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20.06.22
일본 현대문학의 지표이자 신인 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로 통하는 아쿠타가와상. 2019년 하반기에 발표한 161회 수상작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는 2010년 데뷔 후 단 두 편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소설집으로 미시마 유키오 상, 다자이 오사무 상, 노마문예신인상 등 주요 문학상을 차례차례 수상하며 입지를 넓혀온 이마무라 나쓰코의 신작이다. 주위 현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력과 특정 사회와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문학적 보편성을 인정받으며, 현재 일본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일명 ‘보라색 치마’는 ‘나’가 사는 동네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인이다. 언제나 같은 옷차림에 며칠씩 감지 않은 듯 푸석푸석한 머리를 하고서 일주일에 한 번꼴로 상점가에 나타나 빵집과 공원을 들른다. 상점가 사람들 사이에는 보라색 치마를 하루에 한 번 보면 운이 좋고 두 번 이상 보면 운이 나쁘다는 징크스가 돌고, 동네 아이들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이 몰래 다가가 그녀의 등을 때리고 도망치는 놀이를 한다. 평소 스쳐가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는커녕 눈길도 마주치지 않고 뚜렷한 직업 없이 오래된 빌라에 혼자 사는 보라색 치마는 모두가 알면서도 누구 하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 존재이지만, ‘나’는 그녀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매일같이 뒤를 밟으며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공원에서 늘 앉는 벤치에 구인정보지를 가져다놓는 물밑작업 끝에 ‘나’가 객실 청소원으로 일하는 시내 호텔에 보라색 치마를 취직시키는 데까지 성공하지만, 염원대로 같은 직장에서 일하게 되고도 말 한번 붙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일터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건대, 어째 보라색 치마는 생각보다 사회성이 좋은 것 같다. 어쩌면 ‘나’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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