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9.06.29
책 속 판타지 세계로 빙의했다. 단순 엑스트라에 불과했던 그의 행보에 조금씩 세상이 틀어진다.
차분하게 거절하는 리안을 칼릭스가 잠시 내려 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리안은 여전히 창백하고 핏기가 없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칼릭스의 눈에는 뭐라도 씌었는지, 환자인 그런 모습조차 마치 한 떨기 백합같이 어여뻤다. 처음 만난 모습 그대로, 아니 그보다 더 예뻐진 얼굴을 감상하며 칼릭스가 손을 뻗었다. 거침없는 그의 손길이 리안의 마른 입술 가를 매만졌다.
“그러면 지금부터 날 사랑하면 되겠군.”
“……예?”
리안이 무언가를 말하려 다시 입을 열었으나, 이번에는 칼릭스가 먼저 그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잡았다. 다소 말랐지만, 말랑한 입술을 꾹 잡아 누르며 칼릭스가 입 끝을 올렸다. 전에 리안의 목덜미에서 맡았던 달큰한 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아직도 피투성이가 된 리안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었으나, 이렇게 깨끗한 얼굴로 다시 자신의 앞에 있으니 끓던 속이 진정되는 기분이었다. 역시 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롯이 내 것이어야 해.
칼릭스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앞으로는 날 사랑해. 그리고 날 사랑하는 조건으로 내가 지켜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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