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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혼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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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혼 [단행본]
네이버 시리즈
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4.07.31
믿지 않는 사내. 그의 냉정한 침착함을 불변이라 믿은 여인. 열아홉 해가 넘도록 24시간 철없는 말괄량이 이연화와 사랑에 있어서는 철부지인 윤지겸의 답답한 조선 남녀 상열 지사. -본문 중에서- “무슨 짓이냐.” 노기가 묻은 냉랭한 목소리로 조용히 내뱉었지만 평소와 다르게 연화는 겁먹지 않았다. “나으리, 부디…….” 그녀의 목소리에 물기가 어려 있었다. 다시 그녀의 어깨를 밀어보았지만 작정이라도 한 듯 떨어지지 않았다. “제가 마음에 안 차십니까?” 입고 있던 철릭에 그녀 얼굴이 반쯤 묻힌 탓에 목소리가 먹먹했다. “그만 물러서라.” “제가 그리도 못마땅하십니까?” “물러서라 하지 않았느냐.” 팔을 풀고 물러선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옷에 묻은 물기로 보아 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겸의 마음 한 자락에 깊은 골이 패는 것 같았다. “제가 대체 어찌하여야 나으리 마음 한 자락이라도 얻을 수 있는 것입니까?” “…….” “어찌하여야 눈길 한 번 받을 수 있는 것입니까?” “늦었다. 돌아가거라.” “제가 그리도……싫으십니까? 이러는 게, 그리도……못된 것입니까.” “감군(監軍)을 부를 테니 함께 돌아가거라.” 지겸은 그대로 몸을 돌렸다. “아니 갈 것입니다.” 재빠르게 덧붙이는 물 먹은 음성은 흡사 비명처럼 들렸다.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걸었다. 끊어내도, 끊어내도 다가오는 그 발걸음이 안타까웠지만 두려웠다. “며칠이고 몇 달이고 기다릴 것입니다. 나리께서 절 보실 때까지 여기 있을 것입니다. 쫓아내시면 다시 들어올 것입니다. 염단(念斷)하실 때까지 찾아올 것입니다. 소녀를 부르실 때까지 그만두지 않을 것입니…….” “무엄하구나.” 굴곡 없는 아주 조용한 목소리였는데도 불구하고 연화의 목소리가 뚝 끊어졌다. 쉬지 않고 내뱉은 여인의 말이 다시 한 번 뇌리에 새기듯 박혔다. 지겸은 휙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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