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9.06.03
“뭐든지 할게.”<br/>두 손으로 그의 옷을 움켜쥐고 다급하게 그에게 매달렸다. 눈앞이 캄캄했다.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던 미연 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 어른거렸다.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미연 언니를 나락에서 건져낼 수 있다면 내가 당하는 잠깐의 굴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br/>“제발 부탁이야, 오빠.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할게. 오빠가 도와주지 않으면 미연 언니는… 언니는….”<br/>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애원했다. 복받친 슬픔에 고개를 숙이자 눈물 한 방울이 그의 허벅지에 떨어졌다. 그러는 동안 차가웠던 그의 표정이 점차 누그러졌다.<br/>“나는 참 네 눈물에 약하단 말이야.”<br/>그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젖은 눈가를 쓸어주었다. 쪽, 하고 입술 위에 부드러운 입맞춤이 느껴졌다.<br/>“이런 애기 같은 얼굴로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날 보고 있으면 심장이 아프기도 하고, 간질거리기도 하고. 앉아 봐.”<br/>무릎에 도로 앉으려 하자 그가 내 팔을 붙들었다. 나는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그가 제 다리 사이를 눈짓으로 가리켰다.<br/>“바닥에 앉으라고.”<br/>앉으라는 그 말이 뭘 의미하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고개가 반사적으로 문 쪽을 향했다. 이곳은 그의 사무실이었다. 잠기지 않은 저 문 너머에 비서가 앉아 있는.<br/>“뭐 해? 조신한 척하지 말고 앉아.”<br/>“하지만 밖에….”<br/>비서가… 하는 말은 그의 손가락에 의해 막혀 버렸다.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잠시 내 입술을 누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br/>“우리 다희가 아직 상황파악이 잘 안 되나 본데.”<br/>그의 단단한 엄지손가락이 입속으로 들어왔다. 그의 손가락은 말캉한 혀의 감촉을 즐기듯 앞뒤로 살살 움직이기 시작했다.<br/>“네가 했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우린 끝난 사이야. 그것도 무려 삼 년 전에.”<br/><br/>***<br/><br/>삼 년 전, 결혼을 앞두고 갑작스레 집안이 몰락하자 이모가 사는 미국으로 떠난 다희. 점점 심해지는 이모 가족과의 갈등으로 다시 한국에 돌아오지만, 여전히 생계는 막막하다.<br/>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 언니 미연의 손에 이끌려 가게 된 누군가의 난잡한 생일 파티. 그곳에서 다희는 삼 년 전 헤어졌던 약혼자 강서와 최악의 모습으로 재회하고, 강서는 돈이 필요한 다희의 처지를 이용해 그녀를 집요하게 뒤쫓는다.<br/>
“뭐든지 할게.”두 손으로 그의 옷을 움켜쥐고 다급하게 그에게 매달렸다. 눈앞이 캄캄했다.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던 미연 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 어른거렸다.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미연 언니를 나락에서 건져낼 수 있다면 내가 당하는 잠깐의 굴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제발 부탁이야, 오빠.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할게. 오빠가 도와주지 않으면 미연 언니는… 언니는….”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애원했다. 복받친 슬픔에 고개를 숙이자 눈물 한 방울이 그의 허벅지에 떨어졌다. 그러는 동안 차가웠던 그의 표정이 점차 누그러졌다.“나는 참 네 눈물에 약하단 말이야.”그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젖은 눈가를 쓸어주었다. 쪽, 하고 입술 위에 부드러운 입맞춤이 느껴졌다.“이런 애기 같은 얼굴로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날 보고 있으면 심장이 아프기도 하고, 간질거리기도 하고. 앉아 봐.”무릎에 도로 앉으려 하자 그가 내 팔을 붙들었다. 나는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그가 제 다리 사이를 눈짓으로 가리켰다.“바닥에 앉으라고.”앉으라는 그 말이 뭘 의미하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고개가 반사적으로 문 쪽을 향했다. 이곳은 그의 사무실이었다. 잠기지 않은 저 문 너머에 비서가 앉아 있는.“뭐 해? 조신한 척하지 말고 앉아.”“하지만 밖에….”비서가… 하는 말은 그의 손가락에 의해 막혀 버렸다.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잠시 내 입술을 누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 다희가 아직 상황파악이 잘 안 되나 본데.”그의 단단한 엄지손가락이 입속으로 들어왔다. 그의 손가락은 말캉한 혀의 감촉을 즐기듯 앞뒤로 살살 움직이기 시작했다.“네가 했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우린 끝난 사이야. 그것도 무려 삼 년 전에.”***삼 년 전, 결혼을 앞두고 갑작스레 집안이 몰락하자 이모가 사는 미국으로 떠난 다희. 점점 심해지는 이모 가족과의 갈등으로 다시 한국에 돌아오지만, 여전히 생계는 막막하다.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 언니 미연의 손에 이끌려 가게 된 누군가의 난잡한 생일 파티. 그곳에서 다희는 삼 년 전 헤어졌던 약혼자 강서와 최악의 모습으로 재회하고, 강서는 돈이 필요한 다희의 처지를 이용해 그녀를 집요하게 뒤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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