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 은밀하게 (외전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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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은밀하게 (외전포함)
YES 24
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7.10.23
너에게 나는 지워진 기억이지만,<br/>나에게 너는 첫사랑이었다.<br/><br/>골목길,<br/>커피 향기에 이끌려 들어간 카페에서 <br/>우연히 다시 만난 수혁과 유진.<br/><br/>커피 맛처럼 씁쓸하고 커피 향처럼 깊은 그들의 이야기<br/><br/>*<br/><br/>“…근데 왜 온 거야? 이 시간에?”<br/>“너랑 하고 싶은 게 있어서.”<br/>“…응?”<br/>“새해 첫날부터 엉뚱한 여자랑 하고 싶지는 않아서 말이야.”<br/><br/>유진은 얼음처럼 딱딱하게 굳은 채 어금니에 힘을 꽉 주고 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br/><br/>“이러면 내가 거칠어질 수밖에 없어. 입 벌려.”<br/><br/>엄지손가락이 입술 사이로 은밀히 파고들었다.<br/><br/>“이 입술 말고 다른 곳은 어떤 맛일지 궁금해!”<br/>“난 말이야. 먹고 싶은 게 생기면 바로 먹는 사람이야. 망설이지도 참지도 않아. 그래 본 적이 없지.”<br/>“그런데 너에 대해서는 너무 오래 망설였어.”<br/><br/><br/><br/><br/>-본문 중에서-<br/><br/><br/><br/>“나랑 자자. 지금.”<br/><br/>편안하게 안겨 있던 몸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br/>그녀의 입술이 단호하게 열렸다.<br/><br/>“싫어.”<br/>“뭐라고? … 왜 싫어?”<br/><br/>‘설마 날 거부하는 거야?’<br/>수혁이 의아함을 가득 담은 시선으로 유진을 내려다보았다.<br/><br/>“넌 왜 나랑 자고 싶은 건데?”<br/><br/>수혁은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질문이라는 표정을 지었다.<br/><br/>“새해 첫 번째 키스, 너랑 하고 싶었어. 그것과 같은 이유겠지.”<br/><br/>그의 말대로라면 그녀는 새해 첫 번째 섹스를 하고 싶은 여자이자, 새해 첫날 품에 안고 싶은 여자라는 의미였다. 새해 첫 번째 잠자리 상대로 그녀를 선택한 거였다. 그게 다였다.<br/>‘새해 첫 번째 섹스 파트너로 선택해 줘서 고맙다고 넙죽 절이라도 해야 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니?’<br/>당장 수혁의 등을 떠밀어 쫓아내고 싶었다.<br/>하지만 섣달 그믐날 밤, 새해가 되기 직전에 그녀를 찾아온 이 남자는 거부하기엔 너무 달콤한 유혹이었다.<br/>그가 이대로 가길 바라지 않았다. 그가 여기서 등을 돌린다면, 그녀 역시 아쉬울 것이다.<br/>‘네가 나를 유혹하는, 그래서 내가 이런 유혹에 갈등할 기회가 또 있을까?’<br/>수혁의 유혹에 단번에 굴복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대로 돌려보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기에는 이 남자가 차지해 버린 마음의 자리가 너무 컸다.<br/>유진은 살포시 한숨을 내뱉고 말을 이었다.<br/><br/>“나도 너와 그런… 그런 관계가 되고 싶은지도 몰라. 아니 그러고 싶은 마음 있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렇게는 싫어.”<br/><br/>수혁의 눈매가 가늘어졌다.<br/><br/>“무슨 뜻이야? 빙빙 돌리지 말고 쉽게 말해.”<br/><br/>유진이 심호흡을 크게 하고 또박또박 물었다.<br/><br/>“우리가 언제 처음 만났는지 기억해?”<br/><br/>수혁이 풋, 코웃음을 치며 가볍게 대답했다.<br/><br/>“그거야, 지난봄에 네가 일하던 카페에 처음 갔던 날이잖아.”<br/><br/>유진의 매끄러운 입매가 살짝 비틀렸다.<br/>‘역시, 너는 기억하지 못하는구나.’<br/>마음 한구석이 아릿했다. 유진은 가슴이 저리는 것을 애써 무시하고 또박또박 말했다.<br/><br/>“틀렸어.”<br/>“뭐?”<br/>“우리는 그날 두 번째로 만난 거야. 그전에 만난 적이 있어.”<br/><br/>수혁의 한쪽 눈썹이 위로 올라갔다.<br/><br/>“우리가 그 전에 만났다고?”<br/><br/>유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기다렸다. 수혁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br/><br/>“그럴 리 없어. …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난 전혀 기억 안 나.”<br/>“…네가 과거의 나를 잊었다는 거 알아.”<br/>“과거의 너?”<br/>“그래, 나에게는 추억이 된 과거가 너에게는 잊힌 과거라는 거 잘 안다고.”<br/>“그러니까 그게 언젠데? 우리가 언제 어디서 만났는데?”<br/><br/>유진이 물끄러미 수혁을 바라보았다. 그 표정이, 그 눈빛이 아련했다. 그 아련함이 수혁의 가슴을 지그시 찔렀다.<br/><br/>“우리가 언제 처음 만났는지 기억해 낸다면, 그러면 네가 원하는 대로 할게.”<br/>“썸이니 뭐니, 질질 끌면서 시간 낭비하는 거 딱 질색이야. 싫으면 지금 말해.”<br/>“밀당을 하겠다는 것도, 썸을 즐기겠다는 것도 아니야. …최소한 나를 제대로 알아주고 기억하는 남자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싶을 뿐이야. 아무하고 아무렇게나 그런 관계가 되고 싶지 않아.”<br/><br/>유진의 얼굴에는 확고한 의지가 배어 있었다.<br/>수혁이 잇새로 으르렁거리듯이 내뱉었다.<br/><br/>“너도 잊지 마. 내가 그걸 기억해 내면, 그때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br/>“…네가 기억을 찾는다면, 원하는 대로 따를게.”<br/>“기억하길 바라는 거야? 아니길 바라는 거야?”<br/><br/>유진이 마주 잡은 두 손을 내려다보며 대답했다.<br/><br/>“둘 다인 거 같아.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 …영원히 몰랐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br/>고개 숙인 동그란 정수리를 노려보던 수혁이 또 한 번 이를 뿌드득 갈았다.<br/>“네가 걸어온 이 게임 기꺼이 받아 줄게. 그리고 반드시 이길 거야. 난 어떤 게임이건 쉽게 시작하지 않지만, 한번 시작한 게임은 이겨야만 끝내거든.”<br/> 너에게 나는 지워진 기억이지만,나에게 너는 첫사랑이었다.골목길,커피 향기에 이끌려 들어간 카페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수혁과 유진.커피 맛처럼 씁쓸하고 커피 향처럼 깊은 그들의 이야기*“…근데 왜 온 거야? 이 시간에?”“너랑 하고 싶은 게 있어서.”“…응?”“새해 첫날부터 엉뚱한 여자랑 하고 싶지는 않아서 말이야.”유진은 얼음처럼 딱딱하게 굳은 채 어금니에 힘을 꽉 주고 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이러면 내가 거칠어질 수밖에 없어. 입 벌려.”엄지손가락이 입술 사이로 은밀히 파고들었다.“이 입술 말고 다른 곳은 어떤 맛일지 궁금해!”“난 말이야. 먹고 싶은 게 생기면 바로 먹는 사람이야. 망설이지도 참지도 않아. 그래 본 적이 없지.”“그런데 너에 대해서는 너무 오래 망설였어.”-본문 중에서-“나랑 자자. 지금.”편안하게 안겨 있던 몸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그녀의 입술이 단호하게 열렸다.“싫어.”“뭐라고? … 왜 싫어?”‘설마 날 거부하는 거야?’수혁이 의아함을 가득 담은 시선으로 유진을 내려다보았다.“넌 왜 나랑 자고 싶은 건데?”수혁은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질문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새해 첫 번째 키스, 너랑 하고 싶었어. 그것과 같은 이유겠지.”그의 말대로라면 그녀는 새해 첫 번째 섹스를 하고 싶은 여자이자, 새해 첫날 품에 안고 싶은 여자라는 의미였다. 새해 첫 번째 잠자리 상대로 그녀를 선택한 거였다. 그게 다였다.‘새해 첫 번째 섹스 파트너로 선택해 줘서 고맙다고 넙죽 절이라도 해야 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니?’당장 수혁의 등을 떠밀어 쫓아내고 싶었다.하지만 섣달 그믐날 밤, 새해가 되기 직전에 그녀를 찾아온 이 남자는 거부하기엔 너무 달콤한 유혹이었다.그가 이대로 가길 바라지 않았다. 그가 여기서 등을 돌린다면, 그녀 역시 아쉬울 것이다.‘네가 나를 유혹하는, 그래서 내가 이런 유혹에 갈등할 기회가 또 있을까?’수혁의 유혹에 단번에 굴복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대로 돌려보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기에는 이 남자가 차지해 버린 마음의 자리가 너무 컸다.유진은 살포시 한숨을 내뱉고 말을 이었다.“나도 너와 그런… 그런 관계가 되고 싶은지도 몰라. 아니 그러고 싶은 마음 있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렇게는 싫어.”수혁의 눈매가 가늘어졌다.“무슨 뜻이야? 빙빙 돌리지 말고 쉽게 말해.”유진이 심호흡을 크게 하고 또박또박 물었다.“우리가 언제 처음 만났는지 기억해?”수혁이 풋, 코웃음을 치며 가볍게 대답했다.“그거야, 지난봄에 네가 일하던 카페에 처음 갔던 날이잖아.”유진의 매끄러운 입매가 살짝 비틀렸다.‘역시, 너는 기억하지 못하는구나.’마음 한구석이 아릿했다. 유진은 가슴이 저리는 것을 애써 무시하고 또박또박 말했다.“틀렸어.”“뭐?”“우리는 그날 두 번째로 만난 거야. 그전에 만난 적이 있어.”수혁의 한쪽 눈썹이 위로 올라갔다.“우리가 그 전에 만났다고?”유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기다렸다. 수혁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그럴 리 없어. …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난 전혀 기억 안 나.”“…네가 과거의 나를 잊었다는 거 알아.”“과거의 너?”“그래, 나에게는 추억이 된 과거가 너에게는 잊힌 과거라는 거 잘 안다고.”“그러니까 그게 언젠데? 우리가 언제 어디서 만났는데?”유진이 물끄러미 수혁을 바라보았다. 그 표정이, 그 눈빛이 아련했다. 그 아련함이 수혁의 가슴을 지그시 찔렀다.“우리가 언제 처음 만났는지 기억해 낸다면, 그러면 네가 원하는 대로 할게.”“썸이니 뭐니, 질질 끌면서 시간 낭비하는 거 딱 질색이야. 싫으면 지금 말해.”“밀당을 하겠다는 것도, 썸을 즐기겠다는 것도 아니야. …최소한 나를 제대로 알아주고 기억하는 남자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싶을 뿐이야. 아무하고 아무렇게나 그런 관계가 되고 싶지 않아.”유진의 얼굴에는 확고한 의지가 배어 있었다.수혁이 잇새로 으르렁거리듯이 내뱉었다.“너도 잊지 마. 내가 그걸 기억해 내면, 그때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네가 기억을 찾는다면, 원하는 대로 따를게.”“기억하길 바라는 거야? 아니길 바라는 거야?”유진이 마주 잡은 두 손을 내려다보며 대답했다.“둘 다인 거 같아.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 …영원히 몰랐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고개 숙인 동그란 정수리를 노려보던 수혁이 또 한 번 이를 뿌드득 갈았다.“네가 걸어온 이 게임 기꺼이 받아 줄게. 그리고 반드시 이길 거야. 난 어떤 게임이건 쉽게 시작하지 않지만, 한번 시작한 게임은 이겨야만 끝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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