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20.03.13
그녀는 조하진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를 만났다.<br/><br/>“조하진 씨 맞습니까?”<br/>“네.”<br/><br/>모든 것을 꿰뚫어 볼 것 같은 시선이 닿았다.<br/><br/>“비가 많이 오네요.”<br/><br/>하진이 화제를 돌리려 입을 열었지만 그는 대답이 없이 그녀를 응시했다.<br/>헛웃음이 나왔다. 질문의 의도, 침묵과 그의 눈빛의 의미를 이제 알 것 같다.<br/>대화를 이어 갈 의지가 없다는 것, 그것은 아마도 이 남자의 의중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이겠지.<br/><br/>“음, 그냥 제가 별로라면 비 구경하면서 차 한잔 마시는 걸로 생각하세요.”<br/><br/>하진이 고요한 눈빛으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br/><br/>“그런 표정 좀 불편해서요.”<br/><br/>하진의 무덤덤한 말에 태성의 눈빛이 흥미롭게 반짝였다.<br/><br/>“내 표정? 읽었어요?”<br/><br/>태성이 입매를 당기며 물었다.<br/>당연하지.<br/>하지만 대답하지 않고 그를 무시한 채 하진이 다시 창으로 시선을 돌렸다.<br/>이건 소심한 복수다.<br/>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br/><br/>그녀는 조하진이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를 다시 만났다.<br/><br/>“조하진 씨?”<br/><br/>하진이 멈칫했다.<br/><br/>“뭐라고 했어요?”<br/><br/>그녀는 최대한 무덤덤하게 되물었다.<br/><br/>“조하진 씨말이야. 네 언니. 얼마 전에 조하진 씨와 선을 봤어.”<br/><br/>그때 주문한 와인이 나왔다. 당황스러움을 들키기 전에 잠시라도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br/><br/>“조하진 씨와 선을 본 것에 대해선 사과하고 싶어서.”<br/><br/>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의 태성이 하진의 빈 잔에 와인을 채우며 말을 이었다.<br/><br/>“언니 아니에요.”<br/><br/>미소를 지은 하진이 그를 바라보았다.<br/><br/>“왜 그래요?”<br/><br/>불길한 예감에 하진이 물었다.<br/><br/>“잤거든. 네 언니랑.”<br/><br/>익숙해져 버린 그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조하진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를 만났다.“조하진 씨 맞습니까?”“네.”모든 것을 꿰뚫어 볼 것 같은 시선이 닿았다.“비가 많이 오네요.”하진이 화제를 돌리려 입을 열었지만 그는 대답이 없이 그녀를 응시했다.헛웃음이 나왔다. 질문의 의도, 침묵과 그의 눈빛의 의미를 이제 알 것 같다.대화를 이어 갈 의지가 없다는 것, 그것은 아마도 이 남자의 의중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이겠지.“음, 그냥 제가 별로라면 비 구경하면서 차 한잔 마시는 걸로 생각하세요.”하진이 고요한 눈빛으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그런 표정 좀 불편해서요.”하진의 무덤덤한 말에 태성의 눈빛이 흥미롭게 반짝였다.“내 표정? 읽었어요?”태성이 입매를 당기며 물었다.당연하지.하지만 대답하지 않고 그를 무시한 채 하진이 다시 창으로 시선을 돌렸다.이건 소심한 복수다.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그녀는 조하진이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를 다시 만났다.“조하진 씨?”하진이 멈칫했다.“뭐라고 했어요?”그녀는 최대한 무덤덤하게 되물었다.“조하진 씨말이야. 네 언니. 얼마 전에 조하진 씨와 선을 봤어.”그때 주문한 와인이 나왔다. 당황스러움을 들키기 전에 잠시라도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조하진 씨와 선을 본 것에 대해선 사과하고 싶어서.”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의 태성이 하진의 빈 잔에 와인을 채우며 말을 이었다.“언니 아니에요.”미소를 지은 하진이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래요?”불길한 예감에 하진이 물었다.“잤거든. 네 언니랑.”익숙해져 버린 그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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