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을 깨물다 3권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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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갗을 깨물다 3권 (완결)
YES 24
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8.05.16
1. 작품 소개<br/><br/>“절대 당신을 먹지 않을게요.”<br/><br/><br/>뱀파이어와 인간 중 인간이 되는 것을 선택한 탓에, 피를 빨리며 살아가는 유온. 힘든 삶을 하루하루 이어가는 그녀 앞에 피투성이 소년, 강모영이 떨어진다.<br/>갓 뱀파이어가 된 모영은 특유의 연약함으로 유온을 자극하며 그녀의 삶으로, 마음으로 파고든다. 존재와 더불어 과거의 비밀까지 품은 채.<br/><br/><br/>“누나는 인간이라기엔 너무 달콤해서. 인간이 이런 냄새를 풍길 리가 없지.”<br/>그녀는 입에 든 것을 꿀꺽 삼켰다.<br/>“아…….”<br/>모영의 입에서 안타까운 탄식이 흘렀다. 미처 삼키지 못한 핏줄기가 유온의 입꼬리를 따라 턱까지 뚝뚝 흘러내렸다.<br/>“내가 배는 안 고픈데, 이렇게 뚝뚝 흘리면 뭐라도 먹고 싶어지지 않겠어요?”<br/><br/><br/>2. 미리 보기<br/><br/>“개새끼가.”<br/>로즈가 빠진 팔을 덜렁거리며 억지로 맞췄다. 재빨리 재생되는데 그보다 먼저 다니엘이 선방을 날릴 것 같아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여기서 피를 보며 난동을 피운다면 서로에게 좋지 않았다. 적당히 손속에 사정을 두며 로즈가 연신 주변을 살폈다.<br/>그의 부하들이 보이지 않았다.<br/>생각할수록 개같은 상황이라 앞이 아찔했다. 몇 번 다니엘에게서 빠져 유온의 뒤를 쫓으려는 걸 그가 번번이 막아섰다.<br/>“너 그 계집애가 뭐길래…….”<br/>왕을 따라다니듯 따라다니냐 물으려는 순간이었다. 로즈의 움직임이 멎었다. 그리고 그녀를 포함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조각상이라도 된 양 그 자세 그대로 멈췄다. 시끄럽게 울리던 종소리도 어디선가 들리던 음악도, 그리고 그들이 싸우면서 각종 파편이 튈 때마다 오르던 비명들도 사라졌다.<br/>자신 외에 시간이 멈춘 기분이었다. 그가 손을 내밀어 쥐어본다. 뒤늦게 기묘한 감각에 소름이 오싹 돋았다.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가 다니엘을 덮쳤다. 이대로 영원히 아무도 움직이지 않게 된다면.<br/>그때였다. 저 멀리서 뭔가 저벅저벅 걸어온다. 아니, 걸어온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자가 눈앞에 있었다. 귀족의 체면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이 멈춘 세상에서 자신 외에 움직이는 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다니엘이 반색했다.<br/>“여자는?”<br/>“너도, 너도 세상이 멈춰 보이는 거지?”<br/>멍청한 질문을 했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의 행방만 물었다.<br/>“지금 대체 이게…… 어떻게 된…….”<br/>말도 안 된다고 말하려는 찰나 다가온 남자와 시선을 마주했다. 발끝부터 송곳으로 찌르는 날카로운 감각에 그가 비명을 질렀다.<br/>낯선 자였다. 맹세코 다니엘은 처음 보는 자였다. 하지만 동시에 익히 알고 있는 자이기도 했다. 게걸스럽게 자신의 피를 빠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던 자.<br/>“왕이…….”<br/>퍼억!<br/>더 이상 다니엘에게서 들을 수 있는 게 없을 거라 판단 내린 모영이 그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자 온몸이 수박이 터지듯 조각났다. 피가 자신에게 미처 튀기 전에 공간을 다시 분리했다. 터져버린 다니엘의 몸은 이공간 안에, 그리고 자신은 분리하기 직전의 공간에 모습을 드러냈다.<br/>로즈가 눈을 커다랗게 떴다.<br/>방금까지 다니엘이 있었던 자리에 강모영이 있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다니엘의 존재에 대해 미처 묻기도 전, 그가 입을 열었다.<br/>“유온은?”<br/>“다니엘 부하들이…….”<br/>로즈가 입술을 덜덜 떨었다. 모영은 그저 그녀를 한번 훑어봤을 뿐이다.<br/>뒤늦게야 웨인과 율리우스가 헐레벌떡 도착했다.<br/>“어느 쪽?”<br/>“잘……. 다니엘을 상대하느라……. 하지만 괜찮을…… 악!”<br/>로즈의 아물어가던 팔이 그대로 모영의 손에 잡혀 있다. 이대로 팔을 뒤틀어 떼어내기라도 할 것처럼 그가 고저 없는 목소리로 묻는다.<br/>“로즈.”<br/>“흐윽……. 네, 네.”<br/>“어느 쪽?”<br/>입을 열지 못했다. 어느 쪽이라고 감히 말할 수도 없었다. 만약 그쪽이 아니라면 자신은 반드시 죽는다. 그녀가 흐느꼈다. 율리우스가 나서서 말했다.<br/>“어차피 길이 몇 갈래로 갈리지만 결국 나가는 곳은 두세 군뎁니다.”<br/>“몇이나 유온을 쫓았지?”<br/>“세, 세 명…….”<br/>그녀는 아이를 갖고 있다. 귀족에게 세 명의 뱀파이어는 우습지만 유온은 제 힘이 무언지 제대로 쓸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였다. 모영이 그녀의 흔적을 찾기 위해 제 청각과 후각을 전부 동원했다.<br/>유온이 어둠으로 숨어들었다면, 그가 높은 곳에 올라 훑어본들 찾지 못한다.<br/>머릿속이 하얘졌다. 아이를 갖고 난 뒤 유온의 체향이 뱀파이어치고 지나치게 옅어졌다는 사실은 모영만이 알고 있었다. 항상 그녀를 안고 냄새를 맡아왔으니까. 심지어 매일같이 얼굴을 맞대는 셋도 제대로 맡아보지 않는다면 모를 정도다.<br/>그조차 막막했다. 도저히 유온이 어느 곳에 있을지 짐작조차 가질 않았다.<br/>“다, 죽여버릴까.”<br/>의식하지도 않고서 흘러나온 말이었다. 모영의 눈이 싸늘하게 주변의 인파를 훑었다. 다 죽여버리면 간단하다. 유온만 살아남을 테니까.<br/>“그게 편하긴 하죠. 하지만 그분 심성에 일부러 인간들에게 피해를 줄까 해서 멀리 떨어지셨는데, 나중에 자신 때문에 한 도시가 말살당한 걸 알면 어떻게 나오실지.”<br/>율리우스가 모영의 생각이 미치지 못한 곳을 지적했다. 모영은 가까스로 제정신을 차렸다. 유온에게 미움을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인파 속에서 그녀가 향한 방향조차 찾지 못한다는 건 그를 신음하게 만들었다.<br/>모영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br/>그리고 로즈의 팔을 놓는다. 상처 부위가 재빨리 아물어갔다.<br/>“새벽이 오기 전에 찾아. 동이 터오면 나는 이 도시에 있는 것들을 전부 죽일 겁니다.”<br/>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고 했는데. 그녀에게 했던 맹세가 그의 입안에 아직도 남아 있는데.<br/>강모영의 인내는 거기까지였다. 새벽이 오기 전에도 유온을 찾지 못하면 그는 자신의 살육자라는 별명을 다시 끌어안겠다 다짐했다. 1. 작품 소개“절대 당신을 먹지 않을게요.”뱀파이어와 인간 중 인간이 되는 것을 선택한 탓에, 피를 빨리며 살아가는 유온. 힘든 삶을 하루하루 이어가는 그녀 앞에 피투성이 소년, 강모영이 떨어진다.갓 뱀파이어가 된 모영은 특유의 연약함으로 유온을 자극하며 그녀의 삶으로, 마음으로 파고든다. 존재와 더불어 과거의 비밀까지 품은 채.“누나는 인간이라기엔 너무 달콤해서. 인간이 이런 냄새를 풍길 리가 없지.”그녀는 입에 든 것을 꿀꺽 삼켰다.“아…….”모영의 입에서 안타까운 탄식이 흘렀다. 미처 삼키지 못한 핏줄기가 유온의 입꼬리를 따라 턱까지 뚝뚝 흘러내렸다.“내가 배는 안 고픈데, 이렇게 뚝뚝 흘리면 뭐라도 먹고 싶어지지 않겠어요?”2. 미리 보기“개새끼가.”로즈가 빠진 팔을 덜렁거리며 억지로 맞췄다. 재빨리 재생되는데 그보다 먼저 다니엘이 선방을 날릴 것 같아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여기서 피를 보며 난동을 피운다면 서로에게 좋지 않았다. 적당히 손속에 사정을 두며 로즈가 연신 주변을 살폈다.그의 부하들이 보이지 않았다.생각할수록 개같은 상황이라 앞이 아찔했다. 몇 번 다니엘에게서 빠져 유온의 뒤를 쫓으려는 걸 그가 번번이 막아섰다.“너 그 계집애가 뭐길래…….”왕을 따라다니듯 따라다니냐 물으려는 순간이었다. 로즈의 움직임이 멎었다. 그리고 그녀를 포함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조각상이라도 된 양 그 자세 그대로 멈췄다. 시끄럽게 울리던 종소리도 어디선가 들리던 음악도, 그리고 그들이 싸우면서 각종 파편이 튈 때마다 오르던 비명들도 사라졌다.자신 외에 시간이 멈춘 기분이었다. 그가 손을 내밀어 쥐어본다. 뒤늦게 기묘한 감각에 소름이 오싹 돋았다.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가 다니엘을 덮쳤다. 이대로 영원히 아무도 움직이지 않게 된다면.그때였다. 저 멀리서 뭔가 저벅저벅 걸어온다. 아니, 걸어온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자가 눈앞에 있었다. 귀족의 체면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이 멈춘 세상에서 자신 외에 움직이는 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다니엘이 반색했다.“여자는?”“너도, 너도 세상이 멈춰 보이는 거지?”멍청한 질문을 했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의 행방만 물었다.“지금 대체 이게…… 어떻게 된…….”말도 안 된다고 말하려는 찰나 다가온 남자와 시선을 마주했다. 발끝부터 송곳으로 찌르는 날카로운 감각에 그가 비명을 질렀다.낯선 자였다. 맹세코 다니엘은 처음 보는 자였다. 하지만 동시에 익히 알고 있는 자이기도 했다. 게걸스럽게 자신의 피를 빠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던 자.“왕이…….”퍼억!더 이상 다니엘에게서 들을 수 있는 게 없을 거라 판단 내린 모영이 그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자 온몸이 수박이 터지듯 조각났다. 피가 자신에게 미처 튀기 전에 공간을 다시 분리했다. 터져버린 다니엘의 몸은 이공간 안에, 그리고 자신은 분리하기 직전의 공간에 모습을 드러냈다.로즈가 눈을 커다랗게 떴다.방금까지 다니엘이 있었던 자리에 강모영이 있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다니엘의 존재에 대해 미처 묻기도 전, 그가 입을 열었다.“유온은?”“다니엘 부하들이…….”로즈가 입술을 덜덜 떨었다. 모영은 그저 그녀를 한번 훑어봤을 뿐이다.뒤늦게야 웨인과 율리우스가 헐레벌떡 도착했다.“어느 쪽?”“잘……. 다니엘을 상대하느라……. 하지만 괜찮을…… 악!”로즈의 아물어가던 팔이 그대로 모영의 손에 잡혀 있다. 이대로 팔을 뒤틀어 떼어내기라도 할 것처럼 그가 고저 없는 목소리로 묻는다.“로즈.”“흐윽……. 네, 네.”“어느 쪽?”입을 열지 못했다. 어느 쪽이라고 감히 말할 수도 없었다. 만약 그쪽이 아니라면 자신은 반드시 죽는다. 그녀가 흐느꼈다. 율리우스가 나서서 말했다.“어차피 길이 몇 갈래로 갈리지만 결국 나가는 곳은 두세 군뎁니다.”“몇이나 유온을 쫓았지?”“세, 세 명…….”그녀는 아이를 갖고 있다. 귀족에게 세 명의 뱀파이어는 우습지만 유온은 제 힘이 무언지 제대로 쓸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였다. 모영이 그녀의 흔적을 찾기 위해 제 청각과 후각을 전부 동원했다.유온이 어둠으로 숨어들었다면, 그가 높은 곳에 올라 훑어본들 찾지 못한다.머릿속이 하얘졌다. 아이를 갖고 난 뒤 유온의 체향이 뱀파이어치고 지나치게 옅어졌다는 사실은 모영만이 알고 있었다. 항상 그녀를 안고 냄새를 맡아왔으니까. 심지어 매일같이 얼굴을 맞대는 셋도 제대로 맡아보지 않는다면 모를 정도다.그조차 막막했다. 도저히 유온이 어느 곳에 있을지 짐작조차 가질 않았다.“다, 죽여버릴까.”의식하지도 않고서 흘러나온 말이었다. 모영의 눈이 싸늘하게 주변의 인파를 훑었다. 다 죽여버리면 간단하다. 유온만 살아남을 테니까.“그게 편하긴 하죠. 하지만 그분 심성에 일부러 인간들에게 피해를 줄까 해서 멀리 떨어지셨는데, 나중에 자신 때문에 한 도시가 말살당한 걸 알면 어떻게 나오실지.”율리우스가 모영의 생각이 미치지 못한 곳을 지적했다. 모영은 가까스로 제정신을 차렸다. 유온에게 미움을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인파 속에서 그녀가 향한 방향조차 찾지 못한다는 건 그를 신음하게 만들었다.모영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그리고 로즈의 팔을 놓는다. 상처 부위가 재빨리 아물어갔다.“새벽이 오기 전에 찾아. 동이 터오면 나는 이 도시에 있는 것들을 전부 죽일 겁니다.”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고 했는데. 그녀에게 했던 맹세가 그의 입안에 아직도 남아 있는데.강모영의 인내는 거기까지였다. 새벽이 오기 전에도 유온을 찾지 못하면 그는 자신의 살육자라는 별명을 다시 끌어안겠다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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