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정원 - 미소가 지어지는 웹툰
아스팔트 정원. 어쩐지 가슴이 탁 막히는 느낌을 주는 제목이다. 그러다가도 아스팔트 정원을 곰곰이 떠올려 보면 삭막한 도시에서 피어나는 싱그러운 텃밭과 화분들이 떠오르고 이내 미소가 지어진다.
이 웹툰은 어쩌면 우리 어머니 세대들이 보시는 드라마와 많이 닮아있다. 뻔하지만 현실과는 조금은 다른 행복한 결말, 권선징악 이런 요소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세대를 막론하고 이런 설정에 우리는 매료되는 게 아닐까. 아침 드라마와 비슷한 설정, 금수저 물고 태어난 집에서 한순간에 가난해진 여주인공이 그 금수저를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
주인공 설아는 집이 폭삭 망하고 나서 엄마와 함께 일반 주택가로 들어왔다. 그녀가 사는곳은 옥상집.. 옆집 이웃 준식이와 소꿉친구이며 어머니와도 가족처럼 살갑게 지낸다. 어렸을 적 아프리카에서 잃어버린 오빠를 대학생이 되고 난 뒤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여동생이 기억하는 오빠의 듬직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오빠는 언어도 다르고, 행동도 원시적이다. (가령 배고프다며 설아의 강아지 브라우니와 함께 사냥을 나가서 비둘기를 잔뜩 잡는다던지..) 살짝 철이 없는 엄마는 난폭하게 변해버린 오빠를 받아들일 수 없고 철이 없는 엄마에게서 제대로 된 모정을 받아본 적 없는 여주인공은 쌀쌀맞다 싶을 정도로 어른스럽고 철이 들어버렸다.
어릴 적 추억 속의 오빠에게 이것저것 최선을 다해보는 여자 주인공.. 그녀는 명문대 의대에 재학 중으로 그녀의 어머니와는 달리 가족들이 그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학교를 졸업하면 가족들의 소유인 병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주인공.. 그녀는 오빠의 기억을 되살리고 다시 행복한 삶을 살수 있게 될까? 대학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하고 상큼한 일상들과,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의 문제도 담고 있고, 그 밑에 깔린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문제, 성희롱 같은 문제들도 간간이 깔려있다. 어쩌면 굳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얄밉다기보다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우리의 삶과도 많이 닮아 보인다.
소녀풍의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몽글몽글한 느낌을 주는 스토리도 이상하리 만치 마음이 따스해진다. 복잡하고 힘든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다른 상황에 몰두할 수 있는 좋은 스토리는 항상 심플하다. 너무 어려운 스토리는 오히려 머리가 복잡하지 않을 때 봐야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다양한 결론이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이 웹툰은 오히려 그래서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 같은 생각을 오히려 풀어주게끔 만들어준다. 아주 기분 좋게 한입 베어먹는 티라미수 케이크 한 조각처럼.
또 여성 독자들이 열광하는 소꿉친구와의 로맨스 그야말로 심쿵할만한 소소한 소재도 간간이 등장한다. pc에서 감상하면 모바일이나 태블릿에서는 들을 수 없는 서정적인 멜로디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멜로디이니 만큼 꼭 한번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이상하게도 이 웹툰의 스토리와 제목이 묘하게 어울린다. 정원이 주는 따스하고 포근한 기분 좋은 느낌이 있으면서도 또 아스팔트처럼 삭막한 면도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스팔트를 도시 더 나아가 우리가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본다면 그래도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건 우리만의 정원을 가꾸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