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20.07.16
예술 영화관 시네하우스.<br>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마주쳤던 남자.<br>
이름도, 직업도, 나이도, 사는 곳도 아무것도 모르지만<br>
가끔씩 날 보는 눈빛 하나만큼은 선명했던 남자.<br>
나는 그를 좋아했다.<br>
혼자 좋아했다.<br>
<br>
그런 줄로만 알았다.<br>
<br>
“이솔 씨, 여기 학생이었어요?”<br>
<br>
4년 후. 그를 대학교수로 다시 만나기 전까진.<br>
<br>
‘내 이름을 어떻게…….’<br>
<br>
통성명도 못 했던 그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 이름을 부르기 전까진.<br>
<br>
“우리 구면인데, 나…… 모르겠어요?”<br>
<br>
기적 같은 녹음이 다시 찾아오기 전까지 나는,<br>
아무것도 몰랐던 그대를 전부,<br>
전부 다, 안다고 생각했었다.<br>
<br>
***<br>
<br>
“이솔.”<br>
<br>
도망치듯 화장실로 향하던 솔을 누군가 뒤에서 불렀다.<br>
<br>
“괜찮냐?”<br>
<br>
저벅저벅 걸어온 지태의 넓은 가슴팍이 눈앞을 가렸다.<br>
<br>
“아니 뭐 언제 봤다고 울 정도로 좋아…….”<br>
“4년이요.”<br>
“…….”<br>
“4년이나 됐다고요.”<br>
<br>
연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한 게 민망해서가 아니었다.<br>
혼자만 좋아한 마음이 부끄러워서도 아니었다.<br>
<br>
「‘강도하’ 평론가와 ‘차세희’ 앵커는 현재 결혼을 전제로 4년째 열애 중이라고 밝혔다.」<br>
<br>
4년. 4년이라는 그 말 때문에.<br>
<br>
“선배. 선배가 좋아하는 그 사람, 편안하게 해 주고 싶다고 했죠.”<br>
“…….”<br>
“내가 그렇게 해 줄게요.”<br>
<br>
순간 드륵, 강의실 문이 열리고 전화를 받듯 휴대폰을 들고 나오는 남자가 보였다.<br>
이름도 모르면서 4년이나 혼자 좋아했던 남자.<br>
창가의 빛이 어린 그는,<br>
오늘도 잔인하게 눈부신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br>
<br>
그러나 솔은 이제 분명히 알았다.<br>
시선만큼 무의미한 것도,<br>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에게 사랑이 오는 이변도 없다는 것을.<br>
<br>
“만나요, 우리.”<br>
<br>
그대는 나를,<br>
그대는 나를 역시, 좋아하지 않았다.<br>
<br>
***<br>
<br>
사람을 믿지 못하던 여자와 사랑을 믿지 못하던 남자가<br>
서로를 믿게 되는, 그 눈부신 길목의 기적.<br>
<br>
그대는 나를,<br>
그대는 나를 역시,<br>
<br>
<그대는 나를 좋아한다>
예술 영화관 시네하우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마주쳤던 남자.
이름도, 직업도, 나이도, 사는 곳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가끔씩 날 보는 눈빛 하나만큼은 선명했던 남자.
나는 그를 좋아했다.
혼자 좋아했다.
그런 줄로만 알았다.
“이솔 씨, 여기 학생이었어요?”
4년 후. 그를 대학교수로 다시 만나기 전까진.
‘내 이름을 어떻게…….’
통성명도 못 했던 그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 이름을 부르기 전까진.
“우리 구면인데, 나…… 모르겠어요?”
기적 같은 녹음이 다시 찾아오기 전까지 나는,
아무것도 몰랐던 그대를 전부,
전부 다, 안다고 생각했었다.
***
“이솔.”
도망치듯 화장실로 향하던 솔을 누군가 뒤에서 불렀다.
“괜찮냐?”
저벅저벅 걸어온 지태의 넓은 가슴팍이 눈앞을 가렸다.
“아니 뭐 언제 봤다고 울 정도로 좋아…….”
“4년이요.”
“…….”
“4년이나 됐다고요.”
연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한 게 민망해서가 아니었다.
혼자만 좋아한 마음이 부끄러워서도 아니었다.
「‘강도하’ 평론가와 ‘차세희’ 앵커는 현재 결혼을 전제로 4년째 열애 중이라고 밝혔다.」
4년. 4년이라는 그 말 때문에.
“선배. 선배가 좋아하는 그 사람, 편안하게 해 주고 싶다고 했죠.”
“…….”
“내가 그렇게 해 줄게요.”
순간 드륵, 강의실 문이 열리고 전화를 받듯 휴대폰을 들고 나오는 남자가 보였다.
이름도 모르면서 4년이나 혼자 좋아했던 남자.
창가의 빛이 어린 그는,
오늘도 잔인하게 눈부신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솔은 이제 분명히 알았다.
시선만큼 무의미한 것도,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에게 사랑이 오는 이변도 없다는 것을.
“만나요, 우리.”
그대는 나를,
그대는 나를 역시, 좋아하지 않았다.
***
사람을 믿지 못하던 여자와 사랑을 믿지 못하던 남자가
서로를 믿게 되는, 그 눈부신 길목의 기적.
그대는 나를,
그대는 나를 역시,
<그대는 나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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