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20.03.20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현재와 과거를 조명한 《한 명》, 2018년 7월, 위안소에 살고 있는 임신한 열다섯 살 소녀의 삶을 그린 《흐르는 편지》의 저자 김숨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직접 증언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소설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일본군‘위안부’ 피해 진상 규명과 책임 규명을 위해 평생 싸워온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를 저자가 묻고 답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거쳐 소설로 창작한 작품이다. 화자 김복동은 열다섯 살에 군복 만드는 공장에 가는 줄 알고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시 대만, 광동, 홍콩, 수마트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끌려 다니며 ‘위안부’ 생활을 하게 됐다. 그러다 스물두 살에 싱가포르에서 해방을 맞았고, 자신을 찾아온 이종 형부를 따라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돌아가면 모든 것이 잘될 줄 알았던 김복동 앞에 놓인 현실은 그러나 녹록하지 않았다. 농사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함바집, 횟집 등에서도 험한 일을 하면서도 새벽마다 절을 찾았다. ‘위안소’에서 맞은 606호 주사 탓에 불임이 될 줄도 모르고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끝없이 기도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니면서 죄책감 때문에 마음 놓고 남자를 사랑할 수 없어 37년이나 함께 산 남자가 있었음에도 평생 혼자 산 것만 같다고 말하는 그녀는 ‘위안부’로 농락당하고 훼손된 자신의 7년의 세월이 이후 자신의 삶을 혼자인 것으로 만들었다. 결국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예순두 살에 ‘위안부’로서의 삶을 고백했으나 이후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가족들의 외면이었다. 김복동은 평생 외로웠고 평생 쓸쓸했다. 국가가, 사회가, 우리가 침묵한 탓이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않아 가족마저 외면했던 아픔을 이제라도 공감하고 늦었지만 이들이 느낄 수 있을 살아 있음의 기쁨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것을 살아 있는 목소리로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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