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20.03.30
영미 문학계를 대표하는 역사 스릴러의 거장 세라 워터스가 《핑거스미스》 이후 작품 배경이 한정적이라는 고민 끝에 1940년대로 무대를 옮겨 세라 워터스 코드의 변모를 알리는 첫 신호탄으로 발표한 소설 『나이트 워치』. 제2차세계대전의 상흔으로 어지러운 194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시대의 어둠을 초월해 사랑하고 증오하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6명의 런더너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저자 최초의 3인칭 시점 소설이자 역사 스릴러와 레즈비언 스토리라는 양대 코드를 전쟁 배경으로 가져와 한층 보편적 영토로 확장시킨 시도이기도 하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연도 역순으로 배치된 각 부의 제목인 ‘1947’ ‘1944’ ‘1941’이 핵심 키워드 역할을 한다. 이 연도들은 저자가 19세기와 선을 긋고 작품의 무대를 이동했다는 선언이자,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상실과 좌절의 시대를 이야기하겠다는 예고이기도 하다. 전쟁이 한창인 1941년부터 종전 후인 1947년까지, 이들의 치열했던 6년을 역추적하며 상실의 폐허 속에 피어나는 설렘과 욕망, 격정과 후회를 더없이 세밀한 한 편의 드라마로 그려냈다. 전시에 야간구급대원으로 활약하며 수많은 부상자를 구해냈지만 종전 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하는 케이, 전쟁 피해 복구를 돕는 시청 부서에서 일하다 점점 피해자들에 대한 무심함을 느끼며 결혼정보업체로 이직한 헬렌, 전시에 피해 주택을 조사하며 작품을 써온 추리소설가 줄리아, 전쟁 중 연인에게 받은 상처와 어리고 미숙했던 자기 자신으로부터 이제는 안녕을 고할 기로에 선 비브, 병역거부자로서 함께 수감생활을 하다 석방 후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덩컨과 프레이저. 이들 6인의 젊은 런더너들은 참혹한 전쟁 트라우마와 성역할·병역거부 같은 시대적 고민을 안고서 사회적 계급과 처지, 성정체성과 가치관 등에 따라 저마다의 방식대로 표류하고 분투한다. 도시가 파괴되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상실의 폐허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욕망을 직시하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며 살아남고자 몸부림친다. 작품은 그 치열한 생의 몸짓들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사랑과 욕망에 대한 질문들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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