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2.05.18
아무리 괜찮은 놈을 봐도 심장이 딱 굳었는지 반응을 안 하기 시작했다. 두근거리지도 않고 저 남자와 한 번 자봤으면 하는 생각도 안 들고 뭘 봐도 시큰둥.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연애호르몬이 죽어서 그렇단다. 사랑할 때만 생기는 호르몬들도 다 주기가 있어서 오래도록 방치를 하면 죽는다나? 세상에! 연애 호르몬이 죽는다니. 어떻게 생각하면 참으로 무서운 말이었다. - 이은혜 한때 꽤 화려한 시절을 보냈지만 최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로맨스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칩거 생활을 시작. 그런데 그녀의 이런 칩거 생활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얼마 전에 결혼한 여동생 부부. "그래, 나 없는 동안 실컷 즐기겠다 이거지? 흥, 니들이 진정한 섹스의 맛을 알아? 완전 초보 주제에. 오르가즘이 뭔지도 모를걸?"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쩐지 비참하다. 지금은 남편은커녕 섹스파트너조차 없지 않는가? 그렇다고 그런 이유로 결혼을 할 수도 없고. 아니면 나이 먹어서 철없던 예전처럼 이 남자 저 남자 다 사겨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아예 이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서 속(?) 깊은 대화나 나누는 그런 친구나 만들어볼까? 그것도 아주 실한 놈으로다가. "어, 저기 저놈 분위기 괜찮네? 나이도 나랑 엇비슷해 보이고 정력도 세 보이는 게? 한번 낚아볼까?" 그런데 이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어디서 봤지?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6년 전에 그놈이란다. 지지리도 소심하고 부실한데다가 섹스도 더럽게 못하고 여자를 위한 배려 따윈 눈곱만큼도 없어서 차버렸던 바로 그놈. 그런데 이놈 이거 변해도 너무 변했는데? 어쩜 이렇게 노블하면서도 핸섬한지. 게다가 만날 시작도 하기 전에 찍찍 싸대서 조루가 아닐까 의심했었는데 이렇게 실해지다니. 놀라워라~ - 강남석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에게 철저하게 무시당했다. 말끝마다 촌스럽다, 무식하다, 넌 왜 그것밖에 못 하냐부터 시작해서 심지어는 앞으로 누가 너랑 같이 살지 진짜 한심하다며 콧김을 내뿜던 그녀. 결국 사귄 지 두어 달 만에 버림 받았다. 그것도 생일날에. "넌 아무래도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미안해." 그렇게 말하곤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얼굴로 참기름 바른 미꾸라지 같은 놈의 팔짱을 끼고 가버렸다. 그녀의 말처럼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진심이었는데. 그런 여자 따위 잊어버리겠다 다짐했다. 그리고 그녀가 후회할 만큼 멋진 남자로 다시 태어나 주겠다고 결심하며 상처 난 가슴을 억지로 싸매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다른 여자들은 말한다. "어쩌면 이렇게 매력적이세요?" "어머, 남석 씨는 도대체 못하는 운동이 뭐예요?" "어머, 낭만적이어라. 피아노 치는 남자라니 너무 멋지지 뭐예요." 그런데 왜일까? 6년 전 그 여자 앞에서 다시금 튿어지는 상처를 느껴야만 했다. "꽤 멋있어졌기는 한데 뭐 겉모습이야 노력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 그런데 사람이 영 안 바뀌는 것도 있거든. 그래서 말인데 나 궁금해. 너 혹시 아직도 조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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