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20.06.24
레이먼드 챈들러의 장편소설 『기나긴 이별』이 김진준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52번째 책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추리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는 추리 소설계의 중요한 한 흐름을 형성하는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원조이자 대가로 평가되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불필요한 수식을 배제한 간결한 문체, 냉혹하고 비정한 현실 묘사, 생생한 거리의 언어로 이루어진 거친 대사들과 시니컬한 유머 등을 특징으로 하는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그가 창조한 매력적인 탐정 캐릭터 필립 말로는 셜록 홈스와 더불어 세계 추리 문학의 전설적인 탐정 중 하나로 손꼽히며 전 세계의 수많은 팬들을 양성해 냈다. 철저한 관찰과 분석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추리를 해나가는 홈스와는 달리, 직접 사건 현장에 뛰어들어 육탄전을 벌이기도 하며 순발력 있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말로의 활약은 이후 탄생한 수많은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들의 모범이자 전설이 되었다.
『기나긴 이별』은 챈들러의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작으로,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 로스 맥도널드의 『움직이는 표적』과 더불어 하드보일드 3대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1939년 출간한 챈들러의 첫 장편소설 『빅 슬립』부터 이어진 〈필립 말로〉 시리즈의 후기 걸작으로, 초기작의 에너지 넘치던 냉소적 청년에서 이제 40대 중년에 이른 탐정 말로의 원숙한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억만장자의 딸인 아내를 끔찍하게 살해한 용의자로 몰린 수수께끼의 인물 테리 레녹스, 그와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말로와 레녹스의 짙은 우정, 레녹스의 혐의와 자살을 둘러싼 비밀들을 풀어 나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으로 챈들러는 1955년 미국 추리 작가 협회의 최우수 작품상인 에드거상을 수상했으며, 후대 하드보일드 작가들은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현대 주요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작품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으며 최소 열두 번 이상은 읽었노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973년에는 로버트 올트먼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으며 미국 누아르 영화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주인공 역은 엘리엇 굴드가 맡았다.
이 책을 옮긴 김진준 번역가는 이 작품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문체, 특히 거리의 거친 느낌이 살아 있는 날것의 언어들을 생생한 입말로 능숙하게 옮겨 이 작품을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미스터리 문학 전문가인 김용언 씨가 작품 해설을 집필하여 챈들러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보다 깊고 전문적인 시선에서 이 작품을 함께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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