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1970.01.01
<설국>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묘사<br> <br> <설국>은 일본에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1968년,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가와바타를 지명하며, 그 결정의 가장 큰 이유로 일본인의 마음의 정수(精髓)를 뛰어난 감수성으로 표현하는 서술의 능숙함을 들었다. 그러나 이 작품이 단순히 일본 전통을 말하는 것에 그쳐 있었다면 여러 나라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br> <설국>은 눈 지방의 정경을 묘사하는 서정성 뛰어난 감각적인 문체를 우선 특징으로 한다. 가와바타는 작품의 모티프를 주로 풍경에서 얻었다. 이 소설의 구체적인 배경은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일본 니가타(新瀉) 현 에치고(越後)의 유자와(湯澤) 온천인데, 가와바타는 이곳에 직접 머물면서 이 작품을 집필했다. 원래 『설국』 은 처음부터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구상된 것은 아니었다. 가와바타는 36세 때인 1935년에 단편 「저녁 풍경의 거울」을 썼고, 이후 이 작품의 소재를 살려 띄엄띄엄 단편을 발표했다가, 그것을 모아 완결판 <설국>으로 1948년에 출간했다. 요컨대 그는 무려 12년이라는 기간 동안 섬세하게 다듬어 <설국>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조각해 낸 것이다. 그러다보니 <설국>에는 이 눈 지방의 자연 풍경과 풍습,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정교하게 아로새겨져 있다. 눈 지방의 계절의 변화를 묘사해 내는 가와바타의 문체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섬세하다.<br> 그러나 이 작품은 인물과 배경 묘사에 치밀한 데 반해, 그 안에 두드러진 줄거리가 없다는 것이 또 특색이다. 눈에 띄는 줄거리 없이, 이 소설은 눈 지방의 정경을 배경으로 하여 등장인물들의 심리의 추이에 따라 하나의 상징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는 분명 현실 세계와는 다른 어떤 것이다. 바로 떠도는 여행자의 세계,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결국에는 변함없이 그대로인 자연에 비해 필멸의 유한한 인간 존재를 자각하게 하는 허무의 세계이다.<br> <br> 아름다운 자연과 유한한 인간 존재, 정열과 허무 사이의 대비<br> <br>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세 명이다. 부모가 남겨준 재산을 가지고 무위도식하며 여행을 다니고 있는 시마무라, 눈 지방에서 게이샤로 살며 애처로울 정도로 열심히 시마무라를 사랑하는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여자 고마코, 그리고 사랑하는 일에 온몸을 던지는 아름답고 순수한 소녀 요코. 시마무라는 고마코에게 마음이 이끌려 그녀를 만나러 눈 지방의 온천장으로 찾아간다. 하지만 고마코가 그에게 보이는 정열적인 애정을 모두 헛일이라며 그저 방관하며 바라볼 뿐이다.<br> <br> 시마무라는 공허한 벽에 부딪는 메아리와도 같은 고마코의 소리를, 자신의 가슴 밑바닥으로 눈이 내려 쌓이듯 듣고 있었다.<br> 정열적으로 사랑을 하고 열심히 삶을 영위하는 두 여인의 모습에 시마무라는 이끌린다. 이 두 여인은 여행을 다니며 한번 보지도 못한 외국무용으로 소일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 못한 시마무라를 현실 세계로 이끄는 열쇠 같은 존재들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시마무라가 지닌 허무의 벽에 부딪혀 그저 튕겨져 나올 뿐이다. 그리고 시마무라가 지닌 그 투명하지만 확고한 허무라는 거울에, 고마코와 요코의 열정적인 삶, 순수한 생명은 처연하리만치 선명하게 비친다.<br> 시마무라는, 일찍이 부모를 잃고 함께 살던 조부모마저 세상을 뜬 후 어린 나이에 고아로 살아야만 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 자신이 평생 벗어날 수 없었던 죽음의 그림자와 고독, 허무 의식을 그대로 대변하는 존재이다. 그런 까닭에 결국 시마무라는 현실 세계로, 고마코의 사랑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만다. 그러나 실상 인간은 원래 그렇게 고독하고 허무한, 유한한 존재가 아닌가. 무엇보다 자연과 분리되어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고독한 현대인의 모습이 바로 그러하지 않은가. 고마코와 요코 앞의 시마무라, 바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 대비되는 유한하고 고독한 그 모습이 바로 <설국>이 그려내는 현재의 인간이다.<br> <br> <설국>은 눈 덮인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 위에, 그러한 자연과 대비되는 유한한 인간 존재를 주인공의 내밀한 의식의 목소리로 형상화시키고 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설국>은 단순히 어느 지방의 이름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상징의 세계 그 자체이다. 단순히 줄거리만을 읽어내리려 한다면 그 깊이와 맛을 전혀 짐작할 수 없기에 그 어떤 작품보다 정독이 필요한 고전이 바로 <설국>인 것이다.
웹툰가이드 인기글
[뉴스] 넷플릭스, 웹툰 원작 새 오리지널 '지옥' 제작발표회 진행
[인터뷰] <취사병 전설이 되다> 이진수 & 제이로빈 작가 인터뷰
[리뷰] 나를 살인자라 손가락질한 당신들은... 무죄입니까? <당신의 과녁>
[리뷰] 제목 그대로... <내 맘대로 이세계 최면!>
[인터뷰] <내과 박원장> 장봉수 작가 인터뷰
[리뷰] 여성들이 만들어나가는 국극 이야기, <정년이>
[리뷰] 악연으로 만난 두 사람의 특별한 동거, '집이 없어'
[리뷰] 건물주 누나, 바보같이 착한 누나와
[리뷰] 두 번의 청춘이 있다는 기발한 설정, '회춘'
[리뷰] 아프니까 병원이다 - 병원에 가 본사람이라면 공감한다
[리뷰] 동아리, 올해의 성인 웹툰 최대 기대작
[리뷰] 싱그러웠던 그 날의 추억들, <그 해 우리는 - 초여름이 좋아>
[인터뷰] <내일도 출근!> <비밀사이> 맥퀸스튜디오 작가 인터뷰
[리뷰] 그곳에도 아침이 와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리뷰] 와난 - 어서오세요 305호에
[리뷰] 하르모니아, 지상의 천국에서 지옥의 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