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6.07.01
고위 권력자의 사생아로 태어나 엄마와 함께 철저히 버려진 현수.
엄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할 때 생부는 야멸차고 세상은 너무 차가웠다.
엄마가 죽고 나서 들어가게 된 생부의 집.
이제 두 사람을 향한 복수의 칼날이 드리워졌다.
“뭐 하나만 묻지.”
태준이 툭 끼어들며 말꼬리를 잘랐다.
“넌 나랑 결혼할 마음이 있는 거야?”
나름 단단히 무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틈에 방심을 한 모양이었다. 생각하지도 못한 타이밍에 훅 들어오는 직구에 현수는 적잖이 당황하고 말았다.
미쳤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기어 올라왔지만 있는 힘을 다해 그 말을 씹어 삼켰다. 그래도 먹기 싫은 걸 억지로 먹은 듯 입 안에 남아 있는 텁텁함을 없애기 위해 얼음물을 몇 모금 마셨다. 차가운 것이 들어가니 부글부글 끓던 속이 조금이나마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그쪽은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의미 없는 일에 시간 낭비하는 거야. 네 말대로 한가로운 소개팅 자리도 아니고, 이런 자리에 내 귀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뽑아 먹겠다는 뜻이지.”
거드름을 피우는 자세로 소파 등받이에 등을 기댄 그가 오만하게 다리를 꼬아 올리며 그녀를 쳐다봤다.
“나는 그렇고, 너는?”
“…….”
“나나 네 아버지는 이 결혼으로 확실히 뽑아 먹을 게 있는데 너는 얻는 게 뭐야? 설마하니 효녀 심청이 흉내 내느라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아닐 테고.”
그의 물음에 현수는 입술 끝으로만 서늘하게 웃었다. 그리고 언제 웃었냐는 듯 정색을 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 결탁을 통해 얻게 될 부당한 이득을 망가트리는 것. 나야말로 일거양득이죠. 그쪽과 내 생부, 두 사람을 한꺼번에 무너트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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