예뻐지고 싶어 하고, 예쁜 사람은 더 예뻐지고 싶어 한다.

못생김과 예쁨의 기준도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그 절대적인 기준이 과연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사람들은 끝없이 예뻐지고 싶어 노력하고, 예쁜 사람에 대한 찬양을 멈추지 않는다.

대체 그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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